농락. 남을 교묘한 꾀로 휘잡아서 제 마음대로 놀리거나 이용하는 것을 뜻한다. "하여간 주의하란 말이야. 감옥까지 가게 한 것은 그놈의 농락이니", "배울 대로 배운 대학교수인 내가 저잣거리 장사치에게 농락을 당했다고 생각하니 분통 터져 죽겠어!" 농락은 한자어로 '籠絡'이다. '籠'은 대바구니, '絡'은 '굴레에 잡아매는 줄, 코뚜레'를 말한다. 대바구니와 코뚜레가 어찌해서 남을 마음대로 농락하는 뜻이 되었는가. 농락을 부수로 나눠 보면 '籠'은 대나무 '竹'과 상상의 동물 '龍'이 합친 글자로 '물건을 담아 놓거나 동물을 ... [충청투데이]
'도탄에 빠지다'. 도탄은 진흙 도(塗)와 숯 탄(炭)으로 이뤄진 단어다. 그러니까 '도탄에 빠지다'는 '진흙 수렁과 숯불 구덩이에 무엇이 빠지다'라는 본뜻이다. '생활이 몹시 쪼들려 비참하고 고통스러운 상태'가 의역이다. '백성들은 도탄에 빠져 무척이나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도탄에 빠진 도박중독자들의 치유에 대해서는 지극히 인색했다'. 이 말은 어디서 유래됐을까. 중국 하(河)나라로 올라가야 한다. 하 걸(桀) 왕은 정벌한 나라에서 조공으로 미색이 뛰어난 말희를 받았다. 미색에 넋을 잃은 걸왕은 말희 요구대로 옥으로... [충청투데이]
곤죽. 엉망이 되어 갈피를 잡기 어려운 상태 또는 물 빠진 낙지처럼 축 늘어진 모습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얼마나 술을 퍼 마셨으면 곤죽이 되었나", "며칠 전 온갖 곡식으로 쑤어 놓은 죽이 무더위에 곤죽이 되어버렸네." 순 우리글 '곤'과 한자어 '죽(粥)’이 합쳐진 글이다. ‘곤’은 '곯다'의 관형어다. '곯다'는 '속이 물크러져 상하다' 혹은 '은근히 해를 입어 골병이 들다'라는 뜻이다. '곯은 달걀'을 '곤달걀'이라 한다. '죽'은 '곡식을 물에 오래 끓여 알갱이를 무르게 만든 음식'이다. 씹지 않고 그대로 삼켜... [충청투데이]
교활. '간사하고 잔꾀가 많다'는 뜻이다. "그 녀의 입가에는 교활하기 그지없는 미소가 흘렀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교활한 놈들의 꼼수가 판치는 세상이 됐다" 한자로 '狡猾'이다. 교활할 狡, 교활할 猾이다. '교와 활'은 모두 전설 속의 동물로 중국 기서인 ‘산해경’에 처음 등장한다. '狡'는 개처럼 생겼지만 온몸에 표범 무늬가 있다. 머리에 쇠뿔이 달려 있다. 이 동물이 나타나면 풍년이 든다고 한다. 그러나 이 동물은 무척 간사해 나타날 듯 말 듯 애만 태우다가 끝내 나타나지 않는다. '猾'은 생김새는 사람과 같고 온... [충청투데이]
참으로 안타깝고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촛불 들고 나서는 국민들이 안타깝고, 몇몇 인간에게 나라가 통째로 농단(壟斷)을 당한 것에 분노가 치민다. 엎지른 물 다시 담을 수 없는 형국이다. 복수불반분(覆水不返盆)이다. 한번 저질러진 일은 되돌릴 수 없음을 의미한다. 복배지수(覆杯之水)라고도 한다. 중국 주(周)나라 서백창(후 문왕)이 사냥하던 중 위수(渭水)에서 한 낚시꾼을 만났다. 서백창은 이 낚시꾼과 몇 마디 나눈 결과, 예사 사람이 아니라는 필(feel)이 꽂혀 그 자리에서 스승이 되어 달라 청했다. 이 사람이 바로 강상(... [충청투데이]
'아리아드네의 실'… '어려운 문제를 푸는 실마리 또는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열쇠'라는 뜻.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됐다. '아리아드네'는 크레타 섬 미노스 왕과 파시파에 왕비 사이에서 태어난 공주다.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아내다. 아테네 최고 조각가인 다이달로스가 조카 살해 죄로 크레타 섬으로 추방됐다. 다이달로스는 자신의 평안을 위해 미노스 왕에게 선물로 실물과 똑같은 인공 암소를 만들어 바쳤다. 당시 왕비는 포세이돈이 미노스 왕에게 선물한 황소에게 심한 욕정을 느끼고 있었다. 급기야 왕비는 인공 암소 속으로 들어가... [충청투데이]
엘렉트라 콤플렉스. 딸이 아버지에게 애정을 품고 어머니를 경쟁자로 인식하고 어머니에게 반감을 갖는 성향을 일컫는 정신분석학 용어다. 아버지를 경쟁자로 인식하고 아버지에게 반감을 갖는 성향을 가리키는 외디푸스 콤플렉스와의 대비개념이다. 아니 엘렉트라와 외디푸스는 반감 정도가 아닌 각각 어머니와 아버지를 죽였다. 무슨 사연이 있을까. 그리스 신화에서 대표 신(神) 제우스는 후처 플루토와 사이에서 탄탈로스를, 탄탈로스는 펠롭스를, 펠롭스는 아트레우스를, 아트레우스는 아가멤논을 낳았다. 아가멤논은 클리타임네스트라와 결혼해 엘렉트라와 ... [충청투데이]
미인은 잠꾸러기. 아름다운 여자는 수면시간이 길고 숙면한다는 얘기다. 왜 이런 말이 생겼을까. 아주 멀고 우리나라도 아닌 고대 그리스에서 찾아보자. 그리스 어느 왕국에 세 명의 공주가 있었다. 사람들은 막내 프시케가 아프로디테 신(神)보다 더 예쁘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자타공인의 아프로디테가 그냥 두고 볼 일이 아니었다. 아들 에로스를 시켜 프시케에게 화살을 쏴 미천한 사랑을 불어넣어라 한다. 에로스는 잠자는 프시케를 보니 미의 정도가 장난이 아니었다. 에로스는 미모에 반해 어리둥절하다 자신의 화살에 상처를 입지만 프시케... [충청투데이]
아킬레스건(腱). 발뒤꿈치에 있는 강한 힘줄로, 종아리의 근육과 발뒤꿈치의 뼈를 연결해 발을 디디거나 뛰도록 하는 기능을 한다. "몸매도 좋고 얼굴도 예쁘지만 머리에 든 게 없는 것이 그녀의 최대 아킬레스건이다." 이 예로 보면 아킬레스건은 힘줄과 전혀 다른 의미다. 어떠한 사연이 있어서 그러한가? 아킬레스는 고대 그리스의 전설적 영웅이다. 미르미돈족(族)의 왕 펠레우스와 바다의 요정인 테티스 사이에서 태어났다. 테티스는 태어난 아이를 불사신(不死身)으로 만들기 위해 스틱스강(죽은 자가 반드시 건너가는 저승의 강이며 뱃사공은 ... [충청투데이]
양말. 실이나 섬유로 짜서 맨발에 신도록 만든 물건이다. 일부 소수민족을 제외하고 대부분 인간들이 사용한다. 발과 신발 사이의 마찰을 덜고, 발을 보온하고, 발의 상처를 방지하기 위한 의복의 한 종류다. 족의(足衣), 발에 신는 옷이다. 얼핏 보면 우리말 같지만 한자어다. '양말(洋襪)'로 '서양 양(洋)'과 '버선 말(襪)'이다. 특이점은 중국이 아닌 우리가 만든 한자어다. 우리 선조는 삼국시대부터 족의를 사용했다. 바로 '버선'이다. 이 버선은 발 보호 등의 목적이지만 애초부터 한복과 어울려 아름다움의 표현이 추가됐다. 날... [충청투데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추석이 되면 참으로 많이 입에 오르내리는 말이다. 조선 말엽 김매순(金邁淳)이 쓴 ‘열양세시기(冽陽歲時記)’에 실려 있다. 한자어로는 '加也勿 減也勿 但願長似嘉俳日(가야물 감야물 단원장사가배일)'이다. '365일 일 년 내내 한가위처럼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담겨 있다. 무엇이 한가위 같았으면 좋겠다는 것인가. 다름 아닌 '의식주' 가운데 '식'이다. '먹는 것'을 말한다. 추석 때는 수확의 계절이다. 오곡백과가 풍성해 먹을 것이 많다. 당시 백성들의 삶은 녹록지 않았다. 늘 배고픔에... [충청투데이]
"그는 속내를 드러내는 일이 거의 없었다. 늘 온갖 변명을 들이대며 위기상황을 교묘하게 빠져나갔다." "늦은 것에 대해서는 어떤 변명도 가당치 않다." 자신이 처하거나 저지른 상황이나 불합리성을 애써 감추려 하는 시도다. 진실을 숨긴 채 구실과 핑계를 둘러대 정당치 못한 것을 정당화하는 모습이다. 원래 변명은 이런 뜻이 아니었다. 참되고 거짓됨을 가릴 '변(辨)'과 어둠 속에 있는 것들을 낱낱이 드러내 밝힐 '명(明)'으로 구성된 한자어다. 진실과 사실에 의거해 잘잘못을 가려 사리(事理)를 밝히는 것이 바로 변명이다. 그러니까... [충청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