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새미로. '가르거나, 쪼개지 않고, 생김새 그대로, 자연 그대로, 언제나 변함없이' 라는 뜻이다. "어제 술안주로 통닭 한 마리를 온새미로 가져와 찢어 먹기가 힘들었다." 명사 '온새미(가르거나 쪼개지 아니한 생간 그대로의 상태)와 ‘로’가 붙어 부사어가 된 순 우리말이다. 발음과 글자 생김새를 얼핏 보면 다른 나라 언어 같기도 하다. 요즘 병원, 기업 등 곳곳에서 많이 쓰이고 있다. 이와 같은 순 우리말이 또 있다. '안다미로'다. '담은 것이 그릇에 넘치도록 많이'라는 뜻이다. "안다미로 담은 접시를 보니 벌써부터 배가 ... [충청투데이]
온디맨드(On demand). '요구만 있으면 언제든지'라는 뜻이다. IT 산업이 갈수록 첨단화되면서 '고객이 원하는 것을 즉시 공급해주다'는 경제용어가 됐다. '재화, 제품의 서비스가 공급에서 수요 중심으로 결정되는 시스템이나 전략의 총칭이 바로 '온디맨드'다. 이른바 고객 맞춤형 서비스다. 제품의 주인공이 생산자가 아닌 사용자다. 수요가 발생하는 곳엔 반드시 공급이 창출된다. VOD(video on demand), NOD(news--), FOD(fax--), 앱을 통한 제품 배달, 미국 우버 택시 등이 이에 해당한다. 발품... [충청투데이]
구랍. 음력으로 지난해 섣달, 묵은 12월을 가리킨다. 섣달 '납(臘)' 앞에 오래 '구(舊)'가 붙어 구성된 글자다. '객랍(客臘)'이라고도 한다. "구랍 31일 저녁 해돋이를 보기 위해 지리산 천왕봉에 올랐다." "그는 舊臘 31일 밤 11시 59분 59초 그 해 마지막으로 태어났다." 그냥 '묵은 12월'하면 되지 왜 이렇게 어려운 말을 쓰게 됐는가? '臘' 자를 분석해보면 그 유래를 알 수 있다. '臘'은 고기를 뜻하는 '월(月: 肉과 동음)'과 수렵을 뜻하는 '렵(獵)'이 합쳐진 글자다. 따라서 '臘'은 '사냥해서 잡... [충청투데이]
'거덜이 나다.' '재산이나 살림이 여지없이 허물어지거나 없어지는 것, 옷이나 신 등이 다 닳아 떨어지는 것, 하려던 일이 여지없이 결딴이 나는 것’을 말한다. "무계획적으로 마구 써대니 결국 살림이 거덜이 났다." 명사 ‘거덜’과 보조동사 ‘나다’가 합쳐진 문장이다. 1392년 태조는 조선을 건국하면서 수레, 가마, 말을 맡아보는 사복시(司僕寺)란 관청을 두었다. 사복시에는 '거덜'이란 종7품의 잡직이 있었다. 평소에는 말에 먹이를 주고 마구간을 청소하거나 수레나 가마를 수선하는 등 허드렛일이 주어져 미천한 종에 불과했다. ... [충청투데이]
고주망태. 술에 몹시 취해 정신을 가누지 못하는 상태다. "툭하면 밤늦게 고주망태가 되어 귀가하더니 간덩이가 성할 리 없지", "고주망태나 인사불성이나 곤드레만드레나 그놈이 그놈이제" 한자어 '苦酒(고주)', 독한 술에서 고주망태가 유래하지 않았을까? 아니다. '고주망태'는 옛 문헌에 보면 '고조망태'로 나온다. 언제부턴가 '고조'가 '고주'로 변형돼 지금에 이른다. '고조'는 '술이나 기름 등을 거르거나 짜내는 틀'을 말한다. 한자어로 주자(酒 )이고, 한글로는 '술주자'라 한다. '망태'는 '새끼나 노로 엮어 만든 그릇을 ... [충청투데이]
골백번. 여러 번을 강조하거나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골백번 설명해도 딴전을 피우면 뭔 소용이 있겠는가", "흡연은 건강에 해롭다며 금연 권고를 골백번은 더 했을 것이다", "국가를 위해 전쟁에 나섰으니 골백번 죽어도 여한이 없다", '골백번'의 '백번(百番)'은 단어 그대로 '백 번'의 횟수를 말한다. 그렇다면 '골'은 무슨 의미인가. '골'은 횟수 '만(萬)'을 나타내는 우리 옛 토박이말이다. '골백번'을 글자대로 풀이하면 '백 번을 만 번이나 되풀이하다'는 뜻이다. 100에 1만번을 곱하면 되니 1백만번이 된다. 따라서... [충청투데이]
메리야스. 무명실이나 털실을 씨실과 날실로 코를 엮어서 만든 속옷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원래 신사는 메리야스를 입지 않고 와이셔츠를 입는 법이지", "십여 년 전 만해도 첫 월급을 타면 부모님께 메리야스를 선물하는 관습이 있었지." 발음을 들어보면 분명 우리말이 아니다. 그렇다면 영어일까. 이 역시 아니다. 스페인어 혹은 포르투갈어다. 어찌해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가 한국에 와서 속옷의 명칭을 평정했는가. '메리야스'는 20세기 초 개화기 때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고 알려진다. 아마도 스페인 선교사에 의해 전래된 것으로 보인다... [충청투데이]
난닝구. 속옷 가운데 윗옷을 가리킨다. 주로 남성용이며 흰색이다. "내세울만한 체육복이 없던 1960~1970년대 운동회나 마라톤 때 '난닝구' 차림으로 달리기를 했었지." "열대야를 피하려는 안간힘은 안쓰럽지만 누리끼리하고 어깨 끈이 비대칭적으로 늘어진 '난닝구' 바람은 정말 볼썽사납지." 하지만 '난닝구'는 순우리말이 아니다. 외래어 '러닝셔츠(Running shirts)'의 변형이다. 어찌하여 이 '러닝셔츠'가 '난닝구'로 둔갑했는가. 우리에 비해 영어 발음이 정확하지 못해 빚어낸 일본인의 발음 때문이다. 일본인은 외국어... [충청투데이]
두문불출(杜門不出). "학교에서 도대체 뭔 일이 있었는지, 지난주부터 아들은 등교거부는 물론 두문불출하고 있어." 집안에만 틀어 박혀 밖으로 나다니지 않음을 일컫는다. 글자대로 풀이해보면 '두문을 나가지 않는다'이다. 고려멸망과 조선개국의 분기점에서 유래된 이 말에는 고려충신의 사연이 담겨 있다. '두문'은 실제로 '두문동(杜門洞)'을 칭하는 단어로, 경기도 개풍군 광덕산 서쪽의 골짜기에 위치한다. 이곳은 고려 왕조를 모시던 유생과 신하들이 조선이 건국하자 벼슬살이를 거부하고 은거해 살았던 마을이다. 이성계는 1388년 요동정... [충청투데이]
척지다. '서로 원한을 품어 미워하거나 대립하게 되다.' "사랑할 시간도 없는데 척지고 살 필요 있나", "그까짓 돈이 뭔데 형제들끼리 척지고 사나". '척'과 '짓다', 혹은 '지다'가 어우러진 단어다. '척'은 한자로 '隻'이고 원래 뜻은 '두 마리 새 가운데 한 마리'를 가리킨다. '隻'은 한 쌍의 새가 서로 떨어져 외짝이 된 신세다. '짓다'는 '재료를 들여 무엇을 만들다'이고, '지다'는 '어떤 상태가 생기거나 이루어짐(그늘이 지다)'을 말한다. 그러니까 한 쌍에서 떨어져 외짝을 만들거나 외짝이 되는 것을 말한다. 원... [충청투데이]
블루투스. 스마트폰, 노트북, MP3 등의 휴대기기를 서로 연결해 정보를 교환하는 근거리 무선 기술 표준을 뜻한다. 10m 안팎의 거리에서 저전력 무선 연결이 필요할 때 쓰인다. 스마트폰 등의 보급으로 보편화된 용어다. 'bluetooth', '푸른 이빨'이다. 왜 이 통신기술을 '블루투스'라 했을까. 10세기경 바이킹 왕 헤럴드 곰슨(Herald Gormsson)의 별명에서 유래됐다. 당시 불완전 통일국가였던 덴마크를 통일한데 이어 노르웨이까지 통합했다. 덴마크 왕이 된 곰슨은 별명이 있었다, 블루투스. 곰슨은 바이킹이어서 ... [충청투데이]
애비. 어른이 아이가 위험한 행동을 할 때 못하도록 하는 일종의 엄포성 질책이다. 아마도 이 말을 해보지 않은 부모가 없을 것이다. "애비, 그런 짓을 하면 호랑이가 잡아가" 보통 '애비'를 많이 사용하지만 '이비야'가 보다 올바른 표현이다. "너 자꾸 울면 '이비야'가 잡아 간다." 순 우리글 같지만 한자어에서 비롯됐다. '이비야'는 귀(耳)와 코(鼻), 남자(爺)를 일컫는다. 귀와 코가 뭣이 무섭고, 귀와 코가 남자와 어떤 관련이 있길래 이 말만 들으면 울던 아이도 울음을 그치는가? 아주 슬픈 역사적 사연이 담겨 있다. 때... [충청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