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춤에 빠진다. 내가 초등학생 때는 핑클·SES가 대세였다. 방과 후 학교는 무대가 됐다. 그리고 그 시간이 되면 다들 무언가를 주섬주섬 꺼냈다. 라디오·카세트테이프 등이었다. 어떤 친구는 안무 대열을 짜기 바빴다. 그 안엔 이효리도, 유진도 다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웃기지만 그땐 치열했다. 되고 싶은 멤버가 겹치기라도 하는 날엔 난리도 아니었다. 멤버가 정해지면 몇 시간 동안 땀 흘리며 춤을 췄다. 마치 진짜 그 가수가 된 양 진지했다. 가상의 카메라를 향한 포즈도 잊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사람 일은 정말 한 치 앞도 알 수 없다. 배우 김선호를 보니 그 말이 더 와닿는다. 그는 드라마 '스타트업'과 '갯마을 차차차'를 통해 스타가 됐다. 예능에서도 종횡무진 활약했다. 광고계의 수많은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부드러운 외모와 다정한 이미지 덕분이다. 드라마에서 따뜻한 캐릭터를 맡은 것도 한몫했다. 긴 무명생활을 보상받는 듯했다. 하지만 그의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전 여자친구가 폭로글을 올리면서다. 그 글엔 김선호가 낙태를 종용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논란이 일자 그의 선한 이미지는 되레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배구 월드 스타 김연경에게 불명예스러운(?) 별명이 하나 생겼다. 바로 '꼰대'다. 이는 최근 방영된 예능 '런닝맨'에서 시작됐다. 김연경 선수는 여자 배구 국가대표팀과 함께 출연했다. 이곳에서 MC 유재석이 김 선수에게 "자신이 꼰대 같다고 느낄 때가 있냐"라고 물었다. 이에 김연경 선수는 후배들에게 "꼰대 같을 때 있냐"라고 되물으며 자신은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유재석이 "그게 바로 꼰대"라고 지적했다. 자막으론 꼰대의 특징이 나열됐다. '꼰대'는 자신이 꼰대 같냐고 계속 물어본다고 한다.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소원의 단골 주제는 '행복'이다. 나 역시 소원을 빌 때마다 '행복'을 말했다. 보름달·별똥별·분수·돌탑을 보며 비는 건 늘 똑같았다. "우리 가족, 행복하게 해주세요"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똑같았다. 그저 행복을 바라는 대상이 늘었을 뿐이다. 하지만 얼마 전, 술자리에서 충격을 받았다. 아무개 씨가 소주잔과 함께 던진 질문 때문이었다. "인간은 왜 행복해야 하는가?" 이 철학적이고도 고고한 질문은 나를 벙찌게 했다. 그렇다. 왜 행복해야 하나. 행복이 뭔가..☞정부에게 행복은 쉽다. 모든 정책에 행복을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카리스마'도 시대를 탄다. 평탄한 사회 속 부드러운 리더십은 빛이 난다. 하지만 어지러운 사회 속 부드러운 리더십은 독이 된다. 그저 답답함이 배가 될 뿐이다. 지친 사람들은 화끈함을 원한다. 달래주는 리더가 아닌 내지르는 리더를 필요로 한다. '위로'가 아닌 '퇴로'가 필요하다. 난세 속 영웅은 강해야 한다. 과감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 상황도 그렇다. 끝없는 불안에 갇혀있다. 누군가 펑 터트려주길 바란다. 병따개가 필요한 답답한 세태가 '탄산 정치인'을 낳는다. 현재 뜨는 정치인의 인기 비결은 여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물론 요리해서 먹는 게 가장 좋다. 하지만 쉽지 않다. 만사가 귀찮을 때가 있다. 겨우 손가락 들 힘만 있을 때가 있다. 그럴 땐 배달앱을 누른다. 시키면 온다. 배달 예상 시간도 나온다. 시식평도 볼 수 있다. 없는 메뉴가 없다. 없는 나라가 없다. 마치 ‘세계요리 열전’을 보는 것 같다. 끌리는 대로 시키기만 하면 된다. 한식·중식·일식·야식·후식·주류 다 온다. 전단지를 모으고 배달 책자를 들여다보던 시절은 갔다. “거기 중국집이쥬?”라고 묻는 잘못된 전화도 사라졌다.☞핑계 같지만 코로나 때문이다.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일이 있어 케이크를 샀다. 버스를 기다리며 정류장에 혼자 앉아 있었다. 한 할머니가 오셨다. 그리곤 어디론가 전화를 거셨다. 뒤이어 “언니, 바쁘쥬? 그냥 했어~ 아니, 그냥~ 했어요" 하시더니 끊으셨다. 정적이 흐른 뒤 할머니가 걸음을 옮기셨다. 기다리던 차가 온 모양이었다. 버스 계단을 오르던 할머니가 갑자기 뒤돌아 나를 보셨다. 그러더니 “아이구 생일인갑네. 축하해요~”라고 말하곤 떠나셨다. 낯선 어르신의 축하에 얼떨떨해졌다. 참고로 생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윽고 먹먹해졌다. 할머니는 ‘말’이 그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한 사내가 있다. 그의 모친은 사내를 낳은 지 7일 만에 사망했다. 9살이 되던 해엔 머슴이던 부친마저 세상을 떠났다. 사내는 다른 양반집에 머슴으로 보내졌다. 10대 중반엔 머슴 생활을 청산하고 나팔수로 입대한다. 그러다 열악한 처우를 못 견디고 탈영한다. 제지소에서 일을 하다 악덕업주를 살해한다. 도주한 뒤 승려가 된다. 절에서 글을 깨우치고 역사를 배운다. 거기서 비구니던 부인도 만나 환속한다. 그 뒤 산포수로 연명한다. 그때부터 총으로 명성을 날린다. 어느 정도냐면, 먼 거리에서 총을 쏴 유리병의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꼬마 녀석이 자꾸만 '맴맴' 거린다. 얼마 전, 창문에 매미가 붙어있었다. 곧 날아갔기에 동거한 시간은 길지 않았다. 하지만 아들에겐 강렬했나 보다. 자꾸만 손으로 창문을 가리킨다. 그리곤 '맴맴'하고 흉내를 낸다. 그 소리는 매미와의 이별이 아쉬운 울음 같기도 하다. 또는 떠난 매미에게 돌아오라고 말하는 부름 같기도 하다. 매미는 본의 아니게 우리 아들마저 홀렸다. 엉뚱한 곳에 구애를 하고 떠났다.☞내게 매미는 그저 시끄러운 존재였다. 여름만 되면 울었다. 고막을 파고드는 소리에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그나마 '방콕'이 덜 심심하다. 도쿄올림픽 덕분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어찌 됐건 진행 중이다. 관중의 준비물은 캔맥주와 소파다. 그거면 충분하다. 한국 선수들을 응원하며 '일희일비'한다. 그 순간만큼은 '선수'가 된다. 그저 한국인이기에 한국을 응원한다. 국민 대부분이 이렇다. 함께 응원할 순 없지만 마음으로 함께한다. 올림픽에 희로애락이 있다. 교훈과 감동의 드라마다. 많은 걸 배운다. 그중 하나는 메달은 값지지만 전부는 아니란 거다.☞물론 승리는 좋다. 그중 금메달 4개를 휩쓴 양궁을 빼놓을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모자를 사러 갔다. 뚜벅이로서 여름은 고역이다. 조금만 걸어도 불쾌해진다. 해가 갈수록 고온다습(高溫多濕) 하다. 동남아로 강제 여행 온 듯한 기분도 든다. 푹푹 익어가니 모자 구매 욕구가 샘솟았다. 출퇴근길, 양산은 거추장스럽다. 머리라도 지키고 싶었다. 모자가 최선이었다. 밀짚모자가 있지만 그건 휴가용으로 구분 지었다. 사랑스러운 밀짚모자를 회사에 데려가고 싶지 않았다. 출근 기억을 '씌워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빨간 모자를 샀다. 그냥 끌려서 샀다.☞남편은 내게 화가로 전직(轉職)할거냐고 물었다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살면서 꼭 걸러야 할 인간들이 있다. 가까이 두면 절대 도움이 안 된다. 무조건 피해야 한다. 크게 딱 두 부류다. 첫 번째 유형은 '뻥쟁이'다. 입만 열면 거짓말이다. 진심이 없으니 맨날 말이 달라진다. 사람·상황에 따라 바뀌는 건 당연지사다. 웃긴 건 스스로도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른다. 일단 던지고 보는 거다. 두 번째 유형은 '희망쟁이'다. 사람이 괴로울 정도로 희망고문한다. 안될 걸 알면서도 남에게 자꾸 희망을 심어준다. 그러다 결국 절망하게 한다. 더 무서운 건 그들은 너무 착해 보인다는 거다.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오늘이 낯설 때가 있다. 어제와 별다를 바 없는 하루인데도 그럴 때가 있다. 보통 새해가 됐을 때, 그런 기분을 느끼곤 한다. 그런데 해가 바뀌지 않았음에도 오늘이 낯설다. 새로운 세상이 시작될 것만 같다. 오늘은 7월 1일이다. 새로운 거리 두기가 시작되는 날이다(수도권 제외).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제한이 풀린다. 사람들을 숫자놀이에 빠지게 한지 6개월 만이다. 직계가족 모임 인원 제한도 사라진다(거리 두기 2단계까지). 또 백신 1차 접종 자는 공원·등산로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사야 할 물건을 깜빡 잊고 귀가해도 걱정 없었다. 급작스럽게 필요한 아이 준비물도 당황스럽지 않았다. '쿠팡'이 있었기 때문이다. 클릭 한 번이면 내일 온다. 어떤 건 새벽에 온다. 솔직히 너무나 편리했다. 바보같이 그 편리함만 보고 살았다. 민낯을 들여다보니 화가 났다. 내 편리함은 누군가의 불편함이었다. 내 만족감은 누군가의 부당함이었다. 단축된 배송 시간은 누군가의 휴식을 빼앗은 시간이었다. 로켓 배송을 위해 노동자들은 과로했다. 1년간 쿠팡 물류센터에서 사망한 노동자는 9명이다. 지난해, 한 청년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민심이 흉흉하다. 국민 모두가 전쟁터에 있다. 여전히 병마와 싸운다. 생계와 생존을 위해 고민한다. 살아갈 곳(宙)과 살아갈 방법(生)은 늘 난제다. 촛불 정신은 그저 정략(政略)이었다. 촛불에 탔다. 민심이 녹았다. 착한 가면에 속았다. 마음이 피폐해져 쉽게 현혹됐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는 이상(理想)이 아니고 그냥 이상(異常)했다. 변화를 갈망한다. 바람이 모여 이준석 바람이 분다. 이는 정부를 향한 역풍(逆風)이다.☞백신을 백방으로 구한다. 그나마 믿을 건 그것뿐이다. 차례를 기다리기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슴속에 2002년을 품고 있다. 6월, 한·일 월드컵이 열렸기 때문이다. 그 기억은 그만큼 뜨겁고 강렬하다. 모든 기록은 최초이자 최고였다. 아시아 최초 월드컵이었다. 21세기 첫 월드컵이었다. 공동 개최도 처음이었다. 우리나라는 4위를 하며 최고 성적을 냈다. 그야말로 전성기였다. 그래서 2002년은 더 잊을 수 없다. 거리마다 붉은 물결이었다. 모두가 붉은 악마였다. 응원은 일상이었다. 지금도 박수 다섯 번을 치면 몸이 저절로 반응한다. 우린 하나였다.☞태극전사는 영웅이었다.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인연이란 게 참 놀랍다. 작년, 필라테스를 배웠었다. 어느 날 가니 남자 수강생들이 있었다. '요즘엔 남자들도 많이 한다던데 진짜구나'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수업이 끝나고 집에 가려는데 전화가 왔다. 뜬금없는 남편 친구의 전화였다. 대뜸 "집에 가?"라고 물었다. 알고 보니 남자 수강생 중 한 명이 남편 친구였다. 순간적으로 뭔가 부끄러웠지만(?) 필라테스를 배우는 그의 용기를 칭찬해 줬다. 그 뒤 어느 날 아리따운 필라테스 강사 소개팅을 주선하게 됐다. '필라테스'란 말에 그 오빠부터 떠올랐다.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전동 킥보드 이용자들이 넘쳐난다. 여기엔 '공유의 시대'도 한몫한다. 우린 이미 경제를 공유한다. 많은 걸 함께 쓴다. 시간차로 나누고 빌린다. 많은 모델들도 생겨났다. 공유 숙소·공유 주방·공유 자동차 등 없는 게 없다. 이 흐름을 타고 공유 킥보드도 나왔다. 관련 서비스 업체도 매우 많다. (앞서 글에도 이야기한 적 있지만) 대전 대여업체만 해도 8곳이다. 지역 내 킥보드 수는 1800대다. 이용자가 많은 만큼 문제도 많아졌다. 누군가의 편리는 누군가에겐 불편이 됐다.☞킥보드에 안전은 함께 타지 못했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쓰레기는 함부로 버리지 말아야 한다. 줄을 설 땐 차례를 지켜야 한다. 초록불에 길을 건너야 한다. 학교에서 100번쯤 들었다. 부모님께도 수없이 들었다. 어릴 땐 배웠고 외웠다. 지금은 안다. 그게 옳다는 거쯤은 안다. 이젠 자식에게 가르쳐주는 입장이 됐다. 이런 작은 규칙들이 모여 사회의 질서를 유지한다. 공동의 약속이다. 지켜야 지켜진다. 함께 살기에 필요하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다 지키며 살진 않는다. 요즘 뼈저리게 느낀다.☞고라니에 놀란다. 물론 진짜 고라니는 아니고 킥라니(킥보드+고라니)들이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마스크는 문신이 됐다. 3살 아들은 마스크를 안 쓰면 문밖에 안 나간다. 마스크를 안 꺼내주면 '마~'소리를 내며 독촉한다. 귀엽지만 왠지 서글프다. 이 꼬맹이 인생은 마스크를 쓴 날이 안 쓴 날보다 더 많았다. 세상과 한창 소통할 나이인데 코로나에 가로막혔다. 우리 아들뿐이겠는가. 새 친구를 만났지만 대화조차 금지된 아이들, 병원에 있는 가족도 못 보는 사람들, 한 끼 조차 버거운 독거 어르신들, 고생이 끝나지 않는 의료진들…. 더 무서운 건 여전히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거다. 백신의 시대가 왔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