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 국내 첫 개인전 여는 레이코 이케무라
헤레디움 유산·문화·역사 이야기서 영감 얻어
수평선·지평선 통해 ‘희망이 깃든 삶’ 메시지
대표 작품 ‘우사기 카논’도 함께 소개할 예정
전시 끝나고 일본 돌아가면 한국어 배우고파

일본 현대미술작가 레이코 이케무라. 사진= 조정민 기자
일본 현대미술작가 레이코 이케무라. 사진= 조정민 기자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당시 원자력 유출로 선천적 결함을 가지고 태어난 토끼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의 도자기 버전. Usagi-Girl double headed, 2018. 사진= 조정민 기자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당시 원자력 유출로 선천적 결함을 가지고 태어난 토끼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의 도자기 버전. Usagi-Girl double headed, 2018. 사진= 조정민 기자
Night Flight, 2008. 사진= 조정민 기자
Night Flight, 2008. 사진= 조정민 기자
Memento Mori, 2022. 사진= 조정민 기자
Memento Mori, 2022. 사진= 조정민 기자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일본 현대미술작가 ‘레이코 이케무라’의 개인전 ‘Light on the Horaizon’이 국내 최초로 대전 대표 복합문화공간 헤레디움에서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신표현주의의 거장 안젤름 키퍼에 이어 헤레디움이 야심차게 선보이는 두 번째 현대미술작가 개인전이기도 하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현대미술작가 레이코 이케무라는 일본에서 태어나 스페인에서 미술을 공부하고 스위스에서 작가 활동을 시작해 현재 독일에서 활동하는, 문화교류의 융합과 같은 작가다.

이번 헤레디움에서의 전시는 지난 안젤름 키퍼 전시 관람을 위해 방문했을 때 처음 연이 맺어졌다.

레이코 작가는 “헤레디움이 가진 유산, 문화, 역사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때 많은 영감을 받았다”며 “스스로에게도 의미가 깊은 장소라고 생각됐다. 헤레디움이 가진 비전에 함께 동참하고 싶은 마음이 커져 한국에서의 첫 미술관 전시를 이 곳에서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레이코 이케무라는 이번 전시로 수평선과 지평선을 통해 ‘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는 경험을 관객들에 선사한다.

이질적 분야를 통합해 낯선 상상의 공간을 탄생시키는 독특한 매력과 함께 관람객들로 하여금 ‘희망이 깃든 삶’을 전할 예정이다.

그는 “요즘은 특히 더 살아가기 힘들고, 어려운 시기라고 생각한다. 유럽 베를린에 거주하며 동쪽 지역에 있다보니 어둡고 쓸쓸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다”며 “현실을 직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희망도 중요하다고 보기에 아티스트로서 모든 관람객들의 삶에 희망이 깃들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에게 있어 ‘한국’, 특히 대전시의 인상은 남달랐다.

그는 “그간 한국은 전시 관람 차원에서도 몇 번 방문했는데, 친절함과 공감 능력에 매번 많이 놀란다. 감정 교류와 소통 면에서 긍정적인 기운을 자주 받았다”며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는 한국어가 가진 발음이나 한글 모양들이 매력적으로 느껴져 전시가 끝나고 돌아가면 한국어를 배워보고 싶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전시를 준비하며 한정식 불고기와 반찬들을 맛있게 먹어 기억에 남는다. 남편도 매운 음식을 좋아해 맛있게 먹었다”며 “특히 대전은 성심당 빵집이 유명하다는 추천을 많이 받아 어제 다녀왔다. 아껴놨다가 베를린에도 가져가 먹을 생각”이라며 대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레이코 작가의 정체성이기도 한 ‘우사기 카논’ 설치 작품도 이번 전시에 함께 소개된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당시 원자력 유출로 선천적 결함을 가지고 태어난 토끼에 관한 기사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작품으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작품 제작에 매진했다.

토끼 귀와 우는 사람의 얼굴을 결합시킨 이 작품은 창조와 파괴의 순환에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지구에 대한 염려의 메시지를 던진다.

레이코 이케무라는 앞으로도 예술 활동을 통해 인간과 자연, 동물의 조화로움을 표현하고자 했으며 소통과 교류라는 주제에 따른 다방면의 예술활동을 해나갈 계획이다.

그는 “이번 전시가 끝난 뒤에도 꾸준히 예술가로서 예술을 통해 나눌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많이 나누고 싶고, 그런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한다”며 “그 이후에 여유가 생긴다면 시바견을 키우면서 베를린 강가를 산책하는 노후를 보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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