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훈 대전시립연정국악원 공연팀 주무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4년에도 건강하시고 좋은 일만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팀 공연해요. 초대하려고 연락드렸어요!’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한 여성 타악 앙상블 ‘groove&(그루브앤드)’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 공연으로 선정돼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에서 신작을 발표한다며 연락이 왔다. 타악앙상블 ‘groove&(그루브앤드)’는 국악원 기획시리즈 ‘K-브런치콘서트’ 섭외를 위해 2022년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입사 후 처음으로 연락했던 팀이다. 나는 유명한 연주자나 공연을 초청하기도 하고,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뛰어난 실력의 예술가나 좋은 공연을 발굴해 시민과 공연애호가들에게 소개하고, 때로는 멋진 콘서트와 공연을 제작해 공연 예술을 통한 행복과 감동을 주고, 나아가 내가 사는 지역의 만족도까지 높일 수 있는 문예회관에서 공연기획을 하고 있다.

대전 유성에는 2000개 이상의 연구기관과 7만 5000여명의 연구인력 및 직원들이 근무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과학기술 연구단지가 자리 잡고 있다. 많은 연구원들이 유학 당시 클래식음악으로 외로움을 달랬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 일환으로 천안예술의전당, 안동문화예술의전당 그리고 대전시립연정국악원이 공동기획·투자하고 실력파 성악가, 뮤지컬 배우들이 소리꾼들과 의기투합해 두 예술가의 시공간을 뛰어넘는 미디어 아트윅이 국악&클래식&재즈를 결합한 음악극 ‘이상과 슈만’을 제작했다.

그리고 대전 최초 인핸스먼트 딜(enhancement deals)*’ 제작방식을 활용해 극단 아신 아트컴퍼니와 대전하면 연상되는 칼국수를 소재로 뮤지컬 ‘신비한家’를 만들어 ‘K-뮤지컬 로드쇼 in 아시아’ 에 선정돼 지난해 12월에 도쿄에서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그 외에도 대전출신 국악인과 대전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국악인을 위한 국악대전(國樂大田)시리즈를 만들어 대전국악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도 하고 있다.

일의 긴장 때문에 공연을 보지 못해도 관객들의 기립박수에 눈물을 흘리게 되는 나의 직업을 좋아한다. 공연기획자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며 공연 시작부터 진행되는 동안 그리고 끝날 때 까지 무대, 객석, 하우스를 끊임없이 체크하고 넓은 시야로 정신이 없이 일을 하지만 하나의 공연이 끝나면 아쉬움과 감동이 함께 전달되는 멋진 직업인 것은 분명하다.

요즘은 3월부터 시작되는 국악원의 시즌, 시리즈, 축제 준비에 한창이다.

국악과 공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찾는 공연장을 넘어 시민들이 좋아하고 예술인들이 공연하고 싶어하는 공연장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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