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고혈압 등 만성질환 주범 ‘비만’
섭식뿐만 아닌 활동감소·유전성도 원인
체지방률 남 25%·여 30% 이상 시 진단
식이요법·운동·심리적 치료도 중요해
요요 없는 지속가능한 생활 습관 갖춰야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5월 발표한 ‘유럽지역 비만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비만환자의 증가세가 전염병과 같은 위협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적 비만 관리에 상대적으로 양호한 나라에 속하는 우리나라는 현재 성인 비만율 33.4%로 OECD 국가의 평균인 53.9%보다는 낮다. 하지만 최근 OECD는 우리나라 고도비만 인구가 2030년에는 현재의 2배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고도비만은 20~30대에서 급속히 증가하고 있어 심각한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만병의 근원으로 누구에게나 고민거리인 비만 관련 질환과 관리에 대해 단국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신건희 교수와 함께 알아보자.

◆비만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비만은 건강에 여러 가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선 흔히 알려진 바와 같이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관상동맥질환 등 다양한 만성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그리고 비만은 관절에 무리를 주어 관절염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고, 정신적으로는 자존감 저하, 우울증, 불안 등과 연관될 수 있다.

◆비만의 원인은 ‘많이 먹는 것’에만 있나?

비만은 단순히 ‘많이 먹는 것’만이 원인은 아니다. 비만은 신체활동 기회 감소, 고칼로리 식품 섭취 증가 및 비만 가능성을 높이는 유전자의 존재 등 다양한 요인의 결과로써 오랜 기간 신체에 필요한 칼로리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해 발생한다.

◆비만의 진단 기준은 무엇인가?

비만은 보통 체질량 지수라 불리는 BMI를 측정해 진단한다. BMI는 체중(킬로그램)을 신장(미터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BMI가 23 이상이면 과체중으로 정의하고, 25 이상이면 비만으로 정의한다. 그러나 BMI는 몇 가지 한계가 있다. 대표적으로 BMI에서는 지방 뺀 조직과 지방 조직을 구분하지 않는다.

◆마른 비만이란 무엇이며, 마른 비만을 진단하는 방법은?

마른 비만이란 앞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체질량 지수는 정상이지만 체지방률이 높고 지방이 복부에 집중돼 있는 경우를 말한다. 정상 BMI면서 남성은 체지방률이 25% 이상이고 허리둘레 90㎝ 이상일 때, 여성은 체지방률이 30% 이상이면서 허리둘레 85㎝ 이상일 때 마른 비만으로 판단한다.

◆비만은 어떻게 치료하나?

건강한 식습관을 채택해 칼로리 섭취를 조절하고 영양소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절한 식이요법은 과다한 지방, 당분, 열량을 피하고 채소, 과일, 고기, 양념 등 다양한 음식군을 포함해야 한다. 정기적인 신체활동은 체중을 감소시키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조합해 다양한 운동 형태를 포함하는 것이 좋다. 건강한 행동을 촉진하고 스트레스, 우울증, 불안과 같은 정신적인 요인에 대한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 심리적 지원은 치료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부 경우에는 의약품이 비만 관리에 사용될 수 있다. 의약품은 다양한 메커니즘을 통해 체중을 감소시키거나 체중 증가를 제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약물은 의사의 처방에 따라 사용돼야 하며 부작용과 효과에 대한 신중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중증의 비만이나 기타 치료 수단이 실패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비만 수술은 소위 ‘위축술’이라고도 불리며, 위 또는 소장의 크기를 축소시켜 식이 흡수량을 제한하는 방법 등이 사용될 수 있다.

◆요요현상 없이 체중감량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요요현상 없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체중감량을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건강한 생활 습관을 채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때는 언제인가?

체질량 지수(BMI)가 35 이상인 고도 비만의 경우 수술이 치료 방법으로 선택된다. 또한 BMI가 30 이상이면서, 당뇨병, 고혈압, 수면 무호흡 또는 심부전 같은 심각한 체중 관련 건강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적합하다. BMI가 27.5 이상이면서 적절한 생활 습관 변화와 약물 치료 후에도 혈당 조절이 불량한 제2형 당뇨병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비만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신건희 교수는 "한 번 늘어난 몸무게는 좀처럼 줄이기 어려운 만큼 비만에 대한 진정한 해결책은 예방"이라며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영양가 높고 균형 잡힌 음식을 적게 먹고 몸을 가볍게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 건강한 생활 습관은 자신의 노력에 달려있는 만큼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움말=신건희 단국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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