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으로 두통·현기증·간질 등 나타나
무혈·무통으로 진행 ‘방사선 뇌수술’
두피·두개골·뇌조직 손상주지 않아
가장 효과적 방법은 수술 통한 제거
치료계획 잘 세우면 삶 영위 가능해

▲ 이상구 단국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 이상구 단국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최근 TV에 연극배우 윤석화 씨가 출연해 악성 뇌종양으로 투병 중이라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흔히 뇌종양은 치료가 어려운 불치의 병으로 생각하거나 혹 수술을 한다 해도 장애가 남는 위험천만한 질병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뇌종양은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악성일 경우 매우 위험한 질환이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양성)가 더 많다. 양성 종양의 경우 수술적 치료로 후유증이나 합병증 없이 완치될 수 있는 경우가 더 많다. 최근에는 뇌를 절개하지 않고 무혈, 무통으로 치료가 가능한 수술도 있다. 뇌종양에 대한 오해와 진실, 그리고 새로운 치료법에 대해 단국대학교병원 신경외과 이상구 교수와 함께 알아보자.

◆ 뇌종양이란 무엇인가?

두개골 안에 생기는 모든 종양을 뇌종양이라고 한다. 두개골 안에 있는 뇌의 구조는 마치 호두의 모양과 같아서 뇌를 싸고 있는 두꺼운 경막이 있고, 그 안에 호두알에 해당하는 뇌가 있다. 이곳에 생기는 양성 및 악성 종양 모두를 뇌종양이라고 하며,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 뇌종양이 의심되는 증상과 이를 발견하는 데 필요한 검사는 무엇인가?

뇌종양의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뇌압이 상승해 두통, 구토, 현기증, 머리둘레의 확대, 의식 저하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그중 두통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반복적으로 두통이 있고 자세 변화나 기침, 운동 시 또는 아침에 악화하는 양상, 진통제에도 잘 해결되지 않는다면 뇌에 대해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둘째, 뇌 자극에 의한 전간 발작, 소위 경기, 간질이라는 증상이다. 과거에는 없다가 별다른 외상이나 출혈 없이 발생했다면 의심해 볼 수 있다. 셋째, 국소적 신경증상이다. 대뇌에는 언어, 감각, 운동 및 시각, 청각을 담당하는 중추가 각각의 위치별로 존재하고 있다. 소뇌는 균형, 운동 조절을 담당하고, 뇌간은 의식, 운동 및 감각 중추에서의 척수로 연결하는 통로가 지나가며, 각 위치에 따르는 12개의 뇌신경이 연결돼 있다. 종양의 발생 위치에 따라 거기에 해당하는 신경 기능의 변화가 올 수 있다.

뇌종양을 진단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검사는 MRI와 CT인데, MRI가 가장 확실한 검사 방법이고, CT는 뇌출혈을 동반한 종양 또는 칼슘 침착이 동반된 종양에 도움이 된다.

◆ 뇌종양에서 가장 흔한 종양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나?

뇌종양은 크게 원발성과 이차성으로 나누게 된다. 원발성은 두개골 내부에 있는 구조물에서 일차적으로 종양이 발생한 것이고, 이차성은 다른 부위에서 발생해 뇌로 전이된 것이다. 원발성 종양에서 가장 흔한 것은 뇌수막종, 뇌하수체 선종, 뇌교종, 신경초종이 있고 이차성은 전이성 뇌종양이다.

◆ 다른 부위에 발생하는 암은 1기, 2기, 3기, 4기로 표현하는데, 뇌종양은 그렇게 표현하지 않나?

일반적인 암은 종양의 크기, 임파절 전이 및 타 장기 전이에 따르는 진행 상태에 따라 그렇게 표현한다. 하지만 뇌종양은 특징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조직학적으로 양성이라고 하더라도 위치나 종양의 침습적 정도에 따라 수술적 제거가 어려운 경우 임상적으로는 악성적 경과를 겪게 되므로 기수가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뇌간 교종의 경우, 아주 예민한 여러 가지 신경회로가 밀집된 뇌간이므로, 수술적 접근도 어렵고 오차가 조금만 발생해도 신경 결손을 유발할 수 있으며 침습적 성향을 지니므로 다 제거하기는 매우 어렵다.

◆ 뇌종양의 치료법은?

가장 대표적이고 확실한 방법은 수술을 통해 완전히 절제하는 것이다. 하지만 수술로 인해 신경학적 증상의 악화가 예견되거나, 전이성 종양과 같이 다발성 병변이거나 뇌간과 같이 접근이 쉽지 않았을 때 방사선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방사선 수술은 쉽게 설명하면 돋보기로 태양의 열을 한군데로 모아 종이를 태우듯이 낮은 선량의 방사선들을 여러 방향에서 종양에 집중되도록 해 주변 조직에 대한 손상은 최소화하고 종양만 제거하도록 고안된 수술 방법이다.

대표적인 것이 감마나이프, 사이버 나이프, 양전자 수술 등이 있다. 단국대병원은 최근 ZAP-X라는 방사선 뇌수술 장비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도입했다. ZAP-X는 정위적 방사선 수술(SRS) 장비 중 하나로 뇌종양을 비롯한 두경부질환 환자의 두개골을 절개하지 않고 고선량의 방사선을 입체적으로 매우 정확하게 조사해 병변만 파괴하는 최첨단 방사선 뇌수술 장비이다. 단 한 번의 방사선 조사로 병변을 치료할 수 있어 당일 퇴원도 가능하다.

뇌종양이 양성이면 수술적 치료만으로 끝나고 정기적인 MRI 추적 검사로 제거 부위의 변화를 보는 경우가 있는 반면에, 수술과 방사선-항암요법을 같이 해야 하는 악성 종양도 있다. 뇌종양의 조직학적 소견에 따라 전문의의 치료 방침이 달라진다.

◆ 뇌종양은 무조건 수술해야 하나?

MRI 소견과 환자의 증상이 연관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환자가 건강검진에서 뇌 MRI를 촬영했는데, 우연히 뇌수막종이나 뇌하수체 종양이 관찰됐고, 연관된 증상이 없다면 바로 수술하지 않고 관찰할 수 있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종양의 크기 변화나 증상의 발현 여부를 지켜보다가 수술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물론 아무런 크기 변화나 증상 변화가 없다면 관찰만 할 수도 있다.

◆ 두개골을 절개하는 개두술과 칼을 대지 않는 방사선 뇌종양 수술의 차이점은?

대부분 뇌종양에서 가장 신속하고 효과적인 치료 방법은 수술을 통해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전신 마취하에 종양 부위의 두피, 두개골 및 뇌막(경막)을 절개해 종양을 제거하는 개두술이다. 개두술은 두피 절개와 두개골을 제거해야 해서 전신마취를 해야 하며, 뇌종양에 도달하기 위해 정상 뇌 조직에 손상을 줄 수밖에 없다. 또 입원부터 퇴원까지 15일 정도가 소요되며 일상생활로 돌아가는데 약 한 달 정도가 걸린다.

반면 무혈, 무통으로 진행되는 방사선 뇌수술은 두피와 두개골은 물론이고 정상 뇌 조직에 손상을 주지 않고 뇌종양이나 뇌혈관질환을 치료할 수 있어 훨씬 안전하다. 또 전신마취를 하지 않아 고령이나 고혈압 심장병 등의 질환이 있어도 수술에 지장이 없다. 절개하지 않기 때문에 1박 2일 입원 치료로 충분하며 당일 치료도 가능하다. 이렇듯 치료 기간이 짧아서 입원비용이 절감되고 퇴원 후 바로 일상생활도 가능해 환자부담이 적다.

뇌종양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드는 것이 ‘불치의 병이 아닐까? 아니면 아무리 치료를 잘하더라도 신경학적 장애가 남는 위험천만한 질병이 아닐까?’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상구 교수는 "반드시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양성 뇌종양의 경우 치료가 잘 되면 신경장애 없이도 완치할 수 있고, 악성 뇌종양이라고 하더라도 치료 장비와 치료 프로토콜의 발달로 생명 연장의 길이 열려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의심되는 증상이 있을 때는 적극적인 검사를 하고 뇌종양을 진단받았더라도 뇌종양 전문의와 치료계획을 잘 상의한다면 원래 주어진 생명과 좋은 질의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도움말=이상구 단국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천안=이재범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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