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97건·충북 73건·대전 71건·세종 9건 신고 접수
수거 후 정밀분석 결과 가스 검출 등 특이사항 없어
판매 뻥튀기용 ‘스캠’ 화물 의심… 열지 말고 신고해야

지난 21일 대전 동구 주산동 한 가정집 우편함에서 발견된 정체불명의 국제우편물. 대전소방본부 제공
지난 21일 대전 동구 주산동 한 가정집 우편함에서 발견된 정체불명의 국제우편물. 대전소방본부 제공

[충청투데이 김성준 기자] #1. 지난 21일 오전 11시 18분경 대전 동구 주산동 한 가정집 우편함에 출처를 알 수 없는 국제우편물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우편물에는 ‘CHUNGHWA POST(중화우정)’ ‘From: P.O Box 100561-003777, Taipei Taiwan(타이베이 대만)’ 등이 적혀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장에 출동해 우편물을 수거하고, 대전 보건환경연구원에 정밀 분석을 의뢰했다.

 

#2. 지난 22일 오후 12시 40분경 충남 천안 서북구 직산읍의 한 가정집에 정체불명의 국제우편물이 도착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우편물에도 대전 사례와 같이 ‘CHUNGHWA POST(중화우정)’ 등이 적혀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소방, 군이 출동해 확인한 결과 택배에서 가스 검출 등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소방과 보건 당국 등으로 구성된 합동조사팀에 정밀 분석을 의뢰했다.

 

정체불명의 국제우편물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견되는 가운데 충청권에서도 관련 신고가 잇따라 테러에 대한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24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해외에서 수상한 우편물을 받았다는 신고가 이날 오전 5시 기준 전국에서 2141건 접수됐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668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과 경북이 각각 530건, 101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충청권에서는 충남이 97건으로 가장 많은 신고 건수를 기록했다. 충북은 73건, 대전과 세종은 각각 71건, 9건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접수된 신고 가운데 오인 신고로 확인된 1463건을 제외한 나머지 679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주문하지 않은 물건을 아무에게나 발송한 뒤 상품평을 올려 온라인 판매 실적을 조작하는 방식인 ‘브러싱 스캠’(Brushing Scam)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에서 온 소포나 우편물을 받았을 때는 발신인이 누구인지 확인하고 전혀 모르는 사람일 경우 함부로 열어보지 말고 경찰이나 소방에 바로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관세청은 미확인 국제우편물 반입을 막기 위해 지난 21일부터 국제우편물과 특송물품에 대한 긴급 통관강화 조치 중이다. 미확인 국제우편물과 발송 정보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우편물일 경우 즉시 통관을 보류하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판매실적 등을 부풀리기 위해 상품 가치나 내용물이 없는 우편물을 무작위로 발송한 것으로 보인다”며 “세관 검사에서 이런 우편물이 확인될 경우 통관을 보류하고 해외 반송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준 기자 junea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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