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41억원, 8월 21억원 단일사건 범행
파악된 피해 133명, 200억원 달해
기존과 다른 3단계 사칭 수법, 가짜 검사 사무실 두는 치밀함 보여

 

박종혁 충남경찰청 수사과장이 21일 충남청 프레스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항저우 거점 보이스피싱 조직원 검거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김중곤 기자
박종혁 충남경찰청 수사과장이 21일 충남청 프레스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항저우 거점 보이스피싱 조직원 검거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김중곤 기자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중국 항저우에 거점을 두고 1명에게 최대 41억원을 쓸어 담은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원 8명이 검거돼 국내 송환됐다.

박종혁 충남경찰청 수사과장은 21일 충남청 프레스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저우에 콜센터를 구축하고 133명에게 200억원을 편취한 핵심조직원 2명 포함 8명을 국내 송환, 구속했다”고 말했다.

해당 보이스피싱 조직은 2017년 4월 항저우에 콜센터를 만들고 검찰과 금융감독원 등을 사칭해 그해 1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전화금융사기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는 133명 200억원으로, 지난해 7월 발생한 41억원 단일사건 피해와 그해 8월 21억원 단일사건도 이 조직의 소행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 경찰이 검거한 조직원 8명은 한국인 조직원 관리자 2명과 수사기관 사칭원 6명이다.

경찰이 파악한 항저우 보이스피싱 조직은 60명 규모로 8명 외 하부조직원 14명은 이미 검거돼 있고 1명은 중국에서 송환 대기 중이다. 나머지 37명은 추적 중에 있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조직은 그동안의 수사기관 사칭 보이스피싱 범죄와 달리 2단계가 아닌 3단계의 사칭 수법을 썼다.

검찰 수사관, 검찰, 금융감독원 순서로 사칭했는데, 이 사건 전까지는 검찰까지만 동원했다는 것이 박 과장의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피해자 명의 계좌가 범죄에 사용됐다며 접근한 뒤, 정상 대출 여부를 확인해야 하니 가능한 대출을 모두 받아 자금을 수거책에게 건네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조직은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전화를 가로챌 수 있는 악성앱도 설치하게 하고, 콜센터 안에 가짜 검찰 사무실을 꾸며놓고 위조 검사 신분증을 피해자에게 보여주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충남청은 지난해 7월 41억원의 단일 사건 피해가 발생하자 수사력을 집중, 조직원 60명 특정과 함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

현지 정보를 통해 중국 내 체류 중인 범죄조직원의 소재를 파악하고 중국 공안과 협조해 지난 4월 19일 소재지를 급습, 현장에서 범행 중이던 한국인 조직원 8명을 검거했다.

이들에 대한 국내 강제송환과 구속은 지난 7~9일 이뤄졌다.

충남청은 경찰청으로부터 제공받은 1만여건의 유사 사건과 피의자 진술 등을 바탕으로 아직 검거하지 못한 피의자들을 추적 수사할 예정이다.

박 과장은 “해당 단체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사건이 6000여건에 달해 피해자와 피해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박 과장은 “국가기관에서는 절대로 영상통화로 사무실을 보여주거나 현금 제공 및 대출 실행을 유도하지 않는다”며 보이스피싱 예방 방법을 당부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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