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원대와 배재대가 충청지역 사립대 최초로 대학 통합에 나섰다. 국립대인 충남대와 한밭대가 통합을 추진하고 있어 선의의 경쟁이 기대된다. 목원대와 배재대는 교육부의 글로컬대학 30 사업에 완전 통합을 전제로 1개의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업에 비수도권 108개교가 신청했다. 이중 사학법인이 소유한 서로 다른 4년제 대학이 공동신청서를 낸 건 두 대학이 유일하다. 사업 선정 시 5년간 1천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어 대학 간 경쟁이 치열하다.

목원대와 배재대는 글로컬대학 30 사업 선정 여부와 상관없이 통합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두 대학이 교육부에 제출한 통합혁신안엔 두 대학의 기존 캠퍼스를 혁신캠퍼스, 글로벌캠퍼스, 첨단전략산업 캠퍼스 등 3개 캠퍼스로 개편하는 내용이 담겼다. 400개가 넘는 두 대학의 교양과목은 300개로 합친다. 과감한 혁신이다. 두 대학이 지난달 22일 ‘글로컬 대학 공동 추진위원회’ 발족식을 가질 때까지만 해도 연합대학을 염두에 둔 듯 했다.

누차 밝힌바와 같이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지방대가 위기에 처해있다. 몇몇 대학은 이미 문을 닫았다. 스스로 혁신하지 않으면 이런 전철을 밟아야 한다. 목원대와 배재대의 통합은 경쟁에서 살아남고, 더 나은 대학을 향한 발걸음이라고 본다. 두 대학의 총장들은 향후 10년을 대학 경쟁력 재정비의 마지막 적기라고 밝혔다. 10년이 아니라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

통합의 과정까지 갈 길이 멀다. 2000년 이후 사학법인 간 통합에 성공한 사례는 단 4건에 불과할 정도로 지난하다. 가장 중요한 건 학내구성원들의 공감대 형성이다. 이사회의 동의, 교명 변경 등 까다로운 절차가 산적해 있다. 두 대학은 20일과 21일 이틀간 각 대학 구성원을 대상으로 통합 관련 설명회를 연다. 이 자리에 대학총장들이 참석해 통합의 필요성과 세부 계획을 알릴 예정이라고 한다. 두 대학이 통합대로 우뚝 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목원대(왼쪽)와 배재대 전경.
목원대(왼쪽)와 배재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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