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욱 배재대 총장
통합 추진, 학교 구성원에 동의 구할 것
찬반 여부 투표 아직은 필요하진 않아
이희학 목원대 총장
교육 통합 이후 법인 통합 논의해야
내부적 동의 중요… 설명회 진행할 것
배재대·목원대 총학생회
언론 보도로 통합 추진 사실 접해
사전 공유 없는 일방적 결정 아쉬워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목원대와 배재대의 주요 보직자들은 글로컬대학30 사업 대응을 위해 마련한 공동추진위원회에서 대학 간 통합이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지역대학의 존폐 여부를 가를 ‘골든타임’인 이때, 내외부적으로 혁신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통합에 대한 논의가 ‘깜깜이’로 진행된 탓에 구성원 의견수렴은 숙제로 남았다. 이미 통합을 전제로 글로컬대학 사업 신청까지 이뤄진 만큼 ‘강행’이라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는 상태다. 이와 관련 각 대학 총장들과 학생들로부터 의견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 김욱 배재대 총장 "반대 심하면 어렵겠지만 이미 일부는 동의"
김욱 총장은 충청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구성원들의 반대가 심하면 추진하기 어렵겠지만 교무위원회나 교수협의회, 이사회 등에서도 통합 추진에 대해 다 알고 있는 상태"라며 "앞으로 나머지 구성원들에게도 동의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찬반 여부에 대해 판단할 투표 가능성에 대해선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국립대와 달리 한 번에 통합에 이르는 것이 아니고 학교법인이 있기 때문에 대학 운영상 통합과 공동캠퍼스 등을 추진하다가 단계적, 장기적으로 통합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법인 통합까지 된다면 교명 변경까지 얘기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럴 단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아직까지 학내 분위기는 투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없는 상황"이라며 "물론 만약에 투표의 요구가 있다면 고려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글로컬대학 선정 시 1년 내 통합신청서를 제출해야 하는 조건과 관련해선 "선정이 된다면 교육부와 논의해야 봐야 할 문제"라며 "분명한 건 장기적으로 두 대학이 통합하겠다는 것이고 그 로드맵을 상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희학 목원대 총장 "법인 통합 논할 단계 아냐, 의견수렴 필요"
이희학 총장은 "법인 통합을 논할 단계나 대학 간 통합에 대한 결정이 내려진 상태는 아니다"라며 "일단 교육을 통합하고 이후에 점차 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고 학생과 교직원을 다 포함한 의견수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두 대학의 통합 추진에 대해 찬반 여론이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구성원의 동의와 이사회 결정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총장은 "이사회나 교무위원회 등에 보고는 됐지만 결정된 사항은 아니며 법인 간 논의도 없었다"며 "공식적인 회의를 통해 완전히 통합으로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공동추진위 논의과정에서 연합대학 이상으로 나아가는 방향에 공감대와 신뢰가 형성됐고 내부적으로는 ‘암묵적 동의’가 있었다"며 "지금의 골든타임을 활용해야 대학을 살릴 수 있다는 공감대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내부적인 동의와 절차"라며 "현재까지는 대학의 생존 위기를 다들 느끼고 있기에 큰 반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 앞으로 전체 구성원에게 설명회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배재대·목원대 총학생회 "학생도 학교 주요 구성원, 소통 없는 결정에 유감"
김명현 배재대 총학생회장은 "언론 보도를 통해 외부에서 통합 추진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며 "이런 중대한 결정에 있어 학교의 3대 구성원(교수·교직원) 중 학생을 배제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고 대학본부에 크게 실망했다"고 토로했다. 학생 반응은 당장 찬반 논란에 집중되기보다 소통 없이 진행되면서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에 쏠렸다. 그는 "대학의 통합이 어떤 이익이나 손해를 가져다줄지, 또 일련의 과정조차 학생들에게 알리지 않아 지지도, 비판도 할 순 없는 상태"라며 "다만 소통 없이 일방적인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공식 항의하고 학생대표자회의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대학 간 통합 전제로 글로컬대학 사업 신청이 지난달 이뤄진 상태지만 학생 대부분은 여전히 연합대학 추진으로만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서진 목원대 총학생회장은 "연합대학을 통해 대학 간 벽을 허문다는 점에서 각 대학의 계획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며 "그러나 외부에서 통합 사실을 알게 된 데다가 어떤 방향성을 가진 것인지도 사전에 공유되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