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인터뷰] 박철웅 대전우리병원 대표병원장
안전한 방법으로 치료하는 게 의무
비용 받지 않고 세계 각국 돌며 연수
국제학회서 ‘양방향 내시경 수술’ 강연
중증 척추관 협착증서 치료 성과 탁월
세계 최초 내시경 수술법 가이드북 출판
의사들에게 큰 도움 줄 것으로 기대

[충청투데이 김성준 기자] "국가를 막론하고 환자의 생명은 소중합니다. 많은 의사들이 더 빠르고 안전한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도록 지식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에 대한 의무감을 갖고 있습니다." 박철웅 대전우리병원 대표병원장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 각지를 돌며 척추 수술법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많은 의사들이 박 원장의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법을 배우고 싶어하기 때문에 매년 초청 강연 일정을 소화하기 바쁘다. 인터뷰 당일에도 싱가폴에서 온 정형외과전문의 제이콥 오(Jacob OH)에게 수술에 필요한 테이블 세팅부터 장비, 수술방법 등을 가르치느라 여념이 없었다. 오 전문의는 "2019년 시카고에서 열린 척추학회에서 박철웅 원장님의 발표를 보고 감동해서 수술법을 배우러 왔다"며 "빠르고 효율적인 수술법을 배워서 싱가폴에 전파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 원장에게 척추수술 노하우와 의사로서 지닌 신념과 철학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올해 해외 초청강연을 네 차례 다녀왔다. 다양한 국가에서 강연을 했는데, 내용이 궁금하다.

"3월 미국 UCLA 의과대학에서 열린 제2회 UCLA 척추내시경 심포지엄, 4월 대만 Chia-Yi 기독교병원에서 열린 국제 척추내시경 심포지엄, 5월에는 호주 멜버른에서 개최된 SPINEWEEK 2023 호주국제척추학회와 체코 프라하에서 개최된 GCS 2023(세계척추회의)에 강연자로 나섰다. 최근 강연 내용을 말씀드리면, 체코 프라하에서 개최된 GCS 2023에선 ‘양방향 내시경을 이용한 후궁하 접근 반대측 횡신경근 및 출구 신경근 감압 수술법’이 주제였다. 양방향 내시경 수술법을 이용하면 근육손상이 최소화 되며 인대의 구조가 보존돼 허리 통증이 감소하고 척추 불안전성이 방지된다는 연구내용을 발표했다. 2023 호주국제척추학회에서는 ‘중증 요추 척추관협착증에서의 양방향 내시경 수술’ 등을 강연했다."

-호주에서 발표한 ‘중증 요추 척추관협착증(Schizas 등급 D)에서의 양방향 내시경 수술’에 대해 독자들이 알기 쉽게 설명한다면.

"척추관 협착증은 대표적인 퇴행성 척추질환으로 척추 중앙 신경관 또는 추간공이 가시뼈, 황색인대, 탈출된 디스크 조각 등으로 좁아져 허리 통증이 발생하고 다리 저림, 마비 등 복합적인 신경증상을 나타내는 퇴행성 질환이다. 심하게 비후된 황색인대로 인한 중증 척추관협착증의 경우 허리 구조가 불안정해져 추후 후방고정술이 필요하기도 하다. 호주에선 양방향 척추 내시경수술이 중증 척추관 협착증 치료에도 탁월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결과를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척추관협착증 발생 빈도수는 남성이 43.4%, 여성이 56.6%를 차지하며 평균 69세에 척추 3번과 4번이 28.4%, 4번과 5번이 51.8%로 나타나고 한부위는 64%, 두부위는 36%를 차지하며 양방향내시경수술법이 탁월한 치료성적을 거뒀다."

-강연에서 기초부터 고급기술까지 알기 쉽게 설명하는 노하우가 있나.

"먼저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이론과 임상의 많은 케이스를 설명하고 실전 강연은 카데바 워크숍을 통해 진행한다. 이때 수술을 위한 최적의 동선, 배치, 장비운용 등 노하우를 보여주며 카데바를 통한 실습으로 짧은 시간 내 통증 원인을 제거하는 방법을 교육한다. 2020년과 지난해 대전우리병원을 찾았던 UCLA 의과대학병원 Dr. Don Park 교수, 뉴 잉글랜드 침례병원 터프츠 대학교 의과대학 Brian Kwon 교수, 스텐포드 대학병원 James Mok 교수 등이 저에게 연수를 받았다. 미국 척추명의들은 발 빠르게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을 배워가서 실제 미국의 척추환자들을 치료하고 있고 매우 좋은 임상결과를 보이고 있다. 이번 UCLA 척추내시경 심포지엄 카데바 워크숍의 경우 텍사스, 오하이오 등 미국 각지에서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을 배우기 위해 교수포함 전임의들이 다수 참석했다."

-미국에서 박사님의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에 관심이 높은 것 같은데, 이유가 있다면.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국가의료체계가 아닌 사보험으로 의료체계가 구성돼 있는데 신기술보단 전통적이고 치료성공률이 보장된 통계를 바탕으로 치료방법이 정해져 있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크게 절개하고 현미경을 통해 환부를 확대해 치료하는 수술법을 보험회사에서 인정하고 치료비를 지급해왔다. 하지만 국제학회나 유명한 학술지, 저널에 발표된 양방향내시경의 수술방법이 더 작은 상처를 통해 치료가 가능하며 빠른 회복과 감염에 대한 안전성을 갖고 있다는 장점을 눈여겨보고 종주국인 대한민국을 찾은 것이다. 이때 연수 받은 의사들이 실제 미국 현지에서 시행해본 결과 우수한 치료성공률과 안전성을 정리해 발표하기 시작하면서 미국 척추치료부분에서 척추치료계의 신세계를 열었다고 생각한다."

-세계 각지에서 연수가 빗발침에도 무료로 진행한다고 들었다.

"의사가 되기 위해 필수적으로 히포크라테스선서를 낭독한다. 히포크라테스선서에 보면 ‘나는 이 선서와 계약을 지킬 것이니, 나에게 이 의술을 가르쳐준 자를 나의 부모님으로 생각하겠으며, 나의 모든 것을 그와 나누겠으며, 필요하다면 그의 일을 덜어주겠노라…’라는 부분이 있다. 내가 가진 모든 의학적 지식을 원하는 의사들에게 조건 없이 나누고 가르치겠다는 것이다. 이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어느 국가의 환자든 건강과 생명을 소중히 하고 지키는 것이다. 대한민국 환자 생명이 소중하듯 미국인의 생명도 소중하며 연수를 다녀간 12개국 모두의 국민 생명과 건강이 소중하고 더 빠르고 안전한 치료방법으로 치료하자는 의사로서의 의무감이다. 그래서 어떠한 비용도 받지 않고 가르치고 있다."

-현재 싱가폴에서 온 의사가 척추수술에 대해 배우러 왔다고 들었다.

"싱가폴 탄톡성병원(Tan tock seng hospital) 정형외과 전문의 제이콥 오 의사가 지난 7일부터 오는 23일까지 대전우리병원에서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에 대해 배우고 있다. 외래진료를 보면서 틈틈이 수술에 대한 노하우를 가르쳐주고 있다. 여러 국가에서 수술법을 배우기 위해 방문하는 이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수술 후 합병증이나 후유증에 관해서도 연구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소개 부탁드린다.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을 시행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Journal of Advanced Spine Surgery (JASS) 2021년 1월호에 ‘내시경 수술 후 발생한 척추 경막하 혈종’이라는 논문으로 소개했다. 대전우리병원 척추내시경 연구팀(박철웅, 박우민, 박정훈)은 초창기 척추내시경수술이 도입된 이후 많은 척추 내시경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척추 경막하 혈종은 수술 후 흔히 발생하지 않는 합병증으로 특히 신경공을 통한 내시경 수술 후 발생한 증례는 보고된 바가 없다. 척추 내시경 수술법 중 가장 미세 침습적 수술법으로 신경자극을 최소한으로 하면서 병변 부위의 신경압박소견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절개 수술시 발생할 수 있는 수술 후 혈종 같은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된다. 대전우리병원에서 경험한 내시경 수술 후 발생한 척추 경막하 혈종에 대한 특이하고 드문 증례에 대해 발생 이유를 고찰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방법들을 제시하기 위해 논문을 작성했다. 최근 척추 내시경 수술을 원하는 환자의 요구와 수술 성적 향상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내시경 수술에는 드물지만 뜻하지 않은, 피할 수 없는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환자분들에게 설명을 할 수 있게 됐다."

-세계 최초로 양방향 척추수술 교과서를 출판했다.

"5년전 고급 요추 내시경 수술 기법을 시작으로 일측형 양방향 척추 내시경, 고급 경추 및 흉추 내시경 수술 기법에 이르기까지 세계 최초로 경추, 흉추, 요추를 아우르는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법 가이드북을 집대성하게 됐다. 이번에 출간된 교과서는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의 태동부터 발전에 이르기까지 모든 내용이 수록된 집합체다. 이 책의 특징은 효율적인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 진행을 위해 수술기법의 가장 기본단계, 수술기구 테이블 세팅부터 고난이도 기법에 이르기까지 단계별 사진과 설명이 있으며 수술 전, 수술과정, 수술 후까지의 설명과 더불어 부록으로 수록된 영상을 통해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을 처음 접하는 의사부터 내시경 척추수술을 능숙하게 하던 의사까지 볼 수 있게 구성됐다. 척추 내시경수술에 대한 자세한 수술방법과 단방향 내시경수술, 양방향 내시경 수술 등 다양한 수술방법을 포함해 설명하고 광범위한 임상데이터를 정리해 척추수술을 시작하는 의사들에게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제 본분은 의사다.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들의 목표는 모두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경외과 의사는 어떻게 하면 현재의 관절 손상시키지 않고 최대한 보존하며 신경을 압박하는 병변은 신경을 손상시키지 않고 최대한 제거할 것인지, 변형된 척추를 최대한 정상에 가깝게 호전시킬 것인지 정하는 것이 평생의 고민이다. 30년간 여러 스텝들과 연구하고 수많은 임상을 겪으면서 축적된 노하우는 나만의 재산이 아닌 학술대회나 교과서 편찬 등을 통해 공유하며 목, 등, 허리 통증으로 고통 받는 모든 인류에게 안전하고 빠른 회복으로 일상 복귀를 돕는 것이 마지막 목표다."

김성준 기자 junea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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