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진 대전문화재단 시민문화팀 차장

야외활동이 잦아지는 요즘 대전 곳곳에서 각종 행사 및 공연이 진행되는 걸 볼 수 있다. 썰렁하기만 했던 공원에서 버스커들의 거리공연이 열리고 청소년들이 평소 연습했던 군무를 선보이는 등 끼를 발산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얼어붙었던 각종 문화예술활동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지난 3여년간 문화예술관련 종사자 및 예술인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공식적인 예술활동의 기회는 물론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시민들을 만날 수 있었던 거리공연조차 개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비대면 공연이나 온라인 플랫폼 등을 활용해 예술활동을 이어오긴 했지만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는 동안 공연 예술인들은 고사직전 상황으로 내몰리고 평소 예술을 사랑하는 시민들 역시 문화적 갈증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조치 이후 문화예술인들의 활동이 늘어나는 일은 반갑고 환영할만한 일이다. 신나는 거리공연과 퍼포먼스 등 다양한 문화예술활동 움직임들이 거리와 공원을 채우고 있다. 그동안 힘든 상황에서도 예술인들이 고통을 견뎌낼 수 있었던 이유가 있다. 머지않아 각자 가지고 있는 예술적 역량을 충분히 발산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펼쳐질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 여건은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팬데믹은 해제됐지만 문화예술 활동을 위한 지원과 활성화 정책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기간동안 침체됐던 예술활동이 다시 꽃을 피우고 시민들과 함께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 중심의 마중물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지역 아마추어 및 전문예술가들에게 공연예술 활동의 기회를 확장하고 예술가와 시민들과의 상호작용을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들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대전문화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들썩들썩인대전 사업은 시민에게 일상 속 문화향유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예술인들에게는 공연예술 활동기회제공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최초 2012년 원도심활성화시민공모사업으로 대전 원도심에서 시민과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 및 행사 등으로 운영됐다. 이후 지역 5개구로 범위가 확장돼 현재에는 도심 곳곳에서 길거리공연으로 펼쳐지고 있다. 지난 3월 공개모집을 통해 음악, 전통, 연극, 무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75개팀이 선정됐으며, 매회 4~5팀이 대전 곳곳에서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이고 있으며, 오는 10월까지 일상 속 문화예술공연을 확대할 예정이다. 코로나로 인한 지역 문화예술계의 어려움은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들썩들썩인대전과 같은 직접적으로 예술인들과 시민들이 상호 작용할 수 있는 사업은 지역문화 예술계에 성공적인 회복과 동시에 지역 경제와 관광 산업의 활성화에도 기여 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의 문화예술 생태계가 다시 살아나고, 지역 예술가들은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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