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인터뷰] 박하식 충남평생교육인재육성진흥원장
충남평생교육인재육성진흥원 내달 출범
충남인재육성재단·평생교육진흥원 통합
직원들과 많은 토론·조정 과정 거치는 중
두 기관 인력·자원 일원화로 시너지 기대
모로코 세미나에서 ‘세이펜’ 발표 예정
스페인으로 노인대학 우수사례 견학도
평생학습 정보전달 시스템 선진화 목표
바우처 예산 확보해 수혜자 부담 줄일 것
도민의 꿈·도전 응원하는 진흥원 최선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저출산과 고령화, 지방소멸 위기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역은 소위 인재를 잘 키워 지역에서 일하게 해야 생존할 수 있고, 개인 역시 은퇴 이후 여생이 길어지면서 인생 2막 준비가 필수인 상황이다. 이 가운데 충남도는 인재 양성과 평생 교육이라는 두 교육 줄기를 일원화해 한 기관에서 전담하기로 했다. 산하 공공기관 통폐합으로 충남인재육성재단과 충남평생교육진흥원이 통합한 충남평생교육인재육성진흥원이 내달 출범을 앞두고 있다. 초대 원장에는 지난달 1일 박하식 전 충남삼성고 교장이 앉았다. 그는 충남의 평생교육 우수 사업을 소개하고, 외국의 선진 사업은 배우고자 벌써부터 해외 출장에 오를 채비를 하고 있다. 취임 1달이 지난 시점에 충청투데이는 박 원장을 만나 인재 양성과 평생교육 등 그의 교육관을 들었다. <편집자 주>

- 취임한 지 약 1달이 지났다. 소감은.

"충남도민에게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인재육성재단’과 ‘평생교육진흥원’이 통합돼 ‘평생교육인재육성진흥원’으로 출발하게 됐다. 이 기관의 초대 원장을 맡게 돼 영광스럽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그동안 교육 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교육기관 경영 경력을 최대한 발휘해 통합 진흥원에 부여된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살리겠다. 인재를 발굴, 육성하고 도민 전체의 평생학습 수준을 업그레이드하겠다."

- 평생교육 관련해 해외 출장을 간다고 들었다.

"오는 8일부터 7박9일간 해외 출장을 간다. 충남 평생교육의 우수한 사업을 자랑하기 위해서다. ‘세이펜’이라고 어르신 문해 교육을 위한 이른바 말하는 펜인데, 이걸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열리는 국제평생교육세미나에서 발표하게 됐다. 세이펜을 글자 위에 올려놓으면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음성으로 알려준다. 이같은 기술은 그동안 영유아 교육에 집중적으로 사용됐지만, 배움의 시기를 놓친 어르신을 위한 것은 충남이 유일하다. 평생교육진흥원일 때부터 성인용 세이펜 교재를 만들었다. 반응도 좋다. 서울의 한 어르신인데 충남의 세이펜 교재를 사용하고 싶다고 연락이 와 제공한 적도 있다. 모로코는 아프리카 모든 사람을 위한 문해교육센터를 지으려 한다. 이번 세미나 발표를 통해 충남의 어르신 문해 교육이 국내를 넘어 세계의 표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충남의 우수 사업을 알리는 것 외에도, 반대로 해외 선진 사례를 배우는 기회이기도 한데.

"외국 우수 사례 견학으로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콤플루텐세대학을 방문하려 한다. 이 대학에서 노인을 위한 대학인 ‘아에품(AEPUM)’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도 노인대학이 있지만, 진짜 의미의 대학과는 차이가 있다. 아예품 과정을 마치면 대학처럼 학위도 취득할 수 있다고 한다. 직접 가서 보고 배워 충남에 접목하고자 한다."

- 두 기관을 하나로 통합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통합 기관이 해야 할 역할과 기능은 이미 조례로 마련돼 있다. 갈등을 조정하고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직원들의 창의적인 생각을 적극 수용하면서 통합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통합 기관을 구성하는 직원의 마음가짐이다. 그래서 확정된 안을 직원들에게 일방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토론과 조정의 작업을 하고 있고, 통합과정에서 새롭게 만들어야 할 조직, 규정 등을 함께 협의해 나가고 있다. 직원 모두가 새 기관의 주인, 통합 과정의 주체라는 마음으로 적극 참여하고 있다. 새롭게 탄생할 진흥원에 대해 직원 스스로가 기대감과 자긍심을 갖고 있다."

- 새롭게 출범할 평생교육인재육성진흥원의 모습이 궁금하다.

"기존 인재육성재단은 충남 학생 장학사업과 충남 출신 서울·대전 지역 대학생을 위한 학사 운영, 학자금 대출 지원 등을 수행했고, 평생교육진흥원은 문해력 해결과 시민대학, 시·군 평생학습 등을 해왔다. 학생 교육 및 지원, 성인 평생학습이 하나로 합하면 큰 시너지를 발휘하리라 본다. 또 두 기관의 인력과 자원을 일원화하기 때문에 행정의 효율화가 증진될 것이다. 이를 통해 형성된 유휴 인력과 재원을 기관의 고유 사업인 ‘교육’에 더 많이 집중하고, 그만큼 교육서비스의 질이 향상되리라 믿는다. 정규학교에 재학하는 학생만이 아니라 평생교육기관에서 학습하는 성인과 어르신을 위한 장학사업도 추진할 것이다. 평생교육기관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대학과도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인재를 필요로 하는 도내 기업과의 협력을 공고히 할 구상이다. 충남 학생에게는 글로벌 미래 인재에 대한 꿈과 희망을 주며, 도민에는 제2의 자아실현에 도전하는 용기를 주는 진흥원이 되겠다."

- 향후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도 설명해달라.

"도민 모두 평생학습을 할 권리가 헌법과 법으로 보장돼 있다. 그러나 장소, 시간, 비용의 문제 등으로 이같은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문제해결을 위해 진흥원은 우선 평생교육이 이뤄지는 장소와 시간, 프로그램을 쉽게 보고 신청할 수 있도록 평생교육 정보전달 시스템을 선진화하고자 한다. 또 평생학습 바우처 예산을 확보해 수혜자의 학습비 부담을 줄이려 한다. 장소의 문제는 진흥원의 ‘공유로’ 사업을 통해 강화할 생각이다. 공유로는 지역 내 공공기관과 대학, 기업 등이 평생교육 학습자를 위한 교육공간을 무료 제공하는 사업이다. 특히 충남의 인재상을 정립해 장학사업이 충남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개선할 것이다. 충남에서 공부해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되고, 충남을 위해 일하는 사람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진흥원의 존재 이유다."

- 마지막으로 도민에 한마디 한다면.

"충남은 역사적으로 한민족 정신문화의 보고이다. 외래문화를 가장 먼저 받아들이고 이를 주체적으로 수용해 다른 나라에 수출했던 문화선진국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첨단 산업부터 생명공학인 농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기업이 존재하며 많은 대학에서 첨단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그렇게 때문에 배울 것이 많고 발전할 여지가 충분한 곳이 충남이다. "그냥 이대로 살지 뭐" 하지 말고, 학생뿐만 아니라 성인인 도민 모두 꿈을 가졌으면 한다. 지금보다 더 즐겁고 행복한 삶, 새로운 직업에 도전하는 용기를 가지길 바란다. 재미있고 유익한 평생학습 사회를 구축해 도민의 꿈과 도전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진흥원이 되겠다. 도민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라고,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위한 기업의 참여와 기부도 기대한다. 원장으로서 세일즈에도 적극 나설 생각이다. 교육이 바로 설 때 충남이 대한민국을 이끄는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 되리라 믿는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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