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장 홍광초 통학시간 외 차량출입 제한
주차장으로 이용하던 시민들 형평성 거론
市, 주변 주차공간 부족 등 고려해 대책 마련

제천시가 차량 통제를 안내하기 위해 설치한 입간판.사진=이대현 기자
제천시가 차량 통제를 안내하기 위해 설치한 입간판.사진=이대현 기자

[충청투데이 이대현 기자] 제천시가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겠다”고 약속한 모산동 제천비행장의 출입을 슬슬 통제하기 시작해 논란이다.

인근 초등학교 등하굣길 안전을 위해 차량 출입을 일부 제한한 것인데, “다른 시민 편의는 외면하나”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24일 시에 따르면 1년 여 전부터 학부모들의 민원이 잦아지자 이곳에 ‘시민의 안전한 비행장 이용을 위해 홍광초등학교 통학 시간 외 차량 출입을 제한한다’는 안내 입간판을 세워놓고 출입·주차를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협조문 내용이 “홍광초 학부모들만 예외적으로 가능하다”는 의미로도 읽혀 ‘형평성 논란’이 나온다. 그런 데다 이런 조치 자체가 “시민의 자율성을 못 믿어 제한하는 것이냐”라는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민이 자율적으로 이용하는 비행장이 “홍광초 학부모 전용 주차장은 아니지 않냐”는 얘기다.

왕암동에서 비행장을 자주 찾는다는 한 시민은 “거리가 먼데도 일부러 차를 타고 와서 이용하는 시민들은 그럼 어디에 주차하란 말이냐”며 “자율적으로 조심히 주차하고 이용하는 대다수 시민 편의는 고려치 않은 행정”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시민은 “홍광초 학부모 민원 때문에 제한한 것으로 아는데, 별도 주차장이 없는 상황에서 그들에게만 특혜를 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차장 조성 등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전까지는 시민 자율에 맡기는 게 ‘비행장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겠다’고 했던 시의 애초 구상과도 맞는다”고 덧붙였다.

시에서도 다른 방안이 있는 지 검토에 들어갔다.

시 관계자는 “국방부의 군사 용도 폐지 이후 바리케이드를 철거하면서부터 차량이 출입했고, 그때부터 학부모들의 민원이 이어져 안내판을 설치했다”며 “차량 이용 시민이 크게 많지 않은 데다, 인근에 마땅히 주차할 공간이 없다는 점 등을 충분히 고려해 적절한 대안을 찾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가 최근 시민 8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71.1%가 제천비행장 매입을 찬성했다. 그 이유로 △시민 공익을 위해 활용 가능(66.6%) △국방부 승인 없이 언제나 사용 가능(35.3%) △비행장 부지의 미래가치'(28.1%) 등을 꼽았다. 용도로는 공원 또는 숲(41.6%), 문화시설(38.6%), 현 상태 유지(34.0%), 체육시설(24.9%) 등 순으로 응답했다.

이대현 기자 lgija2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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