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삽시다 소상공인 人터뷰] 김기봉 오정시장 중도매인연합회장
야채류 전문 취급 베테랑 중도매인
대전에 연고 없어 정착 힘들었지만
리어카로 물건 팔다 조금씩 번창
스스로 땀 흘려 번 돈 훈장과 같아
중도매인·직원 권익보호 ‘앞장’
오정시장 연매출 1조 달성 목표

김기봉 오정시장중도매인연합회장. 사진=서유빈 기자
김기봉 오정시장중도매인연합회장. 사진=서유빈 기자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30년 전 대전 역전시장에서 시작해 여기까지 왔네요. 오정농수산물도매시장이 중부권 최대 시장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김기봉(60) 오정시장중도매인연합회장(농협 대전공판장 채소지회장)은 30년 경력의 베테랑 중도매인이다.

오이, 호박, 가지 등 야채류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며 30년 넘게 장사를 해왔다.

대전에 연고는 전혀 없었다. 누나가 대전에 살고 있어서 한 두 번 와봤던 게 전부였다.

1990년, 전라도 영광에서 대전에 올라와 아무것도 몰랐지만 막연히 먹고살아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는 "처음 호주머니에 2만 5000원 정도 있을 정도로 터를 잡고 정착하기까지 힘이 많이 들었다"며 "오정동에 오기 전에는 역전시장에서 리어카를 끌고 이것저것 팔면서 조금씩 조금씩 사업을 번창시킨 것"이라고 회상했다.

도매시장 특성상 낮과 밤이 완전히 바뀐 생활을 일평생 해오면서 고충도 적지 않았다.

밤 11시20분에 일어나서 시장으로 출근, 물품 검수 후 새벽 2시30분쯤 경매가 끝나면 아침 10시까지 납품에 판매….

그는 "우리 중도매 사장들은 다음 날 일 할 생각에 계모임도 낮 열두시에 해야 한다"며 "토요일에 딱 하루 쉬는데 애경사 찾아다니고 밀린 일과를 하다 보면 쫓기면서 사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땀 흘려 번 돈은 그에게 훈장과도 같다.

그는 "도매 장사를 해서 하루 이익금이 나오면 하루에 10만원을 벌든 20만 원 벌든 기쁘다. 그 돈으로 두 아들이 학교를 잘 마치고 장가까지 다 보내서 보람이 크다"며 "자식들이 클 때 운동회나 각종 행사에 거의 참석을 못했고 여행도 잘 못 가서 그런 부분은 지금도 미안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그는 올해 1년 차 오정시장중도매인연합회장으로 중도매인 350명, 딸린 직원까지 1500여 명의 권익 보장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현재 오정시장 연매출 4500억을 넘어 5000억, 1조를 달성할 때까지 발전을 꾀하고자 연합회를 조직했다"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중도매인들을 위해 3년 임기 동안 법인들과 동등한 위치로 갈 때까지 열심히 뛸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정농수산물도매시장이 대전에서 제일가는, 중부권 최고 시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각오다.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엔데믹 이후 내수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가지고 있다.

그는 "코로나 사태로 식당들이 영업을 못하니까 도매시장도 매출이 많이 줄어서 힘들었지만 중도매인들이 꿋꿋하게 잘 버텨줬다"며 "코로나 엔데믹으로 오정농수산물시장이 많이 활성화될 테고 앞으로 좋은 일만 남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도매인들이 돈 벌고 사업 실적을 올리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건강이 제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오정농수산물시장을 찾는 상인, 대전 시민, 소비자들에게 친절하고 좋은 물건을 싸게 판다는 인식을 심어주면서 다 같이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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