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전국서 하락폭 가장 커 소진 빨라
부동산 거래량 회복은 시간 걸릴 듯

세종시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세종시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한유영 기자]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역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급매물 소진 등 충청권 부동산 시장에 벌써부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전국에서 공시가격이 가장 크게 떨어진 세종시의 경우 앞으로 급매물을 찾아보기 더 힘들어 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값 하락률 1위를 기록했던 세종시는 최근 급매물 소진과 부동산 규제완화 등의 영향으로 아파트 가격이 1년 8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2021년 7월 셋째주(0.05%) 이후 86주간 하락세를 이어오던 아파트 가격이 이번주 0.09% 상승한 것이다.

업계는 이미 급매물 소진이 진행 중이었고 공시가격 하락으로 세금 부담까지 크게 줄어들면서 그동안 세금 부담을 못 이긴 다주택자들을 중심으로 시장에 나왔던 급매물이 자취를 감출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조세 뿐 아니라 다주택자들을 대상으로 한 부동산 정책도 상당 부분 완화하면서 급매물로 내놓을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세종시에서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하는 박태복 대표는 "불과 한달 반 전에 급매물로 나온 새롬동의 41평 한 아파트는 8억 6000만원에 거래됐지만 그 이후로는 다시 10억원대로 올라갔다"며 "2개월 정도부터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었고 공시가 하락 영향으로 예전과 같은 급매물은 거의 없어질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보유세 부담으로 주택 매입을 망설였던 지역 실수요자들에겐 내집마련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시가격 하락에 따른 세금폭탄을 피할 수 있어 소비 촉진의 긍정적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세금 부담 완화가 소비 확대로 이어질 수는 있으나 금리의 불확실성과 불경기 흐름에 따라 당장 부동산 거래량 회복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재호 목원대 부동산금융보험융합학과 교수는 "이번 공시가 하락으로 지역별 부동산 시장의 영향은 물론 개인적 차원에서 재산세, 종부세 등 조세 부담 완화까지 다방면에서 영향을 미칠 것이라 본다"며 "경제학적인 측면에서 조세감면은 소비 증대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전반적으로 경제성장률, 경기가 좋지 않고 금리가 안정화되지 않고 있어 향후 부동산 시장 회복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유영 기자 yy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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