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희 K-water 충북지역협력단장

매년 3월 22일은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지난 1992년 UN총회에서 지구촌 물 부족과 수질 오염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각국이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매년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선포하였다. 우리나라도 1995년부터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정부 주관의 기념식을 개최해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상수도 역사는 1908년 한강 뚝도 정수장 건설로부터 시작된다. 이때부터 비로소 근대적인 물관리가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1960년 16.8%에 불과하던 상수도 보급률은 급속한 경제개발과 도시화를 거치면서 2021년에는 우리나라 총인구의 97.7%에 달하는 5,149만 명에게 상수도를 공급하는 등 눈부신 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이러한 양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2021년을 기준으로 연간 상수도 누수량은 6억8천8백만㎥에 달하며, 이는 우리나라 전 국민이 한 달 반가량 사용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이로 인한 손실액은 생산원가 기준으로 약 6,800억 원에 이른다. 최근 광주·전남 등 남부지방의 극심한 가뭄을 생각해보면, 땅속으로 새는 물이 이렇게 많다는 게 너무나 안타까운 실정이다.

지방상수도 시설의 노후화와 낮은 유수율에도 불구하고, 급수인구 감소와 열악한 재정으로 지자체가 자구적으로 시설을 개선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한국수자원공사는 2017년부터 환경부, 지자체와 함께 노후화된 상수도 관망과 정수장을 정비하는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은 노후 상수도를 개량하고 누수를 막아 생산원가를 절감하여 상수도 재정의 악순환을 끊고, 효율적인 상수도 관리체계를 마련하여 지역 간 먹는 물 서비스 격차를 해소하기 위함이다.

유수율이란 정수장에서 생산한 물이 가정까지 도달해 요금으로 징수한 양의 비율로, 유수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공급과정에서 새는 물이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수자원공사 충북지역협력단은 2018년부터 충북지역 6개 지자체에서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당초 목표한대로 유수율을 85%까지 높이면, 해당 지역에서만 연간 495만㎥의 누수량을 줄이고 125억원을 절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사업의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옥천·영동·괴산·음성 등 지자체는 이미 목표 유수율을 달성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성과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현대화사업의 성과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우리 공사는 ‘Post 현대화사업’을 통해 지속적인 노후관 교체와 숙련된 기술인력을 통한 누수 탐사와 복구, 관망 정비 등 사후관리를 실시하는 한편, 지역적 특성이 반영된 유지관리시스템의 전문적 운영·관리를 통해 선제적 물관리를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의 물의 날 주제는 ‘함께 만드는 변화, 새로운 기회의 물결’이다. 기후변화 등 물관리 여건 변화로 물관리 방식에도 모든 주체가 함께하는 변화가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도 정부와 지자체, 한국수자원공사가 긴밀한 협업으로 국민 누구나 믿고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