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세종·충남 발달장애인
서울 등 먼거리 있는 곳 이용
진료 받기까지 1년 넘게 걸려
광역시·도 1곳 이상 지정해야
설치 의무화 법안 발의 주목

장애인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장애인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투데이 김성준 기자] 지역 발달장애인들이 거점병원이 없어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광역시·도별로 거점병원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나와 주목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민주당 의원은 최근 광역지방자치단체마다 1개 이상의 발달장애인 거점병원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내용이 담긴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광역시·도는 지역 내 의료기관 1곳 이상을 발달장애인 거점병원과 행동발달증진센터로 의무적으로 지정해야 한다.

강선우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거점병원별 발달장애인 이용자 현황’에 따르면 현재 발달장애인 거점병원이 있는 지역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서울, 부산, 인천, 경기, 강원, 충북, 전북, 경남 등 8곳이다.

대전, 세종, 충남 등 9개 지역 발달장애인들은 거주지 인근에 거점병원과 행동발달증진센터가 없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2021년 거점병원을 이용한 발달장애인 8285명 가운데 2683명(32.3%)은 주민등록상 거주지가 아닌 다른 지역의 거점병원을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충청도 중 충북에만 거점병원이 있기 때문에 대전과 세종, 충남 지역 발달장애인 191명은 서울 등 먼거리에 있는 거점병원을 이용해야만 했다.

구체적으로 대전지역 발달장애인 37명은 행동 문제를 치료하기 위해 서울대병원을 이용했고, 다른 발달장애인 4명 역시 충북대병원과 전북대병원 등 다른 지역 병원을 방문했다.

세종과 충남 발달장애인 150명도 서울대병원과 충북대병원, 인하대병원 등에서 치료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발달장애인 수에 비해 거점병원으로 지정된 병원 수가 적다 보니 진료를 받기까지 길게는 1년 넘게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충청지역 발달장애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한 서울대병원의 평균 대기기간은 2020년 80.4일, 2021년 97일, 지난해 상반기 기준 73.4일 등이다. 심지어 일부 환자는 서울대병원에서 진료받기 위해 300일까지 기다리기도 했다.

한양대병원과 전북대병원 대기기간 역시 평균 365일, 최대 730일에 달할 정도로 진료를 받기 위해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길었다.

결국 발달장애인들은 부족한 의료 인프라 속에서 자해·타해 등 행동 문제를 적절히 치료하지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선우 의원은 "발달장애인이 어느 지역에 살든 차별 없는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와 지자체가 의료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준 기자 junea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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