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재설계 따른 혈세 낭비 비판
여야 동수 시의회, 승인 여부도 미지수

[충청투데이 송휘헌 기자] 민선 7기에 확정된 청주시 신청사 건립사업의 방향이 민선 8기 들어 대폭 변경됐다.

사회적 합의를 토대로 존치하기로 했던 본관동은 철거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또 98억원을 들여 국제 공모로 선정한 새 청사 설계도 정부로부터 투자심사를 다시 받아 재공모하는 쪽으로 수정됐다.

백두흠 공공시설과장은 18일 시청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열어 "신청사건립태스크포스의 의견을 수용해 설계 재공모를 하고 본관동은 철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백 과장은 먼저 "연면적 6만 3000㎡에 10∼15층 안팎, 800대 주차 규모로 설계를 다시 하는 내용을 담아 지난 5일 충북도를 통해 행정안전부에 타당성재조사를 신청했다"며 "타당성재조사에 이은 투자심사가 원만히 이뤄지면 내년 연말 국내 공모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노르웨이 스노헤타사의 설계안은 기능보다 디자인을 중시해 공사비 상승, 주차공간 부족, 본관 존치에 따른 비효율적 건축 형태 등 문제가 발생한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재공모 시 부지 전체를 활용한 효율적 설계 등이 가능해 사업비를 282억원(2535억원→2253억원)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백 과장은 이어 "본관동은 타당성재조사와 무관하게 철거할 예정"이라며 "문화재청도 구두 협의에서 본관동은 철거하되 일부 복원해 흔적을 남겼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시는 기형적 구조, 안전등급 미흡, 유지관리비 과다, 구조보강 등 추가 공사비 소요, 사회적 합의 과정의 비공정성, 일본식 건축양식 답습 논란 등을 본관동 존치의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시는 본관 철거 후 일부 복원과 함께 사진·영상 촬영, VR 콘텐츠 제작 등 기록화 사업도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시는 의회동 임시이전과 연계해 본관동을 철거한 뒤 2028년 11월 준공 목표로 2025년 8월 본관동과 그 주변 부지에서 새 청사 건립공사를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신청사 건립사업 수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 등은 재설계에 따른 혈세 낭비, 국제 신뢰도 훼손, 사회적 합의 번복, 행정 공신력 추락 등을 지적하고 있다.

한국건축역사학회도 전날 충북참여연대에 입장문을 보내 "본관동은 청주의 변화와 발전 과정이 그대로 담긴 역사의 산물"이라며 "철거 강행에 앞서 문화재 전문가 의견 등을 경청해 재활용 방법을 찾는 게 순서"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의석수가 같은 시의회가 본관 철거 비용 등을 승인할지도 미지수다.

▲ 청주시청사. 충청투데이 DB
▲ 청주시청사. 충청투데이 DB

송휘헌 기자 hhso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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