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부터 매년 수십명 참여
학생들 프로그램 만족도 높아
1기 참가자 유수 대학 진학 성과
소외계층 영재교육 필요성 커져
협력기관 찾아 선순환 지속돼야

KAIST 정문 [KA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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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 중학생 시절 뛰어난 학업 능력을 갖췄지만 경제적 지원을 받기 어려웠던 A 군. 2016년 첫 포문을 연 KAIST 인재양성 프로그램은 그에게 동아줄이 됐다. A 군은 KAIST 과학도들로부터 직접 멘토링을 받으며 꿈을 키워나갔다. 그로부터 8년 뒤, 서울대 재학 중 대학원 진학을 목전에 둔 그는 어엿한 과학도로서 프로그램을 다시 찾았다. 프로그램 이후에도 멘토로부터 도움을 얻은 그는 자신이 누린 혜택을 학생들에게 나누고자 했다. 프로그램 출범 10년이 채 되지 않아 교육 기부와 사회공헌의 선순환 구조가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2016년 1기를 시작으로 매년 수십 명의 과학영재를 길러낸 ‘KAIST 인재양성 프로그램’이 새로운 협력기관을 찾아 나섰다.

14일 KAIST 등에 따르면 프로그램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KAIST를 비롯해 기업과 언론, 교육청의 협력 기반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취지는 분명하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벌어진 교육 양극화를 해소하고 창의적 사고를 가진 이공계 인재를 양성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지난 8년간 프로그램을 거친 학생은 430여명에 이른다. 매년 대전지역 중학교 1~2학년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중 잠재적 과학영재들이 추천을 받아 참여했으며 10명 안팎의 KAIST 학생들이 멘토로 나서 교육을 이끌었다.

매년 봄·가을학기 멘토링과 프로젝트 중심의 여름·겨울캠프가 진행됐고 첨단시설을 갖춘 기업 견학과 문화체험, 교육봉사도 병행됐다.

학생들의 만족도는 높았다. 최근 5년간 각 세부 프로그램 만족도는 모두 4점(최대 5점) 후반대로, 지난해 기준 멘토링 4.83점, 여름·겨울캠프 각각 4.71점, 4.88점을 기록했다.

특히 수 년간 프로그램을 이어오면서 최초 1기 참가자들이 성인이 되자 A 군과 같이 유수의 대학에 진학하는 등 낭보가 전해지기도 했다.

또 A 군 사례에 더해 1기 멘토로 참여했던 KAIST 학부생이 사회인으로서 강단에 오르는 등 선순환 구조의 물꼬가 트였고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다만 그간의 성과와 가능성에도 불구, 자칫 협력기관을 찾지 못할 경우 맥이 끊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과거 프로그램을 수료한 대학생 B 씨는 "뜻밖의 기회가 어려운 환경을 벗어나 지금의 저를 있게 했다"며 "그러한 배움의 길이 단절돼선 안 된다. 어린 학생들에겐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계에선 이러한 소외계층 대상 영재교육의 필요성과 확대 방안들이 강조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경제적 여건에 따른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전지역 영재교육기관 등록 학생은 지난해 기준 3428명으로, 이 가운데 경제적 요인이 배경인 소외계층 학생은 48명, 1.4%에 불과하다.

특히 이는 2020명 95명에서 점차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해 급감한 것으로, 집안 형편에 따라 진입 장벽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역 교육계 한 관계자는 "소외계층 학생을 좌절시키지 않기 위해선 교육의 징검다리 역할이 필요하다"며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한 이유다. 교육과 복지는 무엇보다 지속성, 연속성이 중요한데 평등한 기회 제공에 초점을 두고 지속해야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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