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주 “민원 많아 불가피한 결정”
학생·학부모들 “근거 없는 차별”

스터디 카페(해당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연합뉴스
스터디 카페(해당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장예린 기자] 청주지역 중·고등학교 중간고사가 시작되면서 스터디카페 이용과 관련, ‘중학생 출입제한’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4일 청주 교육계에 따르면 청주시내 많은 스터디카페가 ‘시끄럽게 떠들고, 면학분위기를 흐린다’는 이유로 중학생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스터디카페 업주들의 주장에 대해 이용이 제한된 중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근거 없는 차별"이라고 맞서고 있다.

동남지구에서 세 명의 자녀를 기르는 A 씨는 "시험기간 동안 중학교 아들이 공부할 스터디카페를 알아봤지만 모두 고등학생 이상부터 출입이 가능했다"면서 "집엔 어린동생들이 있어 공부에 방해가 되는데, 공부할 곳이 없어 걱정"이라고 했다.

실제로 취재기자가 시내 중학교 주변에 위치한 스터디카페 21곳을 조사한 결과, 조건 없이 중학생 입장이 가능한 곳은 2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19곳 중 6곳은 사전에 보호자의 동의와 ‘혼자 다니겠다’는 조건을 걸고 중학생 입장을 허용하고 있다.

이마저도 중학교 3학년 미만 학생들은 해당되지 않고, 입장이 허용된다고 해도 친구와 함께 공부하러 오면 바로 퇴장 조치 당한다.

금천동에 위치한 한 스터디카페 업주는 "중학생들은 다른 학생들보다 집중력이 짧아 자주 돌아다녀 주변 학생들에게 방해가 돼 입장을 제한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스터디카페 업주 입장도 마찬가지다. 그는 "중학생 대부분은 혼자 오지 않고 몰려다닌다"며 "화장실을 갈 때도 함께 간다. 또 친구들과 떠들고 기본적인 매너가 부족해 출입을 막았다"고 했다.

일부 중학생 학부모들의 항의에 중학생 입장을 허용했던 스터디카페도 있었다. 그러나 민원이 쌓여 지난해부터 다시 중학생 입장을 제한했다.

스터디카페 업주 B 씨는 "중학생 학부모의 동의를 받고 혼자 다닌다는 조건으로 허락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들을 데리고 왔다"며 "소란스럽다는 다른 이용자들의 민원이 많아 퇴실 조치했다"고 밝혔다.

중학생을 제외한 스터디카페 이용자 대부분은 중학생 출입제한을 찬성했다.

주성동에 거주하는 한 고등학생은 "시험기간 때 스터디카페에 갔는데 중학생들이 시끄럽게 떠들어서 다른 스터디카페로 옮긴 적이 있다"고 했다

취준생 C 씨(24)는 "확실히 중학생 친구들이 고등학생들보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계속해서 떠든다"며 "그래서 중학생 입장이 가능한 스터디카페는 가지 않는다"고 했다.

중학생들의 불만은 크다.

D 군은 "내년이면 고등학생이 돼 열심히 공부해야하는데 집중해서 공부할 곳이 없다"며 "중학생이란 이유로 스터디카페 이용을 금지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중학생 E 양(15)은 "집 주변 스터디카페는 갈 수 없어, 부모님의 동의를 받고 멀리 있는 곳까지 가서 공부한다"며 "열심히 공부하는 중학생들도 있는데 ‘중학생은 시끄럽다’고 일반화하는 것은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장예린 기자 yerinis683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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