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폐쇄 않고 학교 통합해 자원 공유
초·중등교사 자격달라 교차지도 안돼
통합운영학교 적용될 법적기준 필요

충청권 초·중 통합학교 현황. 그래픽=김연아 기자.
충청권 초·중 통합학교 현황. 그래픽=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학령인구 절벽에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통합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물리적인 공간만 합쳤을 뿐 ‘따로국밥식 교육과정’은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통합운영학교는 저출생이 가속화 되며 농어촌지역이나 도서지역의 소규모 학교가 늘어나는데 따른 대안으로 충청권엔 총 17개교가 운영 중이다.

학교를 폐쇄하지 않고 현재 학교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2개 이상의 학교를 통합해 인적, 물적 자원을 공유하거나 통합하는 형태를 의미한다. 초·중학교는 의무교육임에도 불구 학생 수 감소에 따라 발생하는 일방적 학교 통·폐합의 폐해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됐다. 충청권엔 충북·남지역 주로 보은, 제천, 괴산 부여 등 면 단위 소재 학교가 통합했는데 일부학교를 제외하면 초·중 합쳐 학생 수가 100명이 채 안 된다.

문제는 교원자격이 다른 초등교사와 중등교사가 서로 교차지도를 할 수 없는 현행법 상 초·중학교의 완전한 통합 교육은 현재로선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실제 충청권 초·중통합운영학교 가운데 교과과정을 통합운영하는 학교는 단 한 사례도 없다.

교과과정 외 창의적 체험학습의 경우에도 충북 제천의 청풍 초·중학교만 유일하게 음악, 체육교육이 연계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청풍초·중학교 교감은 "교과과목을 연계하긴 지침 상 쉽지 않아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음악 연계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오케스트라를 통해 방과후 활동에 대한 학부모 부담을 줄이고 학생들의 교육효과도 굉장히 높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통합운영학교에서 이뤄지는 실질적 통합의 개념은 입학식이나, 졸업식, 운동회 같은 일반행사를 통합해 운영하는 정도다. 교무실 또한 청풍초·중을 제외한 모든 학교가 분리해 운영 중이다. 교직문화나 교원자격이 자체가 서로 다른 두 학교급의 교사가 서로 다른 공간에서 교육과정을 통합해 재구성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인 것. 학생 수 감소로 통합운영학교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나 이를 일원화 해 적용할 법적 기준은 부재한 탓이다.

일각에선 초중 통합운영학교의 목적이 단순히 공간 통합에 그쳐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현재는 물리적 통합과 재정 감축에만 통합운영학교의 목적을 두고 있어 실제 그 공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갈등상황은 물론 교육주체들에 대한 고려가 배제되고 있는 상황이다. 충남의 한 초·중통합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는 "현재 학교를 통합할 근거만 있을 뿐 본질적인 통합을 위한 제도는 마련돼 있지 않다"며 "교육대와 사범대간 교류가 적고 교과과정자체가 달라 교사들 간 이해가 부족한데 지침마저 없어 사실상 공간만 같이 쓸 뿐 완전한 통합학교라고 보긴 어렵다"고 전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등교. 사진=연합뉴스.
등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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