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업무상질병 사망만인율 1.09 ‘전국 2위’
제조업 시설 밀집으로 산재 발생 잦지만
피해 입은 근로자 ‘원정 치료’ 다니는 상황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충남 서북부 지역에 산업재해 전문 공공병원 건립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충남의 업무상질병 사망만인률은 1.09로 전국 2위 수준이지만 도 내에 산업재해(이하 산재)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병원이 없어 산재 피해자들의 경제적 부담과 이동 시간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고용노동부의 ‘2022년 산업재해 발생현황’에 따르면 충남에 위치한 사업장 11만 5669곳에서 83만 7220명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는 가운데 5355명이 재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근로자 1만명당 발생하는 업무상사고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업무상사고 사망만인율은 1.09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특히 천안과 당진은 산업재해조사 대상사고가 각각 13건, 10건이나 발생했고, 사망자도 14명, 11명으로 도내 전체 사망자 27명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충남 서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산업 재해에 취약한 석유화학, 철강산업 등 제조업 시설이 밀집해 있는 탓에 산업 재해 발생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

하지만 산재 피해를 입은 근로자들은 경기와 대전 등으로 원거리 치료를 다니고 있는 상황이다.

근로복지공단의 직영 산재병원은 전국에 9곳이나 있지만 도 내에는 부재하기 때문.

산재 전문 병원은 병원에서 각종 보험 급여 신청, 장해 판정, 심리·재활 상담, 직업 훈련, 취업 알선까지 한 번에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산재 근로자의 조속한 복귀에 도움이 된다.

또 충남은 전국 석탄화력발전소 58기 중 절반인 29기가 위치하고 있어 근로자들과 지역 주민들의 건강 진단·보건 의료 향상을 위해 산재 전문 병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상황이 이러하자 도는 민선 8기 역점 사업인 ‘베이밸리 메가시티’ 건설과 연계해 산재 전문 병원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당진시 송산면 일원에 사업비 1000억원을 투입, 200 병상 규모의 산재 전문 공공병원을 건립하겠다는 것.

이곳은 과거 현대제철에서 당진시에 종합병원 설립을 약속했던 곳이다.

도 관계자는 "도 내에 산재 병원이 없어 근로자들의 불편과 경제적 부담이 큰 게 사실"이라며 "도 차원의 산재 전문 공공병원 설립과 현대제철의 종합병원 건립 등 투 트랙 전략으로 산재 전문 병원의 설립을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한 공사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공사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