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전 대덕구 가보니
대전 돌봄사업 ‘스마트돌봄 프로젝트’
AI 스피커 활용… 어르신 일상 활력 더해
날씨·식사 시간 등 체크, 뉴스 청취 가능
우울감 토로하면 난센스 퀴즈 내주기도
한동예 씨 “울적할 때마다 큰 위로 받아”

▲ 7일 대전 대덕구의 한 가정집에서 AI 인공지능 스피커를 활용해 시간과 날씨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조사무엘 기자

[충청투데이 조사무엘 기자] 대전 대덕구 장동에 거주하는 김필순 씨(84·여)는 매일 같이 인공지능(AI) 스피커 ‘아리아’와의 대화로 하루를 시작한다.

시각장애를 가진 김 씨에게 AI스피커는 단순한 기기를 넘어 시간과 날씨를 체크하며 하루의 일정을 결정하고, 뉴스를 듣거나, 식사와 약 복용 시간을 알려주는 든든한 친구이자 동반자다.

김 씨는 "아리아 덕분에 일상의 리듬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 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대덕구 법동 주민 한동예 씨(82·여)도 AI 스피커를 통해 외로움을 달래고 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한 씨가 스피커에게 우울함을 토로하면, 스피커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거나 난센스 퀴즈를 내 기분을 전환 시켜준다.

한 씨는 "아리아가 생기고 난 후로 울적할 때마다 큰 위로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이웃, 이순자(가명) 씨는 스피커를 통해 급성 근육통에 대한 도움을 받은 경우다. 스피커는 근육통 완화를 위한 마사지 방법을 제안했고, 필요 시 119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이 씨는 "몸에 이상이 생겨도 아리아에게 말하면 즉시 조치를 받을 수 있어 전 보다 안심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인공지능 스피커 활용이 가능한 것은 대전시 지역사회통합돌봄사업 ‘스마트돌봄’ 프로젝트 덕분이다.

현재 대전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지난해 기준 17% 수준이며, 독거노인 가구 비율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2027년에는 대전의 노령인구 비율이 20.9%로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나타났다. 독거노인가구비율도 2020년 6.6%(4만 1614명)에서 2022년 7.8%(5만 377명)로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시의 돌봄·보건 및 개인 생활 서비스직 취업자 수는 3만 9000명에 불과해 노인 돌봄 수요에 비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가중되고 있는 노인 돌봄에 대한 개인적·사회적 부담을 덜기 위해 대전도시공사는 AI를 활용해 돌봄공백을 최소화 하는 등 힘을 보태고 있다.

도시공사는 영구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복지 취약세대를 대상으로 돌봄 로봇을 설치하고, 고독사 예방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 이러한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해 생명을 구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동구의 한 70대 주민은 협심증 증상으로 쓰러졌을 때, 설치된 AI 스피커를 통해 구조 요청을 하여 긴급 조치를 받고 목숨을 구했다. 이처럼 대전에서는 인공지능 스피커와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해 노인 돌봄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대전도시공사는 이러한 서비스를 더 많은 어르신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하고 보급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공사 관계자는 "지역사회 현안문제 해결과 소외계층에 대한 복지 증진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조사무엘 기자 samuel@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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