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무법자 ‘포트홀’]
포트홀 발생 지난해 대비 4배 이상 늘어
지난 1~2월 폭우·폭설 내린 게 원인 꼽혀
급격히 차선 바꾸려다 사고날 뻔 하기도

포트홀. 사진=이경찬 기자.
포트홀. 사진=이경찬 기자.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최근 ‘포트홀’ 발생이 지난해 대비 4배 이상 급증하면서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5일 충남도 등에 따르면 올해 1~2월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된 도내 포트홀 관련 민원은 지난해 88건에서 482건으로 394건(447%) 폭증했다.

포트홀로 인한 차량 파손을 호소하는 영조물 손해배상 청구도 지난해 같은기간 60건에서 올해 319건으로 259건(431%)이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로 위의 암살자’라고 불리는 포트홀은 갈라진 도로 틈으로 빗물 등이 유입돼 균열이 발생하거나 아스팔트가 떨어져 나가면서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해빙기나 장마철에 포트홀 발생이 급증하는 데 올해는 지난 1~2월 이례적인 겨울철 폭우와 많은 눈이 내린 탓에 최근 포트홀 발생이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된 포트홀 관련 민원이나 손해배상 청구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각 시·군 담당자들은 하루에도 수 십건 이상의 보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실제로 발생한 포트홀 발생 건수는 정확한 집계조차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한 시군 관계자는 "지난달 말 폭우가 내린 이후 포트홀 발생 신고가 급증, 하루에도 몇 십건 이상의 보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난해는 보수작업이 거의 없었는데 올해는 집계조차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겨울철 잦은 눈과 많은 비로 인해 도로 지반이 약해지면서 도내 곳곳이 지뢰밭으로 변한 것이다.

실제 공주시 탄천면과 논산시 연무읍은 지난해 4~5㎜의 강수량을 보였지만 올해는 2월 한 달 동안에만 각각 949㎜와 643㎜라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홍성군 홍성읍과 천안시 성환읍의 경우에도 지난해 2월 강수량이 없었으나 올해는 각각 128㎜와 101㎜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포트홀 발생이 급증하면서 운전 중 사고 위협을 느꼈다는 운전자들도 속출하고 있다. 운전자 A 씨는 "최근 충남 예산군의 한 도로를 3~4㎞를 지나는 동안 포트홀을 20개 이상 본 것 같다"며 "포트홀에 놀라 속도를 줄이거나 차선을 바꾸려다 뒤에 오던 차와 사고가 날 뻔한 적도 있다. 빠른 복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