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무법자 ‘포트홀’]
차량 속도 등 발생 원인 다양하지만
기후 요소 차지하는 비중 가장 높아
도로공사·보수 지침 변경도 원인

포트홀. 충청투데이 DB.
포트홀. 충청투데이 DB.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포트홀은 갑작스럽게 충격이 발생하는 탓에 차량 제어가 힘들고, 타이어나 휠, 하체 부품이 손상될 수 있다.

특히 포트홀을 피하기 위해 급하게 차선을 변경하거나 속도를 줄이다가 다른 차량과 충돌로 이어져 대형사고나 2차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이처럼 운전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포트홀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폭우 등 기후 요인이 꼽힌다.

도로 노후화, 화물차의 과적, 차량 속도, 겨울철 잦은 염화칼슘 살포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포트홀이 생기지만 기후 요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에 장마철, 해빙기 포트홀 발생이 급증하는 것.

실제 지난해 4~5㎜의 강수량을 보였던 공주시 탄천면과 논산시 연무읍은 올 겨울 각각 949㎜와 643㎜라는 기록적인 폭우를 기록하는 등 도내 상당수의 지역에 100㎜ 이상의 이례적인 겨울철 폭우가 쏟아졌다.

최근 급증한 포트홀은 올 겨울 눈과 비가 많이 내린 탓에 기본적으로 5년가량 사용할 수 있는 아스팔트 도로가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 도로 곳곳이 지뢰밭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도로도 시간이 지날수록 노후화되는 탓에 자연스럽게 아스팔트에 균열이 생기고, 대형 화물차 등의 통행량이나 차량의 이동 속도도 포트홀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최병호 한국교통안전공단 박사는 "포트홀은 날씨뿐 아니라 교통 특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30t 트럭이 지나가면서 도로가 받는 하중은 일반 승용차의 10만배에 달한다"며 "또 차량 통행 속도의 편차가 크게 나타날수록 포트홀 발생도 증가다"고 말했다.

또 겨울철 눈이 내린 뒤 도로 결빙을 해소하기 위한 염화칼슘 살포도 포트홀 증가의 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염화칼슘이 아스팔트의 부식을 증가시키는 등 도로 환경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밖에 2010년대 초반 ‘한국형도로’ 설치 방침에 따라 도로공사·보수 지침이 바뀐 점도 포트홀 증가의 요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국형도로란 겨울철 도로가 동상에 걸릴 수 있는 지면 깊이는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어 ‘동상방지층’ 이상으로만 도로 공사를 하면 되기 때문에 공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만 도로의 내구성은 약해질 수 있다.

예컨대 한국형도로 설치 이전에 동상방지층은 지역에 따라 다르더라도 전국 모든 도로 기반 깊이가 2m였다면 한국형도로 설치 이후 충남의 동상방지층은 1m, 강원도는 1.5m로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충남은 1.5m의 깊이로만 공사할 수 있다.

도로관리를 맡고 있는 한 관계자는 "포트홀의 발생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탓에 한국형도로 설치로 포트홀이 증가했다고 보기는 무리가 있지만 한국형도로가 설치된 곳의 균열이 큰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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