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문학 선생님’ 변신
평생학습관 등서 재능 나눔

제천 향토시인 한인석 씨
제천 향토시인 한인석 씨

[충청투데이 이대현 기자] "의림지에 전시된 시(詩)를 봤다며 지인이 연락했는데, 얼마나 고마운지 한달음에 달려갔죠."

고향 제천에서 활발한 창작 활동뿐 아니라 제자 양성에도 진심인 향토 시인이 있다. 한인석 시인이 그 주인공.

그는 사실 제천시청에서 청춘을 다 보낸 ‘공무원’ 출신이다. 퇴직 후에는 ‘문학 선생님’으로 변신해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이런 재능 나눔은 "글 쓰는 재능을 지역을 위해 쓰겠다"며 늘 꿈꿨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퇴직 후에야 그 꿈을 이뤘다.

한 시인은 지금 제천시인재육성재단에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동시와 디카시(디지털카메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해 찍은 영상과 함께 문자로 표현한 시)를 지도하고 있다.

제천시평생학습관과 제천시립도서관에서는 성인들에게 자서전 쓰기와 디카시를 가르친다. 퇴직 후 벌써 3년째 이어온 재능 나눔 활동이다.

제천문화재단의 ‘디지털 인생 기록사 양성 과정’을 이수한 그는 곧 어르신들의 영상 자서전 제작에도 참여할 생각이다.

퇴직 후 삶이 만족스러운지 물었더니, 그는 "공직 생활 절반을 글 쓰는 부서에서 일했다"며 "감성이 풍부한 성격인데, 법을 근거로 딱딱한 행정을 했으니 고충이 컸다"고 털어놨다.

엄살 부리듯 털어놓긴 했지만 사실 그는 공직 내내 ‘한 작가’로 불렸을 만큼, 화려한 문학 이력의 소유자다.

시청문학회와 시인촌, 시여울 창립 멤버인 그는 1996년 제천문학에 입회해 자유문학(2004년), 2005년 시조문학(2005년)으로 등단했다.

제16대 제천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하고 지금은 제천예총 감사와 한국문화해외교류협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시상 경력도 화려하다. 입법·사법·행정·교육 등 전 분야를 아우르는 ‘공무원 문예대전’에서 수필 최우수상(4회), 시조 우수상(7회)을 받았다.

또 2002 전국 소방 문화 대상 동상, 제4회 설록차문학상 최우수상, 2021 홍성군 디카시 공모전 동상, 제6회 황순원 디카시 공모전 우수상 등 어지간한 상은 다 휩쓸었다.

저서로는 시집 ‘나비처럼 살 수 있다면’(2008년), ‘양은 도시락’(2022년)을 발간했다.

그는 지역 언론사 칼럼니스트와 남제천 마을신문 ‘봉화재 사람들’의 객원기자로 활약하는 등 화려한 인생 2막을 써 내려가고 있다.

제천=이대현 기자 lgija2000@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