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식 세종시 국제관계대사

세종대왕은 안으로 한글 창제와 과학기술을 창달하는 한편, 대외적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주변국과의 관계를 정립했다. 명(明)과 사신외교를 추진하고, 북으로 4군 6진을 개척하여 우리나라 영토의 틀을 잡았다. 남으로도 대마도를 정벌하고 왜관을 설치하여 일본과의 통상관계를 수립했다. 15세기 동아시아 국제질서 틀 안에서 자주국가 조선의 세계화를 도모한 것이다.

세종대왕의 이름을 물려받아 21세기 대한민국 정치·행정수도로 성장한 세종시의 세계화 성과를 살펴보자. 일본 치바 현과 의료복지 및 디지털정부 분야, 시즈오카 현과 정원도시 분야, 교토부와 IT 및 스마트시티 분야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과는 샨시성 및 구이저우성과 우호 관계를 맺고 있다. 신행정수도 ‘누산타라’를 설립 중인 인도네시아와 우호 협력관계를 구축 중이며, 말레이시아의 행정수도 푸트라자야와도 실질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라오스의 고대 문화수도인 루왕프라방 주와 교류 협력도 논의가 가속화되고 있다. 서구로 눈을 돌려보면 미국 보스턴시와는 IT, 교육 분야 협력을 추진하고 있고, 행정수도 워싱턴 D.C.와도 협력을 타진하고 있다.

이처럼 대한민국 정치·행정수도 세종이 외국과의 교류 협력과 세계화에 매진하는 이유가 뭔가. 세계화를 통해 관광산업을 촉진하고, 문화적 다양성을 확대하여 세종시를 더 재미있고 활력 넘치는 도시로 만드는 중요한 축으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미래전략수도 세종시의 세계화가 성과를 내면 대한민국의 ‘글로벌 중추국가’ 성장에도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

때마침 관광 중심 도시로의 발전 가능성을 선보이고 있다. 이응다리가 야경 명소에 부여되는 ‘2023 대한민국 밤밤곡곡 100선’에 선정됐다. 한글문화도시로 성장 가능성을 높이며 ‘대한민국 문화도시’ 후보지가 된 것도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복숭아 이미지를 살린 ‘복숭아 축제’, 한글날과 어울러진 ‘세종축제’는 세종시 브랜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국제대회 개최는 외국인의 세종 방문을 유인하고, 국제도시 세종을 알리는 좋은 수단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2026년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정원도시 세종’의 브랜드를 국제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선수촌 운영과 폐막식 개최가 예정된 2027년 충청권 하계대학대회는 세종시의 세계화 수준을 과시하는 또 하나의 척도가 될 것이다.

세종시의 세계화는 단순한 구호나 관료들의 논의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세종시민 모두가 세계 시민이라는 국제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작은 것부터 참여하고 실천할 때 ‘세계와 소통하는 국제교류 중심지 세종특별자치시’가 대한민국의 중심에 우뚝 솟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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