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범 천안우리병원 진료과장

김현범 천안우리병원 진료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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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0년 전만 해도 혈액투석이나 복막투석과 같은 ‘신대체 요법’을 받는 만성 신부전 환자의 기대 수명을 5~10년 정도로 생각했다.

지금도 전 세계 인구를 대상으로 한 자료를 보면 투석받는 만성 신부전 환자의 기대수명을 10년 정도로 잡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 주변을 보면 10년 이상 건강하게 투석치료를 받고 있는 분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의료 기술의 발전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잘 관리하고 건강하게 장기간 투석받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건강을 유지하며 오래 혈액투석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을 알아보도록 하겠다.

많은 분들이 투석환자의 건강관리를 생각할 때 ‘피해야 하는 음식’을 먼저 생각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투석을 받는 환자들과 매일 만나다 보면, ‘건강하게’ 투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투석을 진행할수록 골격근량이 감소하고 근육 위축이 온다는 보고는 꾸준히 논문에서 언급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자신의 신체조건에 맞는 운동을 꾸준히 할 것을 권장한다.

또 칼륨을 조심해야 한다. 신장 기능이 악화되면 노폐물을 배출하는 능력이 떨어지면서 혈액에 칼륨이 쌓이게 된다.

투석을 통해 과하게 축적된 칼륨을 제거할 수 있으나, 매일 혈액투석을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칼륨이 많은 음식 섭취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칼륨이 많은 음식들을 피하는 것이 좋다. 섭취하게 된다면 생야채는 적어도 1~2시간 물에 푹 담궈서 칼륨을 빼낸 뒤 삶거나 데쳐서 드시고, 생과일은 하루에 사과 반쪽 정도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여기에 인을 조심해야 한다. 신장 기능이 악화되면 인을 배출하는 능력도 떨어지게 된다. 칼륨이나 염분은 투석을 통해 교정할 수 있으나, 인은 투석으로 제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음식 조절이 중요하다. 인이 높아지면 뼈가 약해지고 심장질환의 위험이 높아져 장기적으로는 기대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의 1일 섭취 허용량은 800~1000㎎ 이하로 권장하고 있다.

인이 많이 함유된 음식들로는 견과류, 유제품, 육류, 생선, 건어물, 가공식품들(초콜릿, 라면 등)이 있다. 꼭 섭취해야 하는 단백질에도 인이 포함돼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능하면 고기 계란 우유 콩 등 단백질이 많이 함유된 음식만 섭취할 것을 권하고 있다.

소금과 과도한 수분 섭취도 하면 안 된다. 투석치료를 받기 시작하면 매주 2회 혹은 3회 병원에서 3~4시간씩 투석을 받느라 지치게 되고, 먹는 것도 조심하고 피해야 할 것들도 많아진다.

투석 환자로 생활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 속에서 건강하고 즐겁게 생활하려면 작은 것부터 하나씩 하나씩 맞춰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투석받는 환우 분들이 조금씩 더 나아지고 건강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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