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23년 12월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진학사 정시 합격전략 설명회를 찾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입시 지원 참고표를 살펴보고 있다. 2023.12.14 사진=연합뉴스.
2023년 12월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진학사 정시 합격전략 설명회를 찾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입시 지원 참고표를 살펴보고 있다. 2023.12.14 사진=연합뉴스.

최근 마감한 2024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사실상 미달을 기록한 대학이 3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정원미달 대학의 대부분이 지방소재 대학이라는 점이다. 한 사설입시학원이 전국 188개 대학의 정시모집 원서접수 결과를 분석해보니 경쟁률이 3대1 이하인 대학이 59곳(31.4%)이나 됐다. 대입 정시모집은 수험생 1명이 최대 3개 대학에 원서를 넣을 수 있어 중복합격자의 이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경쟁률이 3대1이 되지 않을 경우 정원미달로 간주한다.

경쟁률 3대1 이하인 59개 대학 가운데 7개 대학만 수도권에 소재하고, 나머지 52개 대학은 비수도권, 즉 지방대다. 정원미달 대학의 무려 88.1%가 비수도권 대학인 셈이다. 지난해에도 경쟁률 3대1 이하 대학 가운데 수도권대학은 8개에 불과한 반면 비수도권 대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87.9%(58개 대학)나 됐다. 충청권 대학으로 좁혀보면 대전 3개, 충남 6개 대학이 3대 1미만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정원미달 대학에는 국립대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수도권대와 지방대의 양극화 현상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올 대입시는 이른바 ‘불수능’의 여파로 수도권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원미달 대학들은 다음달 22일부터 추가모집에 들어간다. 가뜩이나 위기에 처한 지방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저출산의 여파로 학령인구가 갈수록 줄어들면서 대학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정원미달 사태가 일시적 현상이 아닌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고 보면 특단의 대책마련이 긴요하다.

교육부는 한국어교육 기반 국제교류 활성화 사업에 충남·북 등 9개 교육청을 선정했다고 9일 밝혔다. 이 사업은 한국 유학에 대한 잠재적 수요를 늘리기 위해 해외에서 한국어교육을 활성화하는 프로그램이다. 지역 소재 대학들이 외국인 학생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대학은 지역사회의 구심체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학의 몰락은 지방소멸을 부추긴다. 과감한 구조조정 등 자구책 마련에 지체할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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