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YMCA 29년간 급식소 운영
하루 기본배식 국수 170인분 준비
후원줄고 자원봉사자 발길 뜸해져
“힘든 상황이지만 관심 가져주길…”

무료급식소를 찾은 노인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무료급식소를 찾은 노인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장예린 기자]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3고 시대’가 지속되면서 연말연시 이웃사랑의 온기도 꽁꽁 얼어붙고 있다.

충북 지역에서 봉사자와 후원이 줄면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뜻한 식사 한 끼를 제공하는 무료급식소 운영에도 비상이 걸렸다.

청주 YMCA는 지난 1995년부터 29년간 무료급식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 단체는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무료급식을 도시락배달로 대체하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급식소 운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무료급식 봉사자들이 크게 줄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청주 YMCA 관계자는 "급식소에 사람들이 몰리면 준비한 음식이 순식간에 동이 난다"며 "부족한 음식을 조리할 봉사자가 없어 난처한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다"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최근 불경기로 인해 자원봉사자들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며 "경기가 어려워지자 일부 자원봉사자들은 소정의 사례비라도 받을 수 있는 곳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육체적으로 힘이 많이 드는 것도 봉사자들이 무료급식소 봉사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다.

국수를 급식 하려면 대량으로 삶아야 하기 때문에 재료 다듬기, 육수 끓이기 등 사전 준비만 3~4시간이 필요해 육체적이나 시간적인 부담이 크다. 일반 후원도 예년에 비해 뜸해지고 기업의 후원과 빈도도 크게 줄어 운영에 부담이 되고 있다.

청주 YMCA는 청주시의 지원을 받아 기본 배식인 국수를 하루 170인분 준비한다.

국수를 제외한 빵 등의 부식은 기업 등의 후원을 받아 어르신들에게 제공하고 있지만 후원이 줄면서 부식을 받지 못하는 어르신이 생기지는 않을까 매번 노심초사다. 예전에는 생활이 어려운 이웃이 가장 추위를 타는 연말연초 온정이 경기 변화를 크게 타지 않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청주 YMCA 관계자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국수만 드릴 수 없어서 그동안 후원금으로 부식을 제공해 드렸는데 현재는 후원이 줄어들어 이마저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간혹 부식이 부족하면 다음엔 좀 더 일찍 오시라는 말 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두 힘든 상황이지만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자원봉사에 좀 더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주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장예린 기자 yerinis683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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