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9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청에서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홍보 역할을 해 온 부산시 캐릭터 부기 입간판이 트럭에 실려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9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청에서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홍보 역할을 해 온 부산시 캐릭터 부기 입간판이 트럭에 실려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년 가까이 준비해 도전했던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가 아쉽게도 불발됐다. 2014년부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애써온 부산시민은 물론 온 국민의 아쉬움이 크다. 부산엑스포 유치는 단순히 부산만의 발전을 위한 게 아니라 서울과 부산을 두 축으로 국토 전반을 균형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이 깔려있었던 만큼 아쉬움이 더 크다. 세계 96개국 정상과 150차례 이상 만나며 유치에 전력을 다했던 윤석열 대통령과 우리나라 기업들, 그리고 민간 홍보대사들에게도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

올림픽, 월드컵과 더불어 가장 큰 메가이벤트로 불리는 엑스포 유치는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그 준비 기간도 길고 투자해야 할 것도 많다. 하지만 유치만 한다면 그 이상의 유무형의 가치를 얻을 수 있는 행사이기도 하다. 88서울올림과 2002한일월드컵 등 이미 메가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치른 우리나라 입장에선 엑스포를 통해 다시 한 번 도약하고 대한민국의 국가브랜드를 높일 수 있는 기회로 만들겠다는 복안이었다. 동시에 이번 엑스포를 통해 국토균형발전의 전략도 야심차게 추진할 계획이었다.

유치 실패에 대해 사우디아라비아 오일머니의 힘과 경쟁에 뒤늦게 뛰어들었다는 지적, 정치적 논란 등 많은 얘기들이 오가지만 지금은 잘잘못을 따질 것이 아니라 실패 원인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부족했던 점을 찾아내 보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비단 엑스포 유치 재도전 뿐만 아니라 또다른 국제행사 유치에 있어 교훈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경쟁국의 강점을 벤치마킹하고 우리의 부족했던 부분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따져본다면 앞으로의 길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반성, 성찰과 함께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엑스포 유치는 실패했지만 국토 균형발전 전략만큼은 더 보완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점이다. 외국에서 볼 때 ‘대한민국’하면 서울밖에 모르는 현재의 한계에서 반드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앞으로 엑스포 등 메가이벤트를 통해 대한민국에는 서울도 있고 부산도 있고 대전도 있고 광주도 있고 대구도 있다는 것이 세계인들에게 보편화 될 때 지역 균형발전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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