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문화신문

한국·사우디아라비아 두 사회의 유사한 인간 윤리 원칙과 효 가치

▲ 국방대 수탁장교(사우디아라비아) 알후사인 무함마드 사드)
▲ 국방대 수탁장교(사우디아라비아) 알후사인 무함마드 사드)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정치·사회·문화적으로 각각 유교와 이슬람의 영향을 받았다. 따라서 각자의 나라를 이해하는데 있어 유교와 이슬람의 윤리원칙과 가치를 먼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슬람 문화는 자비, 동정, 자선, 용서, 존경, 정의와 순결의 정신을 바탕으로 세워졌으며 크게 명령과 금지, 보상과 처벌로 구성되어 있다. 명령은 선에 협력하고 악을 금하여 올바른 생활을 통해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 개선을 장려한다. 무슬림의 금기사항에는 거짓말하지 말 것, 험담하지 말 것, 부모에게 반항하지 말 것, 약속이나 제약을 위반하지 말 것 등이 있다. 무슬림에서는 부모 에 대한 공경과 형제간의 우애 등 자비와 사랑이 관계의 기둥이 된다.

한국의 유교는 조선시대 이후 사회체제의 주요 동력으로, 도덕성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며 자기통제와 사회적·법적 규율에 스스로 순종하는 것을 장려한다. 자녀들은 부모에게 순종하며, 동생은 형을 공경하고, 신하는 임금에게 충성해야 한다. 예절과 질서를 중시하며 정직하고 성실한 삶을 장려한다. 유교에서는 교육을 통해 선량한 인격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도덕성은 개인으로부터 가족에게 전달되고, 가족에서 사회로 더 나아가 인류로 옮겨질 것이라고 믿는다.

유교문화와 이슬람문화는 유사한 윤리적 가치관과 특성을 공유한다. 두 문화 모두 사익보다 공익을 우선시하며, 개인의 인성 강화와 사회적 통합에 초점을 둔다. 또한 부모 공경, 형제 우애, 어른에 대한 존중, 선행 장려, 정직과 성실, 겸손, 예절과 질서, 정의와 공정을 중요한 사회적 가치로 인정하고 강조한다.

개인적 차원에서는 자신의 욕망을 통제하여 바른 인성을 가지고 선을 실천하는 것을, 사회적 차원에서는 공동체의

단결을 유지하며 이기주의와 욕망으로부터 사회를 다함께 보호하는 것을 중요 가치로 여긴다.

또한 양국 모두 가족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개인이 가족을 부양하고 지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며, 부모님을 잘 섬겨야 한다. 어른들을 대할 때는 귀찮아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보살피며, 돌아가신 후에는 조상들의 무덤을 방문하여 내세에서도 평안하기를 빌며 추모한다. 나이가 많은 웃어른과 대화할 때에도 존중과 존경을 바탕으로 한다. 연장자의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끼어들지 않고 경청해야 하며, 젊은 사람이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때에는 먼저 어른에 대한 존경을 표한 후 겸손을 갖춰 농담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부모는 정성과 헌신을 다해 자녀를 돌보고 교육하며, 반대로 부모의 나이가 많아지면 자녀가 부모를 돌본다. 특히 이슬람에서는 부모에게 불복종하는 것이 큰 죄가 되어, 불효는 법에 의해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유교문화에서도 부모에게 순종하지 않는 것에 대해 사회적, 도덕적 지탄을 받는다.

흥미롭게도 두 문화는 매우 유사한 식사예절을 가지고 있다. 식탁에서는 나이가 가장 많은 사람이 먼저 식사를 시작하며, 어른이 식사를 시작한 후에 다른 사람들이 식사를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식사 중일 때 자리를 떠나는 것도 예의가 아니므로 다른 사람들이 식사를 마칠 때까지 기다린다. 잔치를 하거나 밖에서 외식을 할 때에는 가족 중 수입이 있는 연장자가 비용을 지불해왔지만, 최근 경제패턴과 사회적 변화로 인해 가족 전체가 모임 비용을 함께 분담하는 추세이다.

이처럼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문화적으로 많은 유사한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효’와 관련해서도 다양한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다. 서로의 공통점에 주목하여 양국의 문화적, 사회적 관계를 심화시켜 나간다면 양국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전략적 파트너로 발전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다양한 노력을 통해 양국이 문화적으로 더욱 가까이하여 한 걸음 발전된 관계로 나아가길 바라는 바이다.

국방대학교 수탁장교(사우디아라비아) 알후사인 무함마드 사드(ALHUSSAIN MOHAMMED SAAD S)
 

▲ 문희봉 명예기자
▲ 문희봉 명예기자

고마운 당신

모 방송국 프로그램의 ‘황금연못’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과 감동을 주었다. 76세의 가장이 자기보다 7살 연하인 아내를 칭찬하는 내용이었다. 말 그대로 고마운 당신이다. 아내가 결혼하고 29년 만에 처음 생일 축하 국으로 끓여주어 먹어보았다는 미역국을 가지고 나왔다.

아내는 원래 보험설계사였다.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나서 그런지 69살인데도 한 10년은 아래로 보였다. 결혼 후 갖은 고생을 했는데도 말이다. 결혼과 동시에 보험설계사를 접었다.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서였다.

남편은 오 남매를 키우기 위해 중동에까지 가서 열심히 일했다. 거기서 벌어온 돈으로 사업을 시작했는데 그게 잘못되었다. 거기다가 설상가상으로 중풍이란 병이 찾아왔다. 대소변도 혼자 힘으로 처리하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지팡이에 의지해 걸어야 했다. 이것도 처음에는 할 수 없어 누워 지냈다. 이때 아내는 숨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아니 한 것도 아니라 했다. 도망이라도 가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한다. 그런데 둥근 밥상을 펴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열심히 지우고 쓰면서 공부하는 자식들을 보며 ‘내가 이러면 안 되지.’하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한다. ‘내가 없으면 애들 어떻게 살까?’ 하는 생각을 하니 두 주먹에 힘이 생기더라 했다. 그런 아내가 남편은 고마운 것이다.

부부가 살아갈 근원적 바탕은 사랑과 이해다. 사랑한다는 것은 행동으로 보여주고, 상대방의 장점을 인정해 주고, 칭찬해 주는 것이다. 부부는 경쟁자가 아니다.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 주는 관계이다. 부부는 상대방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 아니고, 봉사하는 정신으로 살아갈 것을 요구받는다. 부부는 차지한다기보다는 붙잡아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 관계이다. 이런 정신으로 살아가는 그들이기에 그들의 앞날은 밝을 수밖에 없다.

좋아하는 사람의 이름은 수첩의 맨 앞쪽에다 적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은 가슴에 새긴다는 말이 이 부부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 이들을 보면서 부부 사이라도 마주 보고 누우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지만, 등만 돌리면 십만 리 거리나 되어버리는 것이니 존경과 신뢰를 품고 참으로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문희봉 명예기자

▲ 세계 각국의 효문화 에콰도르의 현대 효문화 글·그림 : 정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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