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 뒤 드리운 선수 육성의 그늘]
전국대회 1·2등 하는 학생선수 아니면 4·5등 하는 선수들은 중간에 그만 둬
초등 유망선수 영입하는 건 더 어려워… 대전, 농구 실업팀 없어 고등부만 출전

실업팀. 그래픽 김연아 기자. 
실업팀. 그래픽 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1. 남자일반부 무타페어, 에이트 종목에서 각각 금메달을 획득한 대전 조정팀은 이번 체전에서 700점 이상의 성적으로 대전 내 종목 중 중상위권을 유지 중이지만 훈련 과정은 순탄치 못하다. 조정 훈련을 위해서는 2㎞의 직선거리가 확보돼야 해 대청댐이 좋은 훈련 장소가 될 수 있지만, 여러 규제로 이용할 수 없다. 이에 매번 한 번의 훈련을 위해 충주로 원정을 가며 시간과 비용, 체력적 소모가 크고 환경은 열악해 팀은 해체될 때도 많은 데다가 선수 영입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2. 대전 카누 팀은 여자일반부 k1-500m와 k4-500m에서 각각 금메달을 획득했다. 미래가 기대되지만, 이들 역시 고충이 존재한다. 훈련장인 대전 방동저수지 전체 길이 1300m 중 700m만이 계약돼 종목 거리 1000m인 남자 고등학생 부문은 훈련이 쉽지 않다. 여기에 화장실, 샤워실도 마련돼있지 않아 선수들은 매번 간이 천막을 이용하는 열악한 환경에 있다. 올해 체전 준비도 대전보다 안동 저수지로 훈련을 더 많이 나갔다. 감독은 기본 훈련 환경부터 열악하다보니 선수들을 데려오기 미안할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제104회 전국체전이 성황리에 막을 내리고 대전 선수단 역시 값진 성적을 만들어냈지만, 이들 뒤에는 여전히 고충이 존재한다.

특히 비인기 종목의 경우 훈련 환경조차 조성돼있지 않거나 열악해 갈수록 선수의 수가 줄고 있다.

선수 발굴조차 쉽지 않은 종목에 처우, 환경의 열악함으로 중도포기자 수가 늘며 연계 육성까지 어려워진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전 한 체육계 관계자는 "학생 선수들 중 전국대회 1,2등 정도는 그나마 남는 편이지만 그 외 4,5등 하는 선수들은 실업팀으로도 갈 수 없는 여건임을 알다보니 중간에 그만둘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식으로 학년이 올라가면서 중도탈락, 포기자 수는 늘고 마지막까지 남는 선수들의 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중도탈락, 포기보다 애초에 초등 유망 선수를 영입하는 건 더 어려운 일이다. 학부모 입장에선 하나뿐인 자식이 뙤약볕에서 고생만 하고, 진로는 불확실하니 중학생이 되기 전에 그만두거나 처음부터 운동을 시키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토로했다.

악순환이 이어지자 이번 체전 49개 종목에 대전 선수단이 모두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세부종목 중 참여하지 못한 종목은 336개, 632명 규모에 달한다.

세부 불참률은 30.57%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농구 종목은 실업팀이 없어 고등부만 출전하기도 했다.

초등부터 일반부까지 연계 육성의 어려움으로 선수층이 얇아지며 팀조차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다.

대전 체육계 관계자는 "그나마 남아있는 선수들마저 열악한 환경 속에 있어 훈련, 운동에 전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방면으로 시스템 개선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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