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박. 그래픽 김연아 기자. 
도박. 그래픽 김연아 기자. 

청소년 도박중독 환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니 여간 걱정이 아니다. 성인들의 전유물이었던 도박이 청소년에게까지 파고든 건 어른들의 책임이 크다. 온라인상에서 뿐만 아니라 심지어 교실에서도 도박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장난삼아, 재미로 한두 번 내기를 할 수 있겠으나 반복되면 중독에 빠지게 된다. 용돈수준으로 시작한 도박이 나중에는 돈을 빌릴 만큼 도박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기 일쑤다. 문제는 자신이 도박중독자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보면 19세 이하 청소년 도박중독 치료 환자는 올해 1∼8월 111명이나 된다. 2017년의 39명과 견줘 3배 가까이 늘었다. 도박중독 치료 환자만 이 정도이지 실제 도박중독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청소년 도박 문제 상담자 수는 2015년 51명에서 올해 1∼8월 무려 1406명으로 약 28배 폭증했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의 ‘청소년 대상 도박 문제 관련 상담 현황’에서다. 심지어 만 14세 이하 청소년이 도박사건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까지 있다.

초·중·고등학생 19만여명이 ‘도박 위험집단’이라는 최근 조사결과는 충격적이다. 그 바탕에 스마트폰, 온라인이 있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언제든지 도박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다. 청소년들이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또래아이들의 돈을 강탈하거나, 고금리 사채를 이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박 빚을 감당하지 못한 청소년들이 절도 등 제2의 범죄에 빠지기도 한다. 이런 학생들이 학업에 열중하거나 원만한 교우관계를 이어갈 리 만무다.

청소년의 미래를 좀먹는 도박이야말로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강력 대처해야 마땅하다. 성인 도박자의 50% 이상이 청소년기에 도박을 시작했다고 한다. 청소년 도박이 성인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청소년기의 도박을 막으면 성인 도박도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불법도박 개장부터 발본색원해야 한다. 청소년들의 도박 접근을 원천차단하기위해서다. 정부와 지자체, 교육청의 책임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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