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교육청-충청투데이 공동캠페인-충남형 학교공간혁신 감성 꿈틀사업] 논산 부적초등학교
작은 학교 특성 살려 교육과정 재구성
탐구활동 위한 공간 없어 감성꿈틀 참여
슬기누리터 모둠 탁자·개인 책걸상 구비
목재 절단기 등 모듈 형태 구조물로 설치
빛초롱터 컴퓨터·태블릿·노트북 갖춰
바닥, 아고라 형식 구성… 좌식 토의 가능
도담도담터·어울림터·부적극장도 눈길

▲ 빛초롱터
▲ 도담도담터. 충남교육청 제공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미래 인재 양성이 시대적 과제로 부상하면서 학교도 미래형 교육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이에 맞춰 충남교육청은 ‘감성꿈틀’이라는 이름의 학교공간혁신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학교공간혁신은 미래교육에 대응한 교육 환경을 구축하고, 기존에 분절적으로 이뤄지던 학교 시설 공사를 교실 또는 영역 단위로 통합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또 학생이 직접 학교공간 설계 작업에 참여하는 과정을 통해 민주적 의사소통 및 의사결정 역량을 향상하는 교육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평등교육 실현을 위해 누구에게나 미래 인재로 성장하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도 학교공간혁신이 필요한 이유다. 충청투데이는 충남형 학교공간혁신 사업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부적초등학교는 충남 논산시 부적면에 있는 작은 학교다. 작은 학교의 특성을 살려 학교자율특색과정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프로젝트 중심 교육과정으로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의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이 일체화되는 수업을 고민해 핵심역량 중심의 융합 교육과정을 시작하는 단계인 것이다. 교실 안에서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자료 수집, 산출물 제작 활동, 프로젝트 학습 공유까지 학생이 탐구한 일련의 과정이 모두 이뤄질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데, 부적초의 교실은 이러한 활동에 적합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부적초는 감성꿈틀 공간혁신사업을 신청하게 됐고 지난해 2월 대상학교로 선정됐다. 이후 부적초는 다양한 준비과정을 거치며 자연 친화적이면서 미래 교육을 할 수 있는 감성꿈틀의 공간을 만들었다.

◆ 행복 공간 부적 배움터를 소개합니다. 슬기누리터, 빛초롱터, 어울림터, 도담도담터, 부적극장

첫 번째 공간은 기존의 과학실과 물품 준비실을 지능형 과학실·상상이룸교실로 융합한 ‘슬기누리터’다. 폴딩도어로 복도와 이어지는 이 공간은 건식 실험 공간 및 습식 실험 공간, 지능형 과학실로 구성돼 있고, 협력학습이 가능하도록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의 모둠 탁자와 개인 책걸상이 구비돼 있다. 어디서나 다양한 형태의 수업이 이뤄지도록 설계한 것이다. 과학 탐구, 탐구과제 수행, 개별 탐구, 모둠 탐구 등 다양한 과학 수업 및 상상이룸교육이 가능하도록 재봉틀, 목재 절단기, 만들기 재료 등을 모듈 형태의 구조물로 설치했다. 또 다양한 실습 기자재의 사용이 용이하도록 전기 배선을 천정에 배치해 책상 위에서도 편리하게 전기용품 사용을 할 수 있고, 빔프로젝트를 교실 양쪽에 2개를 설치해 다양한 방향에서 학생의 발표가 가능하도록 했다.

두 번째 공간은 기존 컴퓨터실을 재구성한 ‘빛초롱터’다. 빛초롱터에는 컴퓨터, 노트북, 빔프로젝트, 태블릿 등 다양한 미디어가 구비돼 있고, 학생들이 수업 시간뿐만 아니라 쉬는 시간에도 자유롭게 자기 주도적 탐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개방형으로 운영되고 있다. 바닥은 아고라 형식으로 구성해 좌식 형태의 토의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복도로 연결된 폴딩도어를 통해 외부에서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학습 활동이 공유되며 인공지능 교육, 로봇 교육 등의 방과후 수업 공간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또 슬기누리 터와 빛초롱터 사이에 가변형 방음벽을 둬 벽을 열고, 양쪽 폴딩도어를 개방하면 작은 발표회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넓은 공간이 된다. 소강당으로 쓰일 수 있는 것이다.

세 번째 공간은 강당 앞 공간과 텃밭으로 나가는 통로를 통해 만든 ‘도담도담터’다. 나무 원두막, 나무 미끄럼틀을 설치해 비 오는 날에도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실내 놀이터로 기능한다. 다양한 영어 도서가 구비돼 있는 복도 책장, 영상으로 된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는 전자 칠판, 키오스크 등 학생들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꿈을 꾸는 공간으로도 재탄생했다. 또 학교 텃밭으로 나가는 통로의 계단 아래 공간에 학생들의 건강 관리와 정서 안정을 위한 상담·휴식 공간으로 만들었다. 때로는 혼자만의 공간, 때로는 선생님과의 소통이 이뤄지는 곳이다. 상담실 앞 복도 벽은 레고판으로 구성해 학생들이 남기고 싶은 말이나 단어를 블록으로 붙여봄으로써 좁은 공간이라도 학생들이 원하는 공간을 구현하도록 했다.

네 번째 공간인 ‘어울림터’는 가장 고민이 많았던 공간이다. 부적초는 소규모 학교이지만 도움반 학생들은 한 학급의 정원이 꽉 찰 정도로 많다. 거의 모든 학급에 도움반 학생이 통합수업을 하고 있다. 도움반 학생과 일반 학생의 화합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이에 따라 부적초는 도움반과 1학년 교실을 같지만 다른 모습으로 조성했다. 도움반 교실에 학생이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꾸며 다양한 학생이 드나들며 어울릴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한 것이다. 아침에 학교에 와서 신체 에너지를 깨우고 싶은 학생들은 도움반에 설치돼 있는 감각체험 공간에서 간단한 신체 활동을 통해 수업에 참여할 의지를 다질 수 있다. 창의력을 증진시키고 오감을 자극하고 느끼게 할 다양한 원목 놀이 도구도 비치돼 있다. 1학년 교실 뒤편 공간은 복층 형식으로 제작해 아래 공간은 작은 교실 갤러리, 위는 텐트, 동물 의자 등을 구비해 자연 친화적인 캠핑 공간으로 만들었다. 또 복도에는 벤치와 지붕, 수납형 의자를 설치해 친구들과 함께 어우러지고 심신을 안정시킬 수 있는 쉼과 놀이의 공간으로 마련했다.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 공간은 영화를 통한 교과 및 창의적 체험활동 수업이 가능한 ‘부적극장’이다. 부적극장 안에는 영화, 연극 등을 활용한 수업이 가능하도록 3.5m의 대형 스크린과 음향 장비, 방음벽을 설치해 우리 학교만의 극장의 형태를 갖췄다. 교실 바닥은 전체적으로 계단 형태로 만들어 학생들이 많이 모여 영화나 연극을 감상해도 시야가 가려지지 않도록 했다. 이 공간의 이용 주체는 학생들이므로 부적초 학생회에서 관리하고 있다. 부적극장 앞에 설치된 월별 스케줄표에 각 학급에서 원하는 날짜에 이름을 적고 예약해 사용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이뤄지는 스마트 부적초 학생회의 정기회의를 부적극장에서 진행해 학생들의 마음의 소리를 담아내는 소통의 공간도 되고 있다.

▲ 부적극장
▲ 부적극장

◆ 학생의 꿈과 끼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행복한 부적초

한 학부모는 완성된 학교의 모습을 보며 "이런 학교라면 다시 학생이 돼도 좋겠다. 지금도 아이가 학교 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제 학교에서 집에 오기를 싫어할 것 같다"며 만족을 표했다.

부적초 학생대표는 "우리가 직접 낸 아이디어가 실제 공간이 되니 정말 신기하다. 우리가 만든 우리의 공간이므로 우리가 힘써 아끼고 보살피겠다"고 다짐했다. 사용자 참여 설계에 참여한 교사들은 "학교의 수업 형태와 잘 맞는 공간이 필요했고, 그 공간을 디자인해 만들고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다. 이 공간에서 학생들의 미래교육과정이 만들어지는 미래학교로의 진보가 이뤄질 것이다"고 행복감을 강조했다.

부적초는 조화롭게 성장하는 학생, 사랑으로 배움을 이끄는 교사, 소통하고 동행하는 교육공동체가 감성 꿈틀로 완성한 행복한 배움터에서 성장하고 있다. 미래학교의 모습을 한 감성꿈틀 공간에 학생들의 삶과 연계한 역량 중심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며 학교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교육에 힘쓰는 이곳, 학생의 꿈과 끼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행복한 학교 그곳이 바로 부적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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