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호 한국가스기술공사 에너지사업본부장

지난 2021년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 이후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이 화두가 됐다. 탄소중립은 인간의 생산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남은 온실가스는 제거해 실질적으로 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것으로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 현상을 방지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한국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40% 이상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수소는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수단 중 하나이며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약 6%의 전 세계 온실가스 감출량을 수소를 활용해 달성할 예정이다. 수소는 생산방식과 친환경성 정도에 따라 그 수소의 색깔을 부여 받는다.

‘그레이수소’는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과 고온의 수증기가 촉매 반응, 즉 개질 반응을 통해 생산된 수소이다. 이때 1kg의 수소를 생산하는데 10k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별도 처리 과정 없이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블루수소’는 그레이수소와 비슷한 공정을 거치지만 대기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 후 저장 또는 상업적으로 활용해 (이하 CCUS) 이산화탄소를 90%이상 저감한 수소를 말한다. 그레이수소 보다는 이산화탄소 배출은 현격히 적지만 화석연료를 활용하는 점에 한계가 있다.

‘그린수소’는 태양광 또는 풍력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만든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와 산소만을 생산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린수소 생산 기술인 수전해 장치가 부하변동 대응에 유연하지 못한 기술적 문제와 수전해 설비의 설치 비용 등을 고려하면 생산단가가 높은 문제점이 있다.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수소경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신재생에너지을 이용한 그린수소의 생산이 필요하나 위에서 언급한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 및 생산설비 비용 문제들이 낮아질 때 까지 기다릴 수 없다. 그린수소 사회로 완전히 전환되기 전까지는 블루수소가 그 역할을 대신해야 한다.

블루수소는 상승하고 있는 탄소배출권 비용과 그린수소보다 저렴한 생산단가를 고려하면 향후 10년 이상까지는 확산 될 전망이다. 기존 화석연료로 세계 에너지 시장의 패권 가졌던 미국, 호주, 중동 지역의 국가들도 블루수소와 CCUS 기술에 전폭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상대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여건이 좋지 않아 그린수소 생산에 제약이 있다. 이에 교두보 역할이 하는 블루수소 기술 개발은 국내 에너지 자립과 수소산업의 발전을 가져올 것이 명확하다. 하지만 블루수소 생산 기술이 개발 초기 단계에 있고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대규모로 저장할 저장소의 부재로 인해 어려움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과 ‘제1차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에서 구체적인 수소 공급 방안 및 블루수소의 탄소 포집, 저장 및 활용을 활성화시키는 방안을 마련했다. 또한 탄소배출 등 필요한 규제 수단을 활용하고 탄소 포집 기술 등의 기술 혁신을 장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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