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중학교 신입생 배정 기준 검토’
정부는 다자녀 기준 완화하고 있지만
천안지역 3자녀 이상 가구 '많은 편'
내년도 희망 학교 배정 특혜 줄 경우
상당수 다자녀 가구 차지…39% 예상
일반학생 경쟁 격화·원거리 통학 가능성
도교육청 특별배정 '3자녀' 일원화 움직임
교육지원청 협의…"여러 방안 검토 중"

천안교육지원청 [천안교육지원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천안교육지원청 [천안교육지원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내년도 중학교 신입생 배정 기준을 검토 중인 천안교육지원청이 다자녀 가구 학생에 대한 ‘우선지원 배정’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부에서도 ‘저출산’ 대책 일환으로 다자녀 기준을 ‘2명’으로 낮추려는 상황이지만 지역 내 일부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는 ‘3자녀 이상’인 가구들이 워낙에 많기 때문이다.

21일 천안교육지원청에 따르면 현재 6학년 기준 ‘다자녀 가구(3자녀 이상)’ 학생은 천안불무초(불당동)와 천안아름초(불당동), 천안새샘초(신방동)이 각각 59명, 58명, 40명에 달한다. 전체 6학년 학생수 대비 ‘다자녀 가구 비율’은 천안불무초가 19.16%, 천안새샘초 16.19%, 천안아름초 15.72% 순이다.

문제는 내년도 중학교 신입생 배정 시 이러한 다자녀 가구 학생들에게 ‘희망학교 배정’이라는 특혜를 줄 경우에 발생한다. 선호하는 중학교의 정원 상당수가 다자녀 가구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 불 보듯 뻔해 일반학생들의 피해가 생길 우려가 있어서다.

실제 교육지원청에서 선호학교에 대한 지원 여부를 조사한 결과, 천안불무초(59명)와 천안아름초(58명) 학생들은 비교적 집에서 가까운 천안불무중학교를 택했다. 천안불무중의 2023학년도 정원이 300명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정원의 39%(117명)가 다자녀 가구 학생들에게 우선적으로 돌아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나머지 자리를 두고 같은 학교 배정을 희망하는 일반 학생들끼리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추첨에서 떨어져 원거리로 통학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이에 교육지원청에서는 그동안 특별배정 시 다자녀 기준을 ‘18세 미만의 자녀를 4명 이상 양육하는 사람의 자녀’와 ‘세쌍둥이’로 한정시켜 왔다.

그런데 최근 상급 기관인 도교육청에서도 정부의 기준 변경에 맞춰 특별배정(특수교육대상자, 체육특기자, 다자녀 가구 학생 등) 시 다자녀 기준을 ‘3자녀’로 일원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도교육청 담당부서에서는 지난주 도내 일선 시군 교육지원청 업무담당자들과 이러한 내용의 안건을 두고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회의에서도 천안과 아산지역 담당자들은 ‘시군별 특성이 달라 일률적인 기준 통일은 어렵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갈수록 정부 기조가 다자녀 가구에 혜택을 부여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어 교육지원청이 마냥 ‘3자녀’ 기준을 외면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다자녀 기준을 조정하면 일반 학생들에게도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3자녀 중에서도 형제나 자매가 해당 학교에 재학할 경우 우선지원 배정을 시키는등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내달 중 입학추첨관리위원회 심의를 열어 세부 내용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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