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동 기상청장

▲ 유희동 기상청장
▲ 유희동 기상청장

기후는 일정한 지역에서 수십 년 이상의 오랜 기간에 걸쳐 나타나는 날씨의 평균적인 상태를 나타낸다. 현대사회에서 기후는 화석연료의 사용 증가와 산림벌채, 도시화, 온실가스 등으로 인한 지구온난화, 해수면 상승과 같은 기후변화의 개념으로 대중들 사이에서 널리 각인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 확산과 더불어, 198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설립되는 등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노력과 활동들이 범국가적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고, IPCC는 2023년 제6차 보고서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모두 실행하더라도 2040년 이전에 지구의 표면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전 세계는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 대형 산불, 가뭄, 홍수와 태풍 등 예측하기 어려운 기상이변으로 시름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극한 강수 현상으로 인한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올해 7월 13일부터 15일까지 남북으로 폭이 좁고 동서로 길게 형성된 비구름대가 유입되면서 충남지역에 매우 강한 비가 내렸고, 지역적으로 강수 강도와 강수량이 큰 편차를 보였다. 예산, 아산은 3일간 총 강수량이 200mm 내외였지만, 남쪽에 위치한 공주는 500mm 내외였고, 부여는 7월 14일 강수량이 272.5mm를 기록하면서 일강수량 극값이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집중해서 내린 비로 인해 곳곳이 침수하면서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기상재해로 인한 피해가 증가하면서 위험기상의 정확한 강도와 위치에 대한 요구도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지역적으로 상세한 예측이 가능한 고해상도 수치예보모델의 필요성이 커졌다. 이에 기상청은 2020년부터 독자 개발하여 운영하던 기존의 12km 해상도를 가진 전지구 한국형수치예보모델을 기반으로, 동아시아 지역에 대해 3km 간격의 날씨 예측정보를 생산하기 위한 한국형 지역수치예보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형지역수치예보모델은 전지구 대비 16배 더 촘촘한 격자 간격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국지성 집중호우, 태풍 이상 경로 등의 예측이 가능하다. 한국형 지역수치예보모델은 방재 관련 기관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증가하는 홍수와 가뭄을 위한 고해상도 기상예측자료로 활용되어 국민 안전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이며, 산업계에서는 레저지수, 관광지수 등 국민 체감형 2차 기상정보 산출로 기상산업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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