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 방곡도예촌 서한기 한빛도요 대표
다기세트 등 생활자기 빚어
지역 학생에 재능기부활동
장애인복지관서 수업도 진행

단양 방곡도예촌 서한기 한빛도요 대표
단양 방곡도예촌 서한기 한빛도요 대표

[충청투데이 이상복 기자] 고즈넉한 산자락이 이어져 장엄함으로 펼쳐지는 곳, 단양의 방곡리 마을.

이 곳엔 늘 불가마가 타오른다. 코를 찌르는 유약 냄새에 사람들의 손은 온통 진흙투성이다.

방곡도예촌의 풍경이다.

모든 사람들이 도자기를 빚는 마을, 그 속에서 유독 눈에 띄는 도예공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방곡마을로 들어서는 길에 만난 도예가 서한기(59) 한빛도요 대표다.

지금은 방곡도예촌으로 이름난 충북 단양군 대강면 방곡리에서 태어나 잠시 타향살이를 떠나기도 했지만 못내 향수(鄕愁)에 끌려 고향으로 돌아온 지 23년이 지나간다.

그는 스스로 도공(陶工)의 후예를 자임한다.

그는 "한국의 전통과 예술미, 그리고 범접할 수 없는 기술을 한 데 묶어 빚어낸 것이 도자기"라고 평한다.

그 도자기를 빚어낸 자긍(自矜)은 옛 도공들만이 지닐 수 있는 특권이요, 소명인 연유다.

그 도공의 역사를 잇는 도예계의 큰 빛이 되고자 감히 자신의 도요에 ‘한빛’이란 이름을 걸었다.

조선시대부터 백성들이 일상으로 쓰던 그릇을 만들어내며 도자기의 본향(本鄕)으로 일컬어지는 단양, 자신의 고향이기도 한 이 곳의 흙으로 빚는 도자기는 촉감만으로도 전율을 느낀다고 한다.

그러하기에 물레에 흙을 올려 빚는 도자기를 바라보는 것만큼 그에게 큰 보람과 행복은 없을 터.

도자기는 대장간에서 투닥투닥 만들어내던 낫과는 만드는 과정에서부터 극명한 차이를 나타낸다.

흙을 가라앉혀 앙금을 만든 뒤 물레를 돌려 모양을 만들어내면 1차 소성(초벌)에 들어간다.

이어 유약을 바른 뒤 2차 소성(재벌) 작업 등을 거치는 인내와 정성이 녹아든 자신과의 싸움을 거쳐야만 비로소 하나의 도자기가 태어난다.

포기할 수 없는 끈기와 혼신을 다하는 열정만이 이뤄낼 수 없는 고독한 과정이다.

서 도예가는 1년에 4~5번 정도 불가마를 지핀다고 한다.

한 번 작업을 시작하면 두 달이나 소요되는 긴 시간을 들여 창작 작품을 만든다.

그가 만드는 주요 작품은 다기 세트, 반상기 세트, 항아리, 소품으로는 파스타볼, 머그잔, 와인잔 세트 등이다.

그는 후학 양성과 도자기 저변 확대에도 정성을 쏟는다.

매년 단양 지역에 있는 유·초·중·고등학교에서 도자기 수업을 펼치며 아이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통해 오래도록 기억될 추억과 기쁨을 선물한다.

또 서 도예가는 단양장애인복지관과 단양노인요양병원에서도 도자기 관련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 대표는 "내가 태어난 방곡도예촌에서 도자기의 얼을 계승하기를 소망하기에 자부심을 갖고 도자기를 빚고 있다"며 "도예촌이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관광명소이자 도예의 모태가 될 수 있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다"고 말한다.

단양=이상복 기자 cho222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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