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충남도당 사퇴 촉구

박완주 의원
박완주 의원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보좌관 성추행 의혹을 받던 박완주(57·3선·무소속) 국회의원이 법정에 서게 되면서 10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의 ‘천안을’ 지역구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관련 의혹 제기 후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된 박 의원의 내년 총선 전 복당은 물론 출마도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5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1부는 전날 박 의원을 강제추행치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명예훼손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피해자가 박 의원을 고소한 지 1년 2개월 만이다.

박 의원은 자신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된 후 억울함을 주장하며 법적 절차를 통한 명예 회복을 호소했다. 그러나 향후 진행될 재판과 별개로 박 의원의 내년 선거 출마는 ‘물 건너갔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박 의원 사건이 대법원까지 가게 된다면 최종 결론까진 못해도 1~2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 중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는 있겠지만 천안에서 무소속 출마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2000년 이후 치러진 6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모두 9명의 무소속 후보들이 출마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후보들은 5%의 득표율도 기록하지 못했다.

이에 현역 불출마를 가정한 출마 예상자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검사 출신 이정만 천안을당협위원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그는 충남도당위원장까지 맡으며 대외활동의 폭을 넓혀왔다. 21대 총선에 이은 내년 총선 재도전이 점쳐진다. 신진영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이정만 위원장이 지역구를 맡기 전까지 ‘천안을’을 관리했던 인물이다. 주변에 총선 출마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천안 출신인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출마설도 아직은 지역 정치권에서 회자되는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치열한 당내 경선이 예상된다. 천안을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규희 전 국회의원의 출마가 유력한 상황에서 양승조 전 충남도지사의 등판 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양 전 지사의 경우 주위에 출마의사를 내비치면서도 출마 지역구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박완주 의원이 자신의 뜻을 이어 줄 새로운 인물을 후보로 내세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천안을’에서만 10년 넘게 왕성하게 활동하며 지지기반을 닦아왔던 박 의원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시·도의원을 지낸 젊은 정치인들도 상당하다는 점에서 당내 경선이 뜨거워질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한편, 정의당 충남도당은 5일 보도자료를 내고 성추행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박완주(57·무소속) 국회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정의당 충남도당은 “국민을 위해 일하라고 유권자들이 선택한 국회의원이 자신을 도와주는 사람을 성추행하고 그로 인해 기소가 된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열어가기 위해서는 함께 하는 이들을 존중하고 배려해야 한다”면서 “성추행, 성폭력 사건은 상대를 존중하지 않고 배려하지 않음으로써 나타나는 치욕적인 사건”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을 통해 인권감수성이 바닥에 떨어진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박 의원은 심각하게 자성하고 의원직을 사퇴하기 바란다”며 “그것만이 자신을 지지하고 선택해 준 유권자들에게 보답하는 길임을 명심하라”고 강조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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