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1년 못 채우고 퇴직 신청 잇따라

[충청투데이 송휘헌 기자] 충북 청주시의 일반 공무원이 승진으로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인 청주시 기획행정실장(이하 기획실장)이 임기를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잇따라 명예퇴직을 신청한 뒤 시와 관련된 기관으로 이동하며 스쳐가는 자리라는 자조섞인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7월 정기 인사 시즌을 앞두고 다음 3급 승진자도 연말에 퇴직할 것이라는 관측마저 직원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8일 청주시에 따르면 이열호 기획실장(3급)이 오는 30일자로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이 실장은 지난 1월 1일 발령받아 6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난다. 이 실장은 명퇴 절차, 신원 조회 등을 거쳐 다음달부터 청주시통합산업단지관리공단 전무이사에 부임할 예정이다.

앞서 박철완 전 기획실장은 지난해 1월 26일 부임해 12월 31일자로 명예퇴직을 신청해 임기 1년을 채 채우지 못했다. 박 전 실장은 청주시테크노폴리스자산관리 대표로 옮겼다.

더욱 앞서 조용진 전 기획실장의 임기는 2021년 7월 1일부터 2022년 1월 25일까지로 반년을 가까스로 넘겼다. 조 전 실장은 청주테크노폴리스 본부장으로 부임했다. 청주시 기획실장은 3·4급 겸임이 가능하며 시 공무원이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다.

기획실장은 오래된 경력만큼 실무부터 관리직까지 시의 행정, 안전 등에 정통하다. 또 시의 정책·기획·행정 등 미래비전을 세우고 먹거리를 책임지는 동시에 다양한 대외협력 소통창구의 역할을 한다. 그러나 짧은 기획실장 임기로 기획·행정 사무, 대외협력 업무 등의 연속성과 위상 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시 모 공무원은 "기획실장이라는 높은 직급이 퇴직을 하면 줄줄이 승진을 할 수 있는 요소가 있어 인사의 숨통이 트인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행정 등 각종 업무를 주재하는 자리인데 연속성이 떨어지고 대외적으로 기획실장이 자주 바뀌어 소통의 문제도 발생한다는 목소리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7월 정기인사 3급 승진자는 연말에 퇴직해 어느 산하기관으로 간다는 카더라 통신도 나오고 있다"며 "직원과 대외적인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최소 1년 이상 임기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청주시청사. 충청투데이 DB
▲ 청주시청사. 충청투데이 DB

송휘헌 기자 hhso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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