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알바 학생들 지원 많아
시간 당 6000~8000원 주기도
5~6년전 최저임금 해당 수준
계약 1년 미만일 땐 삭감 불법

수습. 그래픽 김연아 기자. 
수습. 그래픽 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노세연 기자] 지역 젊은이들이 국가가 정한 임금의 최저 수준도 받지 못한 채 근로하는 일이 지역사회에서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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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고용주들이 ‘일 배우는 기간’이라며 터무니없이 적은 보수를 주고 학생들을 고용하기 때문인데, 이런 일이 하도 비일비재 하다 보니 ‘관례’가 된 실정이다.

30일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 따르면 관할지역(대전, 세종, 충남 논산·공주·계룡·금산)에 접수된 연도별 ‘최저임금 미준수 사례 신고건수’는 △2020년 65건 △2021년 32건 △지난해 33건이다.

이는 피해자들의 직접적 신고에 의해 집계된 사례로, 보고되지 않은 위반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드러나지 않은 최저임금 위반사례는 학생들이 많이 지원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실제 지역 청소년·청년들 사이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최저임금이 무의미한 아르바이트’로 통한다. 비정상적 고용이 이뤄지는 편의점에서 일을 시작하면 아르바이트생이 시간 당 받는 급여는 당연하다는 듯 6000~8000원 정도다.

일반적인 고용환경이라면 납득할 수 없는 5~6년 전 최저임금 수준이다. 이처럼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가능하게 만드는 수단은 다름 아닌 ‘수습기간’.

현행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고용인은 최대 3개월의 수습기간을 두고, 해당기간 동안 피고용인에게 최저임금의 90%(8658원)를 지급할 수 있다.

단 이 모든 일은 근로계약기간이 ‘1년 이상’일 때만 가능한 행위다.

하지만 불량 고용주들은 아르바이트생과 3~6개월 동안의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습기간을 둔다.

알바생에게 법으로 정한 하한선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하기 위함이다.

임금을 덜 주는 행위에 대해 어느 정도 구실을 갖추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근로계약기간이 1년 미만이라면 수습기간을 두고 임금을 삭감하는 행위 자체가 불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게다가 시급이 6000~8000원이라면 근로계약기간이 1년 이상이더라도 법적 허용수준(최저임금의 90%) 밖이다.

이 같은 수습기간 악용 행태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지역 청년 노동단체들은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청년노동조합 대전청년유니온 관계자는 "지역 청년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면 유독 ‘편의점 아르바이트’에서 최저시급을 받지 못했다는 사례가 많이 확인된다"며 "노동환경에 처음 진입하는 청소년 내지 청년들을 상대로 이러한 일들이 관행처럼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세연 기자 nobird@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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