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공연
대전문화재단 사업 선정…남명옥 연출
햄릿 어머니 거투루드 이야기 재해석
2차 세계대전 게토 상상할 수 있어
청년연극인들과 인물 창조작업 거쳐
오래된 교회 건물 활용 시공간 연결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대전문화재단 중견예술인지원사업에 선정된 남명옥의 연극 ‘모두 행복해졌으면 좋겠어’가 오는 25~27일 동구 정동소재 ‘공간 구석으로부터’에서 공연한다.

연극 ‘모두 행복해졌으면 좋겠어’는 셰익스피어의 대표연극 ‘햄릿’을 그의 어머니 거투루드를 통해 재해석한 연극이다.

새롭게 재창조된 등장인물들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의 스파이 미하일이 나치독일에 예술로써 저항하는 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들며 거투루드의 대사 ‘모두 행복해졌으면 좋겠어’라는 말 그대로 모두의 행복을 바라는 소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 작품은 대전에서 활동하는 청년연극인들과 함께 행동 분석 과정을 통한 인물 창조 작업을 거쳐 만들었다.

더불어 지역 문화공간인 ‘공간 구석으로부터’와 협업함으로써 오래된 교회 건물을 활용하여 시공간 연결을 시도했다.

고전 ‘햄릿’의 공간적 배경 ‘엘시노어 성(城)’을 ‘공간 구석으로부터’로 환치해 2차 세계대전의 게토를 상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올해 연극데뷔 30주년을 맞이하는 남명옥 배우는 "연극인생 30년을 반추하며 현실과 고전을 연결하는 이번 작품을 통해 행복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은 전쟁의 총성 앞에서 인간관계와 신뢰를 통해 희망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질문한다"며 "비극적 내력이 회복되지 않고 유전된다면 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기에, 안정적이고 믿을 수 있으며,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는 ‘인간관계에 대한 신뢰 회복’이라는 주제를 담았다"고 말했다.

◆연극 ‘모두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공연은(시놉시스)

1944년 5월, 2차 세계 대전 당시 폴란드, 나치에서 지정한 폴란드의 바르샤바 게토(유대인 거주지역) 속 대교회를 게토의 지휘 본부로 삼는다.

전쟁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는 소식이 연일 이어지는 게토. 이런 상황 속 나치당의 준군사조직인 친위대(슈츠슈타펠 _ SS) 본부로부터 지령을 받은 미하일이 바르샤바로 오게 된다.

친위대의 정치 선전부 소속인 미하일은 게토 내 유대인의 결속을 와해하라는 명령과 함께 영국의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대표 작품인‘햄릿’을 헤집어 외설적인 작품으로 각색해, 이를‘햄릿’의 원작으로 둔갑해 영국의 예술적 지위를 훼손하라는 것이다.

친위대 장교인 미하일은 극작가 겸 연출가 출신으로 지령을 수행하기 위해, 수용소 내 세 명의 여성을 배우로 삼는 미하일. 소피아, 그리타, 레오니가 그들이다. 이들 중 미하일과 인연이 있던 레오니. 미하일이 친위대 가입 전 극작가 겸 연출가로 활동할 당시 함께 연극을 했던 배우였다.

하지만 애써 서로를 무시하는 미하일과 레오니. 어색한 기류 속에서 미하일은 ‘햄릿’을 만들기 시작한다. 햄릿을 외설적으로 꾸미기 보다는 다른 메시지를 담아 각색을 하는 미하일. 세 명의 배우는 미하일의 행동에 의구심을 품지만, 포로로서 의구심을 표현할 수 없는 세 명의 배우. 미하일이 새로 써 내리는 ‘햄릿’은 외설적 요소의 부여가 아닌, 햄릿 속 거트루드라는 인물에 대해 예술적 서사를 부여하는 작업으로 진행이 된다.

미하일에게 의구심을 표현하는 레오니. 미하일의 실체는 바르샤바 게토에 조직된 ‘유대인 평의회’의 스파이였으며, 자신이 써내려 가는 대본이 무대에 상연되는 날이 곧 나치에 대한 유대인들의 무력 저항의 시작일임을 밝힌다.

작전명 ‘곤자고의 암살’. 하지만 나치의 홀로코스트가 시행되며, 이에 대한 유대인들의 반발로 계획보다 이르게 무력 시위가 벌어지며 위기를 마주하는 미하일과 세 명의 배우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연출가 남명옥은?

‘모두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연출가 남명옥 <사진>씨는 연극, 무용, 음악, 시각예술, 문학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과 함께 전방위적 다원예술 작품을 창작 발표하고 있다.

지역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예술인 동반 성장을 위해 경계 없는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그는 1993년 연극 ‘언챙이 곡마단’으로 데뷔해 현재 나무시어터 사회적협동조합 소속으로 한국연극협회 대전지부 부지회장을 맡고 있다.

제19회 대전 연극제 최우수 연기상 수상, 제21회 대전 연극제 최우수 연기상 수상, 대한민국 청년연극인상 수상, 대전문화재단 차세대 ARTI_STAR 1기 선정 등 수상실적이 있으며 ‘지상 최고의 만찬’, ‘철수의 난’, ‘뱃놀이 가잔다’, ‘맥베스’, ‘김선생의 특약’, ‘억새풀’, ‘구름다리 48번지’ 외 다수 작품에 출연한바 있으며, ‘정동여인숙’, ‘아일랜드’, 뮤지컬 ‘곰팡이’, ‘삽질’, ‘억지춘향’, ‘다섯 시의 시선’, ‘바보 누나’ 외 다수작품을 연출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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