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우 단양군 지방소득세팀 팀장

고향사랑기부제가 시작된 올해 1월 60대 초반의 서울에 사는 분이 기부하고 싶다고 찾아왔다. 차를 마시며 어떻게 단양에 기부하게 되었는지 물어봤더니 고향은 진주이고 서울에 살지만 단성면 양당리에 세컨하우스가 있어 주말이면 온다고 한다. 단양군에서 보낸 고향사랑기부제 안내문을 보고 처음 알게 되었고 그냥 단양이 너무 좋아서 기부하게 됐다고 한다. 고향사랑기부제 업무를 담당하면서 기부 동기를 물어보면 대부분 안내문과 인터넷을 보고 알게 됐다고 한다.

고향사랑기부제의 성공을 위해서는 우선 고향을 떠나 살고 있는 출향인들의 애향심에 호소해야 할 것이다. 제도의 초반이기에 선뜻 고향이 아닌 곳에 기부하기보다는 고향을 먼저 생각할 것이라 본다. 수몰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떠난 타향살이, 살기가 어려워 떠난 고향, 사연이 다양하겠으나 중장년층 이상 분들은 이제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을 것이기에 마음을 전할 좋은 기회일 것이다. 처음 시행되는 제도라 기부금이 많이 모금되리라 기대하지는 않는다. 다만 제도를 계기로 모금보다 고향이라는 울타리로 출향인들과 지역민들이 통합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또 단양군이 소멸 위험군에 속해 있는 어려운 환경이지만 시루섬 정신을 이어받아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기부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답례품 개발이다. 단양만의 독특한 답례품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농산물 생산량이 적은 단양군으로서는 타지역과 차별화된 상품 개발이 절실하다. 일본도 농·축·수산물 선호도가 81.7%다. 지자체와 생산자, 농협이 삼위일체 되어 일본의 사례를 보면서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일본의 나가사키현 히라도시는 인구 약 3만명에 40여개의 섬이 있는 도시로 대부분 영세농가이며 지리적으로 산악지대다. 그런데 어떻게 고향세 1위를 차지하게 되었을까. 그 비결은 다양하겠으나 소품종 다양화와 스토리텔링을 예로 들 수 있겠다. 답례품 제공을 연간 지속해 단일 상품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개념을 과감히 버리고 계절 한정, 소량 다품목이라는 단점을 지역 브랜드화했다. 대도시의 소매 점포에 히라도 코너판매대를 설치해 제품에 생산 현장 정보와 생산자의 얼굴 연출로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고 행정기관이 확실히 뒷받침해 주어, 민관 협력 체제를 높였다.

세 번째로는 기부자들을 우선 관계인구로 관리한 후 정주인구로 유인하는 것이다. 기부금 적립 후 단양으로 귀농·귀촌 시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다. 포인트를 연결고리로 단양의 매력을 기부자에게 지속해 홍보하면서 신뢰를 쌓아 가는 것이다. 답례품이라는 일회성 교류에 그치지 않고 단양군 소식지나 군정 카카오톡 채널 등 군정 홍보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답례품과 별도로 기부금만큼의 기부포인트를 적립해 기부자가 단양으로 이주했을 경우 적립된 포인트만큼 주택구입이나 신축 시 보조금 지원, 주요 관광지에 고향사랑 길 조성, 구경시장 특별이용권, 관광지 특별이용권, 농기계 구입 등 각종 사업에 우선 지원하는 것이다. 훗날 기부금 모금과 인구증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길 바란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최근 가속화되는 인구 감소로 저하되고 있는 지방의 재정 확충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제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따라서 기부금 모금도 중요하지만, 지자체가 지역 특색에 맞게 기부금을 투명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기부문화가 한층 성숙함은 물론 지방의 새로운 활력이 되리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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