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밸리 메가시티 세미나… 아산만, 충남 북부권·경기 남부권 아울러
위치 등 발전 가능성 크지만 행정구역 달라 잠재력 발현에 제약 있기도
충남연구원·경기연구원 기본계획 수립 연구 나서… 구체적 전략 모색
양 道, 아산만 기존 주력산업 고부가가치화 고심… 연내 비전 선포 목표

▲ 13일 충남 아산 모나무르에서 ‘베이밸리 기본계획 수립 연구 착수보고회‘가 개최됐다. 사진=김중곤 기자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13일 충남 아산 모나무르에서 열린 ‘베이밸리 메가시티 세미나’에 참석한 민·관·산·학·연 대표들은 아산만권이 도계지역이라는 제약에서 벗어나 국가 경제 및 산업의 거점지대로 발돋움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이날 홍원표 충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베이밸리 기본계획 수립 연구 착수보고’를 발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베이밸리 메가시티는 충남 북부권과 경기 남부권을 아우르는 아산만 일대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수소 경제 등 국가 4차 산업을 선도하는 경제 거점을 조성하는 계획이다.

◆아산만권 개발 해답은 협력에 있다

홍 연구원에 따르면 아산만권은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기회의 땅이다.

충남 천안·아산·당진·서산과 경기 평택·화성·오산·안성을 아우르는 아산만은 인구 약 320만명이 모여 있을 정도로 권역 자체가 크다.

출생률 급감 속 곳곳이 지역 소멸을 걱정하는 가운데, 아산만권은 오히려 전국 대비 인구 비율이 2021년 5%에서 2022년 6.3%로 상승하며 몸집을 키웠다.

아산만에 사람이 모이는 현상은 당연하다. 국토의 가운데 위치해 있고 교통이 발달했으며, 무엇보다 역내 기업 23만개와 대학 34곳이 밀집해 있는 등 인력과 일자리라는 경제의 구성 요건을 풍부하게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증하듯 아산만권의 지역내총생산(GRDP)는 2019년 204조 3200억원으로 전국의 10.6%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수출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등을 주력 산업으로 하며 GRDP보다 2배 큰 21.7%나 책임지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강점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아산만권은 충남도와 경기도라는 서로 다른 행정구역으로 갈라져 있어 성장 잠재력을 발현하는 데 제약이 불가피했다.

홍 연구원은 "아산만권은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성패를 결정지을 곳이지만, 그동안 행정력이 충분히 미치지 못하는 도계지역이라는 특성으로 잠재력을 충분히 발양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지난해 9월 양 도의 상생 협약으로 행정 경계의 한계를 극복하기로 한 아산만권이 이제는 지역을 넘어 국가의 미래를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산만에 던져진 과제, 지역을 넘어 국가를 이끌다

아산만권이 국가 경제와 산업을 선도한다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이를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전략과 계획이 필요하다.

충남연구원과 경기연구원이 베이밸리 기본계획 수립 연구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향후 ‘베이밸리 특별법(가칭)’ 제정 등 정부에 아산만권에 대한 정책적 배려를 요청할 때도 논리가 있어야 국가적 의의와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세미나에서 제시된 아산만권의 발전 전략은 기존 주력산업의 고부가가치화다.

수출 주도형 산업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동시에 기술 고도화와 친환경을 더해야 급격한 산업 변화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지속가능한 산업 전환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아산만권의 주력 산업은 소프트웨어보다는 하드웨어 중심이다. 역내 생산직 비중이 27.2%로 전국(19.6%)보다 높다는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하드웨어 중심의 산업은 모방이 용이해 해외에서 저임금을 무기로 한 개발신생국에 밀릴 위험이 크다.

또 충남과 경기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각각 전국 1위, 3위다.

아산만의 ‘굴뚝 공장’이 친환경 시대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인데, 관점을 전환하면 이곳이 국가 탄소중립 이행의 전초기지인 셈이기도 하다.

이에 앞으로 아산만권의 석유화학, 철강, 반도체, 디스플레이, 완성차 산업은 △첨단 신소재 △스마트 센서 △시스템 반도체 △차세대 디스플레이 △미래차 등 신성장 산업으로 전환이 요구된다.

남지현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화학, 제1금속, 전기, 기계·장비 등 타 산업과의 전·후방 연관 효과가 큰 산업 중심으로 산업벨트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흠·김동연 지사 "연내 베이밸리 비전 선포하겠다"

베이밸리 건설을 주도하는 김태흠 충남지사와 김동연 경기지사는 이번 연구협약으로 선언 수준에 있는 아산만권 개발을 더욱 구체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김태흠 지사는 "세미나는 베이밸리의 길을 내고 이정표를 세우는 자리다"며 "올해 12월 베이밸리의 비전을 선포하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경제산업지도를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지사는 "양 도의 혁신벨트 안에서 미래먹거리 육성에 힘을 모으겠다"며 "강점이 있는 반도체 산업의 협력에서 기대가 크고, 바이오헬스와 혁신의료 산업에서도 시너지 낼 부분이 많다"고 화답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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