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점검] 고소피아 음성외국인도움센터장 인터뷰
외국인들 빨리 정착하려면 소통·문화 이해하는 게 중요
음성외국인센터 조직원들 한국어 강사 돼 문화 가르쳐
언어소통되자 상담 요청… 주거환경 개선 성과로 이어져

[충청투데이 김진로 기자] "외국인 근로자들과 12~13년 동안 거리 청소를 꾸준히 실시해 왔어요."

음성군 외국인근로자들의 안정적 정착을 돕고 있는 ‘고소피아’ 음성외국인도움센터장<사진>이 외국인근로자들과 거리 청소에 나선 이유는 이들이 쓰레기나 담배꽁초를 아무데나 버린다는 사회적 편견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고 센터장은 "(거리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은) 내국인들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들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린다는 편견을 갖고 있는 내국인들의 잘못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외국인들과 제일 먼저 실시한 게 거리 청소였다"고 말했다.

이어 "거리 청소를 한지 7~8년이 지나자 주변 상인들이 조금씩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면서 "그제서야 주변 상인들이 문을 열고 살갑게 인사를 건네는 등 외국인근로자들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고 했다.

고 센터장은 거리 청소에 이어 외국인들로 구성된 자원봉사 동아리도 꾸렸다. 이들 외국인 자원봉사 동아리는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의 손과 발이 되었다. 독거노인 가정에서는 두 팔을 걷어 부치고 청소를 도왔다. 그 동아리가 현재의 치안지킴이단이 되었고 특히 장애인들의 축제장에서는 외국인 특유의 코믹하고 신나는 댄스를 선보이면서 친밀감을 쌓았다.

이들이 지역사회 일원으로 다가서자 외국인들은 무섭다는 인식도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고 센터장은 "예전에 편의점 앞에서 외국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서 맥주를 마시면 쟤네들 왜 몰려다녀 하면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봤다"면서 "하지만 서서히 이들도 우리하고 똑같은 사람이구나하는 인식이 조금씩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토요일 오후에 파란색 조끼에 파란 모자를 쓰고 자국민들을 대상으로 한국에서 지켜야 할 규범을 안내하고, 방범활동을 벌인 것이 효과가 있어 지역 체감 안전도가 안정화 되어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 센터장은 외국인들의 빠른 정착을 위해선 언어 소통과 문화를 이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음성외국인도움센터 모든 조직원들이 한국어 강사로 나서고 있는 이유다. 고 센터장은 "직원들이 한국어 강사로 나서서 이들에게 더 체계적인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기 시작 했다"면서 "이들이 한국어를 배우면서 한국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우리문화를 이해하기 시작했고 많은 것이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언어소통이 가능해지자 센터를 방문해 임금 문제와 폭언 등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상담하기 시작했다. 또 열악한 기숙사도 문제 삼았다. 이런 문제 제기는 음성지역에서 생활하는 외국인들의 주거환경 개선으로 이어지는 성과로 이어졌다.

고 센터장은 "외국인근로자 등이 한국에 뿌리를 내리고 빠른 정착을 돕기 위한 시스템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에 왔을 때는 코리안 드림을 갖고 왔다"면서 "그들이 한국에서 뿌리를 내리고 한국이라는 곳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발하고 맞춤형서비스를 만들어 나가야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코리안 드림을 성취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 힘을 주고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봐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고 센터장은 "그들도 우리하고 똑같은 순수한 마음과 열정이 있다"면서 "그들을 보는 시선이 따뜻한 시선으로 봐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문턱에 있지만 여전히 일부 외국인들에게 거친 목소리나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그들도 똑같은 인간들이다. 너는 외국인 나는 내국인 이란 선입견을 떠나서 우리 스스로 외국인들도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란 인식을 바꿔나가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김진로 기자 kjr6040@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