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인터뷰] 주영길 대전외국인학교재단(TCISF) 이사장
긴 역사가 있는 ‘토박이’외국인 학교
좋은 교육을 넘어 특별한 경험 제공
지역과 소통 있어야 학교·지역 발전
사랑하고 섬기며 베푸는 기독교 정신
2012년 학교 이전 당시 재정난 심각
종교적 소명의식 갖고 재정 지원 힘써
IB 커리큘럼·STEAM 과학 영재 교육
국제 교류 위한 양해각서 적극 체결
최고 수준 공학기술·예술 교실 완비
이사들, 각 분야서 훌륭한 능력 갖춰
외국인학교, 자격·정원 비율 규제 심해
내국인 학생 올 수 있도록 기회 열리길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주영길 대전외국인학교재단 이사장은 취임 이후 전국 외국인 학교 중 처음으로 대전시교육청과 MOU를 체결하고, 지자체와 교육청, 지역 대학, 연구소 등과의 협력을 통해 지역의 국제화·교육발전에 기여해 왔다. 지역 교육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에는 평생교육·교육독지가 부문 ‘한밭교육대상’을 수상했다. 주 이사장은 지역과의 소통이 있어야 학교, 지역 발전이 함께 이뤄질 수 있다는 교육 철학을 가지고 있다. 대전외국인학교가 대한민국 최고의 국제학교로 거듭날 수 있도록 사랑하고 섬기며 베푸는 기독교 정신으로 말미암아 법인에서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각오다. 충청투데이가 주 이사장의 교육 비전과 신년 계획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기업 경영자이자 학교 이사장으로서의 교육 비전이 궁금하다.

"교육은 국가의 미래를 결정한다. 교육은 국가의 발전, 부흥과 직결된다. 교육은 지금의 현실과는 맞닿아 있지는 않지만 30년, 50년, 100년 후의 대한민국의 미래와는 직접적으로 닿아있다. 지금 뿌리는 씨앗이 미래의 큰 숲이 되는 것이라 믿고 있다. 그런 점에서 교육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고, 특히 대전외국인학교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해 학교 운영에 참여했다. 특히 우리 학교의 목표는 외국인 학생과 국내에서 일정 자격을 갖춘 학생들, 기독교 선교사나 지도자의 자녀들에게 높은 수준의 초등과 중·고등 국제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좋은 교육을 넘어 특별한 교육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은 한국과 미국 등 전 세계의 유수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교사와 기숙사 사감, 교직원 모두 열정과 겸손으로 기독교 원리를 바탕으로 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캠퍼스 신축과 학교 운영을 위해 많은 재정을 지원해 왔는데.

"대전외국인학교는 단순한 외국인 교육기관이 아니라 우리나라 외국인 학교 중에서도 긴 역사와 빛나는 전통을 자랑하는 ‘토박이’ 외국인 학교다. 대전외국인학교의 역사성은 일반 학교와 사뭇 다르다. 우리 학교는 한국전쟁과 관련해 특별한 역사성을 갖고 있다. 대전외국인학교와 이어지는 평양외국인학교(1940년 폐교) 학생 중에는 세계적인 복음 전도자인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부인 루스 벨 그레이엄 여사가 있었다. 그레이엄 여사의 자매인 버지니아 벨도 평양외국인학교를 다녔고, 결혼 이후 부부는 대전외국인학교의 설립에 크게 공헌했다. 그레이엄 가족과 한국의 인연은 한국전쟁 때 한국이 위기에서 벗어나는 하나의 중요한 배경이 됐다. 우리 학교가 대전 오정동에서 현재의 대전 용산동으로 이전한 2012년 당시 학교재정난은 매우 심각했다. 재정위기를 풀지 못하면 학교 운영이 어렵고, 학생들의 졸업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학교의 재정난 소식을 접하고 못 들은 채 할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기독교인으로서 학교 재정난 해소에 나서야 한다는 종교적 소명의식이 싹튼 것도 학교 재정을 지원하게 된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대전외국인학교는 글로벌 교육을 특히 강조하고 실행해 왔다. 글로벌 교육을 위한 활동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우리 학교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학생들을 글로벌 리더로 키우는 것이다. 글로벌 교육 역량 강화에 기여하기 위해 IB(국제 바칼로레아) 커리큘럼과 STEAM을 통한 과학 영재 교육을 실행하고 있다. 미래는 과학 기술과 글로벌한 커뮤니케이션, 리더십을 가진 인재를 원하고 있다. 대전외국인학교재단은 과학 기술 교육을 통한 글로벌 인재를 키우는데 주력하고 있고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그동안 많은 학생들이 해외 및 국내 유수한 최고 대학교에 진학했으며 사회에 진출해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우리 학교는 매년 우수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함으로써 글로벌 인재로 양성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대전외국인학교는 국가와 지역 발전을 위한 기여에도 힘쓰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대전은 ‘과학기술 도시’다. 대덕연구개발특구(대덕특구)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로 대변되는 대전은 국제도시로 성장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곳이다. 그렇게 때문에 우리 학교가 할 일이 많고, 역할도 중요하다고 본다. 대전외국인학교는 정부기관과의 양해각서 체결을 통한 교육 국제교류·협력 및 지역 국제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전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총회 양해각서 체결(2022년 5월), 세계과학도시연합(WTA) 앙해각서 체결(2019년 10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양해각서 체결(2016년), 대전시-빈증성 양해각서의 국제교육협력 지원 사항(2015년 11월), 기초과학연구원(IBS) 양해각서 체결 2013년 4월) 등이 있다. 이달 중에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와 양해각서를 체결 예정이다. KAIST, 솔브릿지국제경영대학, 침례신학대학교, 용남중학교, 한국교원대학교 등 지역 대학 및 학교 등과의 양해각서 체결을 통한 교육 협조에도 기여하고 있다. 국제협력 네트워크 구축으로는 라오스 샤론국제학교 양해각서 체결(2019년 11월), 주한 명예영사단 양해각서 체결(2018년 9월), 베트남 동부국제대학(EIU) 양해각서 체결(2015년 7월), 국제청소년교류연맹 양해각서 체결(2015년 5월)등이 있다."

-대전외국인학교의 자랑거리를 소개해달라.

"대전외국인학교는 세계 수준의 교육 시설을 갖춘 학교로 지어져 2012년 현재의 학교로 이전했다. 기숙사 프로그램은 1959년부터 운영해온 만큼 역사와 전통이 깊다. 2003년에는 취득이 어려운 국제기독교학교협회(ACSI) 인가를 받기도 했다. 국내·외에서 몰려오는 학생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책임감과 자립심을 키우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생활하는 경험을 통해 전인교육을 실현하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우리 학교는 최첨단 무대 설비를 갖춘 예술문화공연장과 축구장-테니스코트-실내 체육관 등 체육시설, 각종 과학실험장비가 완비된 과학실, 그리고 공학기술교실과 예술교과목 교실 등 최고 수준의 시설을 갖췄다. 하지만 대전에 유입되는 외국인 과학기술자가 줄어들면서 외국인 자녀가 감소하고, 외국인학교의 입학 자격과 내국인 입학 비율에 대한 규제가 너무 심해 입학생이 충분치 않으면서 학교 운영에 어려움이 뒤따랐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 학교 이사회가 구성되고 재정난을 해소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학교의 미래 발전 구상 등을 통해 책임감 있고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새롭게 구성된 이사회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훌륭한 능력을 갖춘 전문가들이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각 이사들이 각자 역량을 발휘하고 봉사 헌신함으로써 획기적인 학교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이모이 총교장을 포함한 학교의 모든 직원들도 한마음 한뜻으로 최상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 모든 것들이 같이 뭉쳐서 더 발전된 학교가 될 것이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학교 발전을 위해 필요한 변화가 있다면.

"좋은 교육은 모든 학생들에게 같은 기회를 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많은 내국인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이 입학 여부를 문의해 오지만 안된다고 얘기할 때가 제일 힘들다고 직원들이 얘기했다. 외국인학교의 입학 자격과 내국인 입학 비율에 대한 규제가 너무 심한 것은 큰 문제다. 현행 대전외국인학교의 입학 자격은 외국인의 자녀나 3년 이상 해외에서 거주한 내국인이다. 또 대전외국인학교의 내국인 입학 비율은 학생 정원의 30%에 불과하다. 국내 외국교육기관이나 국제학교, 국제고 등에 대해 규제가 아예 없거나 미미한 것과 대비된다. 내국인 학생들도 많이 올 수 있도록 문이 활짝 열리게 되기를 바란다. 더 적은 비용으로 더 좋은 교육을 많은 학생들이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오직 하나 바람이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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