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자금 수요 조사 결과 36.6% ‘곤란하다’… 지난해 比 12.6%p 상승
고금리에 대출 이자부담 가중되고 신규대출 한도제한 겹쳐 자금난 심화

제조업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제조업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자금난이 악회되며, 소위 ‘명절 떡 값’을 지급할 여력도 사라지고 있다.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로 인한 경영상황 악화, 소비심리 침체 등의 여파가 계속되고 있는 탓이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국내 중소기업 800곳을 대상으로 ‘설 자금 수요’를 조사한 결과, 자금사정이 ‘곤란하다’는 응답은 36.6%로 집계됐다.

지난해 설 조사결과(26.0%)와 비교해 12.6%p나 상승한 수치다.

자금사정이 곤란한 원인은 판매·매출부진(70.3%), 원·부자재 가격 상승(66.9%), 인건비 상승(34.5%), 납품대금 단가 동결·인하(7.2%)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로 인한 대외적인 어려움과 위축된 소비심리 등 경기 침체 여파에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충남의 한 제조업체 대표 A 씨는 “코로나19가 완화된 이후 오히려 금리, 물가 탓에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고생하는 근로자들을 위해 명절마다 떡값은 챙겨줬는데 이번 설에는 도저히 여력이 안돼 직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거듭 인상되고 있는 점도 기업들의 이자부담을 가중시키면서 자금난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게 기업들의 주장이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자금조달의 어려움으로 고금리(66.9%)가 지난해(33.5%)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코로나 이후 경영난이 계속되면서 기업들의 대출이 급증해 있는 상황에서 ‘고금리’로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면서 기존 채무상환 부담, 신규대출 한도 제한 등으로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지역 경제계는 이처럼 지역 중소기업들이 자금난에 내몰려 대규모 부실채권 발생, 도산으로 내몰리기 전에 정부의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충묵 중소기업중앙회 천안공제센터 부장은 “최근 충청권에서도 3고 상황에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많아지고 있다.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커질 수록 지역 경제, 국가 경제도 흔들릴 수 밖에 없다”며 “자금난을 겪는 영세 중소기업을 위해  기준금리 인상분 정도의 이차(이자)지원 확대와 금융기관 대출 심사시 유연한 신용도 평가, 공공기관·지자체 등에서 수주하는 공사대금 조기집행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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